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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하는 중년 남자 Jan 30. 2024

장편영화 제작일기1

출사표


2024년 올 한해, 개인적으로 가장 큰 계획은 장편영화를 제작하여 소정의 성과를 올리는 것이다. 전주, 부산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본선 진출과 독립영화 전용극장 등에서 작게나마 개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요컨대 내 첫 장편영화이고 첫 출사표가 되는 셈이다.      


돌아보니 2004년 여름, 상하이에서 중문학 박사학위를 따고, 귀국을 준비하던 때부터였던 것 같다. 빨리 귀국해서 강의하고 대학에 자리를 잡아야지, 하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고, 베이징이나 상하이 필름 스쿨에서 실기 과정을 한 1년쯤 다녀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당시는 생각에만 그쳤고, 유학으로 지지고 볶던 지긋지긋한 중국을 탈출하여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귀국후 밥법이하는 생활인으로 바쁘게 뛰어다니다보니 영화를 찍겠다는 생각은 마음 한켠에 접고 선생과 중문학자로 충실했던 것 같다. 물론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중국영화에 관한 몇권의 저서와 몇편의 논문 등으로 표출되었고, 중국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자문을 맡기도 했고, 중국영화 번역 일을 맡기도 했다.      


이후 기술의 비약적 발달로, 누구나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도 영상과 영화를 찍을수 있는 시대가 왔다.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가 대중화 되었고, 지역마다 미디어 센터가 생겨 무료로 장비도 대여해주고 관련 지식도 알려주는 좋은 시대가 되었다. 자,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리하여 영화를 찍어보겠다는 내 꿈, 욕망이 다시 꿈틀거렸고 본격적인 연습과 습작이 이어졌다. 그리고 이렇게 정식 입봉을 하겠다며 나서게 된 것이다. 하하        


물론 영화 또한 강의와 글쓰기와 더불어 세상을 향한 나의 소통의 창구다. 영화라는 예술, 그것을 다루는 이런저런 기술 등은 부차적인 것이다. 어쨌든, 그리저리 하여 드디어 출사표를 던지고, 작게나마 첫 장편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을 되도록 세밀히 기록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 같고, 제작비에 보태라고 소중한 돈을 투자해준 내 가족, 친지, 친구들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알리는 것역시 중요할 것 같다.     


나는 이제 50대를 막 시작했는데, 50대, 60대, 70대, 그리고 가능하다면 80대까지 영화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그러니 시간적으로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과연 내 계획이 얼마만큼 이루어질지, 내 작품들이 얼마만큼 시각적으로 구현될지는 모르지만, 끈질기게, 그러나 여유를 잃지 않으면서 도전해보려고 한다.      

일단 구상해 놓은 작품은 10여 편이고, 비교적 완결본으로 작성한 시나리오는 4편이고, 초안을 잡아놓은 것까지 하면 6편이다. 작성해놓은 4편의 시나리오는 2개의 이야기가 2편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40대의 세 친구 이야기와 그 프리퀄격인 고등학교 이야기가 한 축이고,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무협영화와 그 후속을 다룬 이야기가 또 한 축이다. 세 작품은 내가 30대, 40대일 때 써둔 이야기다. 모두 상당한 규모이고 등장인물도 많다. 하하. 이것들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려면 10억 이상, 특히 무협물은 30억쯤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러니, 어느 세월에 귀인 같은 투자자를 만나 착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자, 일단은 내가 할수 있는 범위에서 출사표를 던져보자, 하여 작년에 만든 이야기가 바로 이번에 찍을 작품이다. 그러니까, 예전에 써둔 40대 친구들 이야기의 프리퀄인 그들의 고3 시절 이야기인 것이다.      


현재 진행 상황은, 수원의 모 연기학원과 연계하여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영화의 장소들을 하나씩 확정하고 있는 단계다. 경험이 많은 배테랑 촬영감독님과 계속 작품과 일정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사실 내 마음 같아서는 겨울 방학 안에 촬영을 하고 싶지만, 워워, 좀 더 다각적이고 디테일하게 준비가 필요하긴 할 것 같다. 자, 더 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적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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