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주변 해변과 섬 나들이
[트래블바이크뉴스=이혜진 기자] 매립돼 이어진 영종도·용유도는 거의 섬 전체가 공항시설과 배후 지원시설이다. 활주로와 터미널 등 국제공항과 도로망, 새도시 아파트촌이 대부분 지역을 차지한다. 섬 어디에 있든지 바퀴 내리고 접으며 착륙하고 이륙하는 비행기들이 보인다. 하지만 비행기가 다가 아니다.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취재 길에 주변 볼거리들과 이동 방법을 알아봤다.
인천국제공항 주변 해안에는 기존 주민들이 사는 포구와 옛 정취를 간직한 해변들이 남아 있다. 을왕리해변·왕산해변·선녀바위해변·삼목포구 등이다. 무의도·실미도·소무의도, 신도·시도·모도 등 잠깐 배를 타면 건너갈 수 있는 주변 섬들도 여전하다. 공항의 제1, 제2여객터미널에 주변 곳곳으로 이어지는, 편리하고 저렴하고 다양한 대중교통편이 있어 이용할 만하다.
공항에서 가장 편하게 가까운 해변으로 다가가는 방법은 시내버스나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이동 방법이 자기부상열차다. 제1여객터미널에서, 무의도로 가는 길목인 거잠포 인근 용유역까지 시속 80㎞ 속도로 6.1㎞를 오간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국내 최초의 자기부상열차다. 2014년부터 운행 중이다. 전자석 자기력을 이용해 레일 위 8㎜ 정도 떠서 달리는, 저소음·저진동·무분진의 첨단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탑승장은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 1층에 있다. 탈 때 표 끊을 필요가 없다. 무료니까. 안내원도 기관사도 없다. 무인 자동 운행 열차니까. 15분 간격으로 들어오는 노란색의 깜찍한 2량의 열차(승차인원 186명)에 몸을 싣기만 하면 된다. 장기주차장역·합동청사역·국제업무단지역·워터파크역을 거쳐 용유역으로 가는데, 용유역까지 12분 걸린다. 제1터미널 첫차 아침 7시30분, 왕복 막차는 저녁 7시45분, 편도 막차는 저녁 8시15분이다.
차내 좌석은 1인용과 긴 공용좌석이 섞여 있다. 파라다이스시티역을 지나면서 왼쪽 차창으로 갯벌과 바다가 펼쳐진다. 승객들은 내국인이 대부분. 역을 빠져 나와 15분여를 더 달리자 용유역과 횟집들이 나타났다. 이곳에서 무의도를 오가는 배가 서는 잠진도 선착장까지는 약 1㎞ 거리다.
역에서 내려 선녀바위해변에 갔다. 해안가 작은 절벽에 치마폭을 두른 여인의 형상을 한 선녀바위가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떨어지는 햇빛을 받는 모습이 말 그대로 장관이다.
선녀바위 해변은 아직 인적이 뜸한 해변이므로 그동안 애정 표현에 목말랐던 연인이라면 떨어지는 석양을 배경으로 다소 과감한 ‘애정행각 실루엣 사진’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운서역이 기다리고 있다. 운서역 바로 뒤편에 있는 백운산은 해발 256m 정도 되는 야트막한 산이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그 정도 산이야 집 앞에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말은 정상에 오르는 순간 사라진다. 날씨가 좋은 날 백운산 정상에 올라서면 인천공항과 실미도, 무의도 등 인근 섬들뿐만 아니라 강화도 마니산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섬 한가운데 들어선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지난달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2030세대 해수욕장 이용실태에서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한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에도 갔다.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팝켓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의 무료 셔틀버스가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에서 정차했다.
을왕리가 화려하다면 왕산은 울창한 수목림 등 자연과 함께 한적하고 조용한 어촌과 같아 여유를 즐기는 휴식처로 좋아 보였다. 다만 이날은 축제가 진행 중이라 다소 시끄러웠다. 갯바위 주변에는 낚시 포인트가 있어 낚시도 즐길 수 있다.
왕산해수욕장의 낙조는 인천국제공항이 생기면서 매립돼 영종도와 하나가 된 용유도 8경 중 으뜸으로 꼽힌다. 사람들은 낙조를 배경으로 저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한편 인천시는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인천시민에게는 6개면(북도, 백령, 대청, 연평, 덕적, 자월) 지역 운임의 80%를 지원한다. 타 지역 시민에겐 주중에 한해 5개면(백령, 대청, 연평, 덕적, 자월) 지역 운임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단 요즘과 같은 성수기와 특별수송기간(7월 25~8월 11일)은 할인되지 않는다.
이혜진 기자 travel-bik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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