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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균 여행기자 Jun 25. 2021

100년의 헤리티지, 럭셔리를 입다 '조선 팰리스'

호텔리뷰 #2


서울의 5성 호텔은 어디가 더 많을까? 엄밀히 말하면 강북이 조금 더 많다. 그렇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아 강북과 강남에 고르게 분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무게추는 강북으로 쏠리는 것 같다. 물론 호텔마다 각각의 매력이 있지만, 잠실의 시그니엘을 제외하고는 신라호텔, 웨스틴조선서울, 롯데호텔서울, 포시즌스 등과 대적할 만한 강남 호텔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강남에 새로운 럭셔리를 선물할 호텔이 5월25일 개관했고,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났다. 정용진 부회장의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야심차게 준비한 최상급 브랜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다.


Josun Palace

조선 팰리스의 웅장한 입구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금껏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등 글로벌 호텔 브랜드와 함께 호텔 사업을 키워 왔다. 웨스틴 조선 서울, 웨스틴 조선 부산 등이 해당된다. 그렇지만 사업 규모와 자생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독자 브랜드 그랜드 조선 부산, 그랜드 조선 제주 등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번 조선 팰리스로 6성급 럭셔리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조선 팰리스 브랜드는 조선호텔의 100여 년 헤리티지를 계승한 최상급 독자 브랜드로, ‘당신이 빛나는 시간(Exclusively Yours)’ 슬로건 아래 고객에게 완벽한 서비스와 선별된 가치를 선사해 호스피탈리티의 미학을 선사한다.

호텔 곳곳에서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확실히 존재감이 남다르다. 누군가의 성의 초대받은 마냥 제복을 쫙 빼 입은 직원들이 고객을 반긴다. 그 위로 조선호텔 100년의 전통과 새로운 현대의 완벽한 통합을 상징하는 조선 팰리스의 동판 로고 '크레스트'가 눈에 들어온다. 수준 높은 고객의 품위와 고귀함을 상징하는 사자, 다시 태어난 유산을 표현하는 피닉스, 왕가의 거주지, 소공동에서 시작된 조선호텔의 역사를 뜻하는 왕관 등이 어우러져 웅장한 인상을 준다.


또 호텔 곳곳에 국내외 컨템퍼러리 아트 작품을 만날 수 있으니, 시간을 충분히 두고 호텔을 둘러보길 추천한다. 그중에서도 호텔에 들어오자마자 만날 수 있는 뉴욕 출신 아티스트 다니엘 아샴의 대작 'Blue Calcite Eroded Moses'<위 사진 왼쪽>가 특히 인상적이다.



Grand Reception

체크인과 티 타임이 가능한 25층 그랜드 리셉션, 오른쪽은 리셉션에서 보는 풍경

지하 1층부터 상냥한 직원의 안내가 시작된다. 대접받는 기분을 충분히 느끼고 체크인이 진행되는 25층 그랜드 리셉션에 도착한다. 이곳은 체크인뿐만 아니라 투숙객 전용 공간으로 간단한 다과와 커피 등을 즐길 수 있다. 대모산과 구룡산이 보이는 시티뷰를 화려하고, 동시에 편안함까지 느끼며 호캉스를 시작할 수 있다.


그랜드마스터스 이상 투숙객은 오후 6시부터 1914 라운지&바에서 와인 또는 칵테일과 카나페 등을 즐길 수 있다.

다른 호텔과 구별되는 특징도 있다. 보통 호텔은 객실만 예약할 수 있는데, 조선 팰리스는 '객실만 판매하는 상품(Room Only)'이 없다. 그럼 무슨 서비스가 제공될까? 가장 기본 객실인 스테이트와 마스터스는 물론 모든 투숙객이 그랜드 리셉션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스테이트와 마스터스 객실 투숙객은 그랜드 리셉션에서 오후 6시부터 와인과 간단한 카나페를 즐길 수 있는 팰리스 딜라이트를, 아침에는 베이커리와 음료가 포함된 모닝 테이스트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그랜드마스터스 이상 객실은 1914 라운지&바에서 해피아워를, 조식으로는 콘스탄스(Constans) 뷔페를 이용할 수 있다.


참, 그랜드 리셉션에서 조선 팰리스의 비벤떼 커피와 차 등을 간단한 다과와 즐길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Room

그랜드마스터스 객실과 욕실

이제 객실에 들어설 차례. 객실은 기본(스테이트·그랜드 마스터스 등)부터 스위트, 스페셜티 스위트까지 총 9개 스타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는 그랜드마스터스에 투숙했는데 3명이 머물러도 될 정도로 넉넉하다. 공식 홈페이지를 보니 가장 작은 객실도 44㎡(약 13평)이며, 그랜드 마스터스는 56.2㎡(약 17평)이니 아주 쾌적한 환경에서 머무를 수 있을 것 같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계열 호텔 객실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침대. 침대에 누우면 기분 좋은 푹신함에 몸을 맡기게 된다. 이탈리아 럭셔리 침구 브랜드라는데 괜히 럭셔리가 아니다. 객실별로 뷰가 조금씩 다른데, 남산과 한강 또는 롯데타워와 삼성동, 한강 등 서울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할 수 있다. 게다가 객실 곳곳에 감각적인 소품이 많은데 그림 액자와 화병 같은 작품, 특색 있는 소파 등이 눈에 띈다. 미니 바도 어느 호텔보다 더 화려하다. 객실에서 칵테일을 직접 마실 수 있도록 레시피를 제공한 것도 아주 세심한 배려이고, 1914 라운지&바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칵테일을 소개하는 책을 비치해 뒀는데,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또 객실에서 돋보이는 공간은 화장실이다. 화려하고 또 화려하다. 대리석과 금색이 조화를 이뤘다. 차분한 객실과 대비되는 매력이다.  

주니어 스위트 객실에서 볼 수 있는 뷰인데 호텔 복도에서도 볼 수 있다. 삼성동과 잠실 한강뷰

Pool

조선 팰리스의 실내 수영장. 인테리어가 아주 마음에 든다

여태 서울 호캉스를 제대로 즐기지 않았는데 이번에 조선 팰리스에서 머물면서 그 재미를 알아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지갑이 헐거운데 새로운 재미까지 알았으니 앞으로가 걱정이다. 나를 변화시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실내 수영장이다. 조선 팰리스의 수영장은 서울을 품었다. 뷰가 아주 좋다. 게다가 수영장 인테리어도 인상적이다. 천장 주황빛 조명이 매우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고, 소파와 카바나가 여유로움을 더한다. 오랜만에 수영장에서 열정적으로 물질을 했다. 수영장 외에도 사우나, 피트니스까지 빠트리지 말고 즐겨야 한다.

저녁 8시 이후에 한산하다고 해서 사진 찍으러 방문. 정말 사람이 없었다. 이 시간에 수영하길!



1914 Lounge & Bar

1914 라운지&바

제대로 된 호캉스를 완성하려면 호텔 내 F&B도 탄탄해야 한다. 수준 높은 미식을 경험할 수 있는 5개의 고메 컬렉션이 준비돼 있다. 코리안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이타닉 가든’(EATANIC GARDEN), 웨스틴조선 서울 중식당 홍연의 정통성과 조선 팰리스의 특별함을 더한 ‘더 그레이트 홍연’(THE GREAT HONG YUAN)’,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CONSTANS)’, 조선호텔의 문화적 헤리티지를 오마주한 라운지 ‘1914 라운지&바’, 아티장 부티크 델리 ‘조선델리 더 부티크’도 있다.


1914 라운지&바에서 애프터눈티, 간단한 식사, 투숙하면서 해피아워를 즐겼다. 모두 아주 즐거운 경험으로 남았다. 애프터눈티는 다른 호텔에 비해 양은 적지만 세이버리와 디저트의 맛이 아주 응축돼 있어 좋았다. 그중에서도 커피 맛이 기가 막히다. 호텔 커피 중 단연 1등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아메리카노보다 에스프레소를 선호하는데, 이곳에선 아메리카노도 충분히 즐겁게 마실 수 있다. 경쾌함과 묵직함 모두 겸비한 훌륭한 커피다. 또 애프터눈티 메뉴 중에서는 쫀득쫀득한 마카롱이 일품. 프랑스에서 먹는 것과 흡사해 마치 해외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외에 전복 링귀니, 크림 숏파스타, 햄버거도 다 마음에 들었다. 편안한 좌석은 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애프터눈티와 아이스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왼쪽부터 전복 링귀니, 1914 햄버거, 햄&모렐 버섯을 곁들인 크림 파스타
저녁의 바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 다음 방문은 여기다.

조선델리 더 부티크

검증된 조선델리. 호텔 레스토랑에 익숙하지 않다조선델리의 다쿠아즈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도 좋다. 디저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주변인에게   권유했는데  사달라고  정도이니 맛은 검증됐다. 피낭시에, 마들렌  구움과자도 좋고, 미니 케이크도 훌륭.


CONSTANS

라꽁비에트 버터<맨 왼쪽>, 라 샹브르 오 콩피튀르 잼<가운데>

조선 팰리스가 개관한다는 소식이 뉴스를 통해 나오면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공간이 바로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Constans)다. 국내 호텔 뷔페 최고가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점심, 저녁 뷔페는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그랜드마스터스 투숙객에게 조식 뷔페가 제공돼 살짝 맛을 볼 수 있었다. 맛이야 아리아부터 검증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뷔페이니 길게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대신 가장 눈에 들어왔던 건 신선한 샐러드 관리와 잼, 버터 등 놓치기 쉬운 부분에 공을 들인 점이다. 프랑스 파리 여행으로 가서 꼭 사 와야 하는 잼 라 샹브르 오 콩피튀르(La Chambre aux Confitures)와 국내에서 핫한 라꽁비에트 버터가 눈길을 잡았다. 가장 좋아하는 잼 중 하나인 무화과가 있어서 정말 반가웠고, 맛보고 싶었던 라꽁비에트 버터가 있어 좋았다.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니 프랑스 교민들도 이 라꽁비에트 버터를 프랑스에서 쉽게 못 구한다고. 가격을 찾아보니 현지에서도 결코 저렴하지 않았다. 미리 알았더라면 지난 파리 여행에서 보르디에 버터와 함께 맛봤을 텐데 말이다. 어찌 됐든 조선 팰리스에서 처음으로 경험했는데, 부드러우면서도 깊은 고소함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아리아부터 유명한 프렌치토스트와 딤섬, 레몬오일 드레싱을 곁들인 치킨 샐러드, 파스닙 샐러드, 컬리플라워 그라탕, 흰자로 만든 프리타타 등이 특히 입에 맞았다. 베이커리는 당연 훌륭. 게다가 커피, 차 등을 자리로 갖다 주는 서비스도 마음에 든다.

추가적으로 한국 최초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 '럭셔리 컬렉션(The Luxury Collection)과 소프트브랜드 제휴를 맺어 운영 중이다. 조선 팰리스 이용 시 메리어트의 예약 서비스와 멤버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서울 강남에서 호캉스를 한다면 가장 추천해줄 수 있는 호텔 한 곳이 더 늘어난 셈이다. 최근에 더 그레이트 홍연에서도 좋은 시간을 보내 더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조선 팰리스를 방문한다면 꼭 호텔 레스토랑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길 권한다. 오히려 제대로 즐기려면 조선호텔앤리조트 VIP 멤버십을 가입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으니 꼼꼼하게 비교해 보길 바란다.

그랜드마스터스 3203 객실에서 본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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