brunch

폐사지에서 만난 국보 2점

양양 진전사지 3층 석탑,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by 포데로샤

속초에서 1박 2일 회의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국보순례를 했다. 국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치 있고 아름다운 걸작품. 요즘 나는 이렇게 국보를 찾아가 보는 일을 즐긴다. 이번에 본 작품은 공교롭게도 강원도 폐사지에 자리한 국가유산 두 점이다. 양양 진전사지 3층 석탑과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다.


1. 양양 진전사지 3층 석탑(국보)



양양 진전사지 삼층석탑은 진전사 옛터에 있는 3층 석탑이다. 진전사는 8세기 후반 도의국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하는데, 터 주변에서 '진전(陳田)이라 새겨진 기와조각이 발견되어 절 이름이 밝혀졌다고 한다. 2단의 기단 위에 3층 탑신을 올려놓은 모습. 아래층 기단에는 천인(天人)이 사방으로 둘 씩 여덟, 위층 기단에는 무기를 든 8부 신중(八部神衆)이 있다. 1층 몸돌에는 불상 조각들이 있다.


옛 절터에는 오로지 석탑만 남았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아무도 없었다. 국보를 알리는 입간판이 있었고, 석탑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뭔가 영험하게 느껴졌다. 석탑의 사면을 다 봐야 한 번의 관람. 돌면서 면마다 새겨진 조각을 유심히 봤다. 정교하다. 세월의 흔적으로 깨어져 나간 부분도 보였다. 한 번으로는 아쉬워 또 한 번 돌았다. 멀리 바다가 보였다.


다시 차를 몰아 현 진전사로 갔다. 진전사는 산 언덕에 있었다. 2005년 6월에 복원됐다고 했다. 양양 진전사지 도의선사탑(보물)은 주차장에서 멀지 않았다. 법당에 들리지 않고 탑만 짧게 보고 다시 원주로 이동했다.




2.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


고려시대 승려 지광국사 해린(984~1070)을 기리기 위한 승탑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오사카로 몰래 빼돌려졌다가 반환되었고, 경복궁 경내에 있다가 보존처리를 위해 국립문화유산연구원으로 옮겨졌다. 복원 작업을 거쳐 2023년 12월 원주 법천사지 유적전시관으로 탑 부재가 옮겨졌고, 2024년 11월에 탑 부재와 조립이 모두 완료되어 일반에 공개되었다고 한다.



바둑돌은 네 귀퉁이마다 용의 발톱 같은 조각을 두어 땅에 밀착된 듯한 안정감이 느껴지며, 7단이나 되는 기단의 맨 윗돌은 장막을 드리운 것처럼 돌을 깎아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탑신에는 앞뒤로 문짝을 본떠 새겼는데, 사리를 모시는 곳임을 표시하기 위함이다. 지붕돌은 네 모서리가 추켜올려져 있으며, 밑면에는 불상과 보살, 봉황 등을 조각해 놓았다. (국가유산청 설명)



말이 필요 없다. 직접 눈으로 봐야 한다. 감탄이 나왔다. 웅장함과 정교함, 화려함을 느낄 수 있었다. 탑을 중심으로 여러 번 돌면서 조각을 하나하나 봤다. 이럴 땐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했으면 좋겠다. 멀리 산 위에 지광국사탑비(국보)가 육안으로 보였지만 오늘은 가지 않기로 했다. 발뒤꿈치 통증이 생겨 더 걸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음에는 아내와 아이와 날 좋을 때 와서 같이 걸으며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