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이 카테고리를 이런 글로 시작할지 상상도 못 했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키보드를 두드려야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아 짧은 글을 남긴다. 2019년 1월,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1달에 글 2개, 최소 1개는 쓰자고 다짐했건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키보드 앞에 있는 게 힘들어졌다. '왜 그럴까' 고민했으나 명확한 답은 찾지 못했다. 그저 해외여행이 사라져 스트레스가 쌓였거나, 글 쓰는 직장인으로서 매너리즘에 빠졌던가. 구체적으로 변명을 하자면 만 3년 동안 일주일에 평균 원고지 70~80매, 일이 많으면 100~120매 정도 썼다. 한창 재밌을 땐 집에서도 브런치, 블로그까지 쓸 여력이 있었는데 최근 몇 달간 그런 상태는 아녔다. 그저 여행업계가 너무 힘든 상황이고, 그 악영향이 나까지 이렇게 만들었다고 합리화할 뿐이다.
게다가 날 더 답답하게 만드는 건 줄어든 회사 일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개인 시간이 늘어났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와'할 만큼의 무언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또 뭘 할 힘도 없다. 당분간 그냥 놓아버리고 쉬는 게 맞을지, 꾸역꾸역 한 글자라도 남기는 게 맞는지 영 모르겠다. 지금 이 상황이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슬럼프가 확실하면 차라리 마음이 편하겠다.
그저 하루빨리 예전처럼 폭발적으로 손가락을 놀릴 수 있기를 바랄 뿐. 그래도 오늘은 한 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