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 <드라큘라가 무서워하는 회사에 다닙니다>에는 '사장님의 헌혈사랑'이라는 글이 수록되어 있다. 짧은 글이라 여기에 통째로 옮겨 본다.
분기에 한 번 정도 헌혈을 하는 물류회사가 있다. 나이 많은 회장님이 젊은 시절부터 RCY와 봉사 활동을 열심히 하셨고 지역 사회에도 기부를 많이 하신 것은 익히 알았다. 그런데 화물 회사 규모에 비해 항상 헌혈자가 많아서 왜 그런지 이유가 궁금했다. 얼마 전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회장님이 헌혈한 직원에게 고생했다며 고기 사 먹고 영양 보충 하라며 5만 원씩 격려금을 주신다는 거다. 이만한 동기부여가 없다. 헌혈자를 우대하는 회사 복지로는 국내 기업 중 최고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이런 기업에 표창을 드리는 것. 감사하는 마음으로 표창을 전해 드렸다.
지난 화요일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신 물류회사 회장님께서 본사 중앙위원 임기가 이제 끝난다며 지사 사무실을 인사 차 잠시 방문하셨다. 현 기관에 근무하는 동안 사무실 방문은 처음이시라 살짝 긴장하며 회장님을 방으로 모셨다. 회장님은 내어드린 차를 드시며 본인이 1968년부터 RCY, 응급처치강사로 적십자에서 활동했다는 얘기를 처장님과 내게 들려주셨다. 그렇게 얘기를 듣다가 중간에 말이 끊어지는 틈에 책 얘기를 꺼냈다. "회장님 제가 이번에 책을 냈는데요. 미리 허락받지 못하고 회장님 이야기를 하나 담았습니다."라고 해당 내용을 설명드리고 봉투에 담은 책을 선물로 건넸다.
회장님은 "아마 나 같이 하는 사람은 없을 걸?"이라고 말하시며 빙그레 웃으시고는, 본인이 과거에 새마을문고중앙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고 하시면서, 내게 책값을 주겠노라 그 자리에서 지갑을 열어 지폐를 넉넉하게 건네셨다. 나는 여러 번 괜찮다고 양손 들어 사양했지만, 회장님의 마음 표현을 거절할 수 없어 결국 받게 되었다. 정말 생각지도 않았는데 책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시는 어른을 만나서 책값을 받고 귀한 시간 좋은 얘기도 들었다. 어쩌면 이런 자리가 특별한 의미를 주는 것도 다 책이 연결해 주는 영향 덕분이다. 회장님이 주신 돈은 책 이야기를 주변에 알리는데 또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