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의 힘, 에든버러 토핑앤컴퍼니(Topping & Company)
책을 고르기가 망설여질 때가 있습니다.
수많은 책들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돌아선 경험...
아마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국 에든버러의 독립서점
‘토핑앤컴퍼니’에 들어서는 순간,
그 선택의 시간이 '설렘'이 됩니다.
책을 찾는 여정에서
실제로 사다리를 오르며 높은 서가를
탐험하는 작은 움직임.
북큐레이터가 설계한 흐름에 따라 진열된 책들,
직원과의 짧은 대화 속 큐레이션,
작가와 독자를 잇는 낭독회와 북토크,
시와 수필로 감정을 전하는 '시'로 된 카드까지—
이곳의 모든 요소는 책과 사람을 다시 연결해 줍니다.
토핑앤컴퍼니는 2002년 영국 바스(Bath)에서 첫 문을 연 독립서점으로, 현재는 에든버러·요크·세인트앤드루스 등 다양한 도시에서 분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학 중심의 큐레이션과 고전적인 서점 분위기로, 영국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토핑앤컴퍼니의 가장 특별한 점은 ‘사람’입니다.
직원 누구와 이야기를 나눠도
당신의 취향을 자연스럽게 읽어냅니다.
원하는 책을 직접 말하지 않아도,
그저 취향을 나누다 보면
뜻밖의 추천이 따라오곤 하지요.
방문객 누구에게나 커피 한 잔은 무료로 제공되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Coffee with a Bookseller’라는 이름의 1:1 큐레이션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영국을 여행 중이시거나 계획중이시라면, 방문 전 신청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메뉴판도 가격표도 없지만,
마음을 읽는 서비스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독서를 혼자만의 일이 아닌,
함께 나누고 이어가는 여정으로 확장하기
토핑앤컴퍼니에서는 낭독회, 북토크, 작가와의 만남은 물론 요리책 출간을 기념한 저녁 식사까지, 책을 중심으로 한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연중 내내 열립니다. 책을 넘어서, 그 너머의 사람과 연결되는 경험이 이곳에서 펼쳐집니다.
이 서점에서는 다양한 테마가 있는 ‘정기 구독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매달 북큐레이터가 고른 책과 함께 작가의 친필 사인본이 포함되어 배송됩니다.
책의 제목도, 저자도 알 수 없는 채로 큐레이터의 간단한 소개 문장만이 적힌 ‘블라이드 북’이 있습니다.
토핑앤컴퍼니에는 굿즈 대신 짧은 시와 수필이 담긴 작은 책자가 있습니다.
화려한 기념품보다 오래 남는 정서적 연결이 이 안에 담겨 있습니다.
그럼, 한국은 어떨까요?
한국의 서점에서는
책을 고르고, 읽기를 도와주는
섬세한 손길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대형서점은 점점 ‘물건을 파는 공간’이 되었고,
서점에서의 대화는 어색하게 느껴지죠.
책과 만나는 방식을,
이제는 다시 배워야 할 때입니다.
‘읽지 않는 시대’, ‘읽는 게 어려운 우리’가
그간 책을 만나온 방식을
다시 되돌아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토핑앤컴퍼니'처럼
새로운 읽기를 제안하고
책과 사람 사이를 다시 연결해주는 공간이
우리 곁에도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임지선
경험디자인 산책과 함께
다음 여정도 함께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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