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 권학문
(원문)<眞宗皇帝勸學>
富家不用買良田
書中自有千鍾粟
安居不用架高堂
書中自有黃金屋
出門莫恨無人隨
書中車馬多如簇
娶妻莫恨無良媒
書中有女顔如玉
男兒欲遂平生志
六經勤向窓前讀
(독음)
부가불용매량전
서중자유천종속
안거불용가고당
서중자유황금옥
출문막한무인수
서중차마다여족
취처막한무량매
서중유녀간여옥
남아욕수평생지
륙경근향창전독
(해석)
부유한 집안이라면 좋은 밭을 살 필요 없네,
책 속에는 천 섬의 곡식이 저절로 흘러나오리.
안락한 생활을 꿈꾼다면 높은 대청을 세울 필요 없고,
책 속에는 황금으로 빛나는 집이 기다리고 있네.
밖으로 나설 때 혼자라 서운해 말라,
책 속의 수레와 말은 끝없이 줄지어 있네.
아내를 맞이할 때 중매가 없어 아쉬워 말라,
책 속에는 마음과 얼굴이 옥같은 이가 있네.
남자라면 평생의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창가에 앉아 고전을 끊임없이 읽어라.
(현대적 해설)배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세속적 성공을 구체적이고 매력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학습 동기를 부여한다. 현대 사회에서 ‘지식 자본’이 곧 경제적 부와 사회적 지위로 연결되는 현상을 예견한 듯, 책 속에 부, 안락한 주거, 명예, 그리고 이상적인 배우자가 모두 들어있다고 말한다. 이는 교육이 개인의 삶을 극적으로 향상시키는 가장 확실한 투자라는 실용주의적 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 글은 배움의 목적을 전적으로 외적 보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적으로 성찰할 지점을 남긴다. 지식 탐구의 본질적 즐거움, 인격의 성숙, 지혜의 함양과 같은 내면적 가치보다는 물질적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학문을 강조한다. 이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학벌이나 자격증을 오직 좋은 직업과 높은 소득을 얻기 위한 도구로만 여기는 세태와 맞닿아 있으며, 진정한 배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또한 이 작품은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근본적인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략적 인사이트를 준다. 부와 명예 등 원하는 것을 각각 따로 좇을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책(書)’, 즉 근본적인 지식과 원리(六經)를 파고들라고 조언한다. 이는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현상에 매몰되지 않고 핵심 원리를 파악하고 역량을 기르는 것이 결국 모든 것을 얻는 가장 효율적인 길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글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을 자극하여 배움의 길로 이끄는 탁월한 설득의 기술을 보여준다. 비록 그 동기가 세속적일지라도, 일단 학문의 길에 들어서 부지런히 정진한다면 결국 개인의 삶을 바꾸고 원대한 뜻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이상적인 명분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 현실 속 사람들에게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가장 현실적이고 제시하는 방법이다.
(작품소개)
과거 급제가 인생의 최상의 길"이라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다. 이 작품은 송말원초(宋末元初, 13세기 말~14세기 초)에 여러 사람에 의해 공동으로 창작되어 진종황제에게 위탁(偽託)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당시 다수 인물이 진종황제에게 위탁하여 창작한 작품"으로 분류되며, 과거 제도를 통해 출세하려는 남성들에게 학문의 중요성을 권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