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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모래시계 Feb 08. 2024

꽃멍하기 좋은 날

왁스플라워 한 다발에 담긴 인생

호주가 원산지인 왁스플라워의 우리나라 이름은 솔매.

돋아나는 소나무 잎새를 닮은 두 개의 잎들이 마주 보고 총총 솟아있다.

꽃망울과 얼굴을 그라데이션하듯 내미는 꽃들이 올망졸망 모여 연주한다.  

가까이 가면 꽃향기가 가늘게 손을 내민다.

너무 많은 생각들로 머리가 지끈거리고

손에 쥘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미련으로 지쳐 갈 때쯤

꽃을 들였다.


보아달라 손짓하지도 않고

들어달라 보채는 것도 아닌데

어느새 꽃 앞에 앉아 가만히 숨을 쉰다.


입을 다문 옅은 자줏빛 꽃 알맹이는 꿈.

뾰족해도 몰랑몰랑해 아무 것도 찌르지 못하는 꼬맹이 화살표 잎은 꿈이 지나는 여러갈래 길.

다섯개의 꽃잎은 만남과 헤어짐의 무한한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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