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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 Dec 28. 2022

12월 26일 : 메리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잘 지내는 법

그거 알아? 크리스마스를 잘 보내는 법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최대한 많이 소리내는 거야. 그러니 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자.


추웠던 날들이 지나고 크리스마스의 하늘은 완벽한 날씨를 보여줬다. 처음 보는 붉은 빛의 일출이었다.






켜면 2도는 따뜻해지는 기분이 드는 벽난로. 나는 이곳에서 늘 11시 30분 쯤에 일기를 쓰고 12시에 잠든 다음 8시에 깬다.



아침을 만드는 과수.




치즈와 토마토, 우유, 양파가 들어간 오믈렛. 맛있었다. 감자칩과 무척 잘 어울리는 맛!




간식으로 라이스 크리스피를 먹었다. 흰 우유와 잘 어울리는 맛. 생각보다 크기가 안 커서 다행이다. 컸으면 정말 칼로리가 더 높았겠지...



페레로로쉐 판 초콜릿도 먹었다. 나쁘진 않은데 오리지널보다 절제한 느낌.




햇살이 유난히 멋진 크리스마스였다.




거실에 있는 모든 블라인드를 올렸다. 나도 이렇게 창이 큰 집에 살고 싶어. 집 앞에 귀여운 나무가 잔뜩 있는.




점심은 내가 했다. 우유와 양파, 감자가 들어간 카레. 신기하게 한국에서 먹던 음식은 다 한식처럼 느껴진다. 며칠간 직접 요리를 하면서 나름 한식을 먹었기에 그리움 게이지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




계란과 곁들이면 꿀맛! 나는 계란을 정말 좋아한다. 밥은 리조또 쌀로 냄비밥을 했는데 카레랑 먹으니 조합이 좋았다.












크리스마스를 위해 아껴둔 빨간 양말을 신고 트래킹에 나섰다. 마침 날씨가 좋으니 뷰도 좋을 것 같아서. 생각해보면 서울 우리 집 근처에도 산이 많다. 돌아가면 산 자주 다녀야지.




흔한 동네 산의 뷰




1시간 남짓 올라가면 밴프 국립공원이 보인다. 보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여름엔 강이 보이겠지? 그동안 유럽에서 본 건 대자연이 아니었군.





한국에서 입지 않은 컬러로 입으니 조금 외국인 같다. 국적을 알 수 없는 아시아인 느낌.




물, 간식, 아이젠 등을 챙기고 올라왔는데 과수는 셋 다 두고왔다. 둘의 다른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또 다시 발견한다. 역시 나는 어느정도 겁이 많아. 대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게 내가 스스로를 지키는 방식이다. 이게 남들에게는 강요가 될 것 같아 권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아이젠은 챙기라고 할 걸. 나도 미흡한 부분이 정말 많다.




하산하고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밴프 스타벅스가 아름답게 빛난다.



마트를 가려다가 닫아서 대안을 찾다 발견한 한국 음식 슈퍼. 햇반, 떡볶이 떡, 각종 소스 등을 찾을 수 있었다. 캘거리에 가면 수육 해먹어야지.




비버테일은 항상 붐빈다. 그만큼 맛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케익이 없으니 우리는 비버테일을 먹자고.





금방 해가 지는 겨울. 그래서 좋다. 집에 오래 머물 수 있으니까. 서울은 모든 것이 늦게 잠든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늦게 자곤 했다. 이곳에서 다시 나만의 리듬을 찾는다. 12시와 8시라니, 마음에 들어.





하늘이 이렇게 파란색이었다. 끝내주는 크리스마스 날씨.





비버테일을 펼치고, 성냥에 불을 붙였다.

merry christmas!




한국 식품 슈퍼에서 사온 오뎅탕과 레드와인 3종. 취해서 마지막 병의 맛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우리의 마지막 오레오 아이스크림. 멋진 맛이었다. 한국에 있었으면 정말 이거 맨날 먹고 살 엄청 쪘을 것 같아. 저장해두고 싶은 맛이다.









이 아까운 와인. 이만큼이나 남았다. 내가 갑자기 졸려서 자자고 했다고 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침대에 있었다. 저 멋진 와인 거치대를 꺼낸 건 기억이 나는데 어쩌다 잠들었을까.









푸른 새벽이었다. 눈은 아침에 파랗게 빛난다는 것을 이번 여행 때 깨달았다. 잠을 더 자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특별한 맛은 없게 생겼지만 먹어보면 속을 달래주는 나의 해장 스프. 순두부와 계란, 감자. 내가 좋아하는 것만 담았다. 소화에 부담되는 재료가 없어서 해장용으로 좋다. 이렇게 먹고 나니 조금 걷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마침 눈이 아니라 비가 올 정도로 날씨는 춥지 않았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다.




크리스마스가 끝난 다운타운은 시무룩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더 활기를 띄고 있었다. 바로 연말 세일을 시작한 것! 나는 룰루레몬에서 재킷을 사왔다. 캐나다 브랜드가 옷을 참 잘 만드는 것 같아.



저녁은 순두부를 넣은 열라면. 한국 식품점을 발견하니 라면을 전처럼 소중히 여기지 않아도 괜찮게 되었다. 참 신기하지. 음식이 주는 위로란.





그리고 지금.


오늘은 페어몬트 호텔 영상 편집을 마치고 엄마랑 긴 통화를 했다. 4월에 함께 미국에 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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