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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터졌다 Jan 08. 2024

해리. 이제 그만 날 떠나줘.

미안해. 다른 사람이 생겼어.

사춘기가 되도록 해리포터에 전혀 관심 없어하던 아이가 이제는 해리포터 덕후가 됐다. 3월까지 민음사 전집 독파가 목표였던 아이는 왜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아야겠단다.

이해할 수 없다더니 이제는 해리포터의 모든 것을 계속 떠들어대고 서울 등으로 굿즈를 사러 간다.

일본의 어느 매장이야기를 하며 도쿄 길 찾기 조사 중이다.


방 여기저기 내 손으로 사준 해리포터 포스터가 걸려있다. 웃는 해리, 화난 해리, 노려보는 해리, 슬픈 해리...

해리해리해리해리,,,,

나도 셜록 홈즈를 그렇게나 좋아했던 시절이 있으니 그건 그런가 보다 싶은데 솔직히 해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건 이제 더는 못하겠다. 아니 흰머리 휘날리며 해리포터의 마법주문을 외워달라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아이야...


-왜? 해리포터가 싫어?

-아니. 그건 아닌데.

-엄마는 해리포터의 성장기가 대단한 것 같지 않아?

-대단하지. 아유. 대단하지. 해리포터가 인물은 인물이지. 그럼... 잡스가 대수여? 해리가 난 놈은 난 놈이지.

-근데 해리포터 얘기하면 표정이 왜 그래? 난 해리포터가 부러워.

-엄마도 해리포터의 관절이 부러워. 아니 디멘터가 더 부러워. 관절통증 노노노노노....

-엄마. 진지하게 들어봐. 해리포터는.........


 

어제 새벽 1시까지 커피를 마시며 도대체 내가 왜  이 힘든 판국에 해리포터와 론의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들어줘야 하나 싶어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고심해 봤다.


-사실 해리포터의 미래는 볼드모트지, 재능의 끝판왕이 세상과 타협하여 자신의 어두운 이면을 스스로 거세해 버린 결말이 좋아?  이런 질문을 던져볼까? 연구해 보라고? 아니지. 그 시간에 차리리 심화수학을...

고심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고객님이 주문하신  -반지의 제왕 시리즈- 금일 배송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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