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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Jan 07. 2024

취미 부자가 돼볼까 5

보이차 즐기기

중국을 전공으로 삼으면서, 또 중국에서 몇 년간 어학연수도 하고 장기 유학도 하면서 ‘차 마시기’는 나에게도 아주 익숙한 무엇이었다. 특히 중국에서 사는 동안은 차 마시기는 아주 흔한 일상이었다. 40도의 한여름에도 중국인들은 뜨거운 차를 일상처럼 마시니, 식당에서든 친구 집에서든 나도 중국인들처럼 마시고 또 마셨다.

기왕 중국에 있으니 나도 각 잡고 차를 좀 마셔보자 싶어 종류별로 차를 사모은 적도 있고, 귀국해 중국에 대해 강의하면서 빠뜨릴수 없는 중국의 차문화를 가르치며 또 다시 차를 가까이하기도 했다.      


인연을 맺은 중국인 친구들이나 또 가르쳤던 중국인 제자들이 가장 많이 선물해준 것도 이 차였고, 나도 지인들에게 선물 삼아 차를 많이 선물하기도 했다. 자, 가장 많이 접한 것은 역시 녹차였다. 마침 내가 유학한 상하이 인근에서는 명차들이 많이 생산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서호 용정차다. 세계테마기행으로 복건성에 갔을 때다. 주희가 성리학을 완성했다던 무이산 계곡에 가니, 명차인 무이암차가 그 명성을 뽐내고 있었다. 같이 간 중국인들이 너도 나도 그 무이암차를 사서 챙기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도 덩달아 샀던 기억. 하하       


한국의 녹차도 좋은 것들이 있다. 제주 설록차와 보성 녹차밭도 명성이 있지 않은가. 하여 제주도에 가면 설록차를 꼭 챙겼고, 보성 녹차도 구매해서 먹어보곤 했다. 자, 차에 대한 이런저런 추억을 애기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차를 진정 즐겨먹었다곤 할수 없다. 중국에 있을 때 먹던 차들도, 또 선물 받은 많은 차들도 결국 거의 유통기한이 지날때까지 다 먹지 못하고 버린 것이 훨씬 더 많았다. 더운 날엔 역시 얼음물이지, 더운 차는 도저히 아니었고, 친구나 지인들과 담소를 나눌때도 떫은 녹차보다는 역시 달달한 커피가 좋았다. 하하     


그런 내가 최근 들어 보이차를 좀 즐기고 있다. 아무래도 정해진 유통기한이 있는 녹차와는 다르게 시간 구애 없이 먹을 수 있고, 녹차보다는 상대적으로 훨씬 담백하고 은은한 맛이 도는 보이차, 그 매력을 뒤늦게 좀 알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한때 국내에서도 보이차가 인기를 좀 끌던 때가 있던 것 같다. 그때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뒤늦게 좀 마시게 되었다. 집에 있는 다구에 넣어 우려먹기도 하고, 다이소에서 사온 귀여운 차 거름망을 이용해 그냥 컵에 넣고 즐기기도 한다. 특히 요즘같은 찬 겨울날엔 보이차 즐기기에 더 좋은 것 같다. 이웃들이 놀러오거나 친구가 오면 커피 대신 보이차를 내놓기도 한다. 전공의 특성상 차는 언제든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뒤늦게 알게된 이 보이차를 오래 두고 좀 즐겨보고자 한다. 친구들이여 내가 좋은 보이차 많이 구해올테니 함께 오래 즐겨보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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