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서정 시인 Jun 17. 2024

삶. 힘의 원천은 어디에?

김상욱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요즘 내가 빠져 있는 양자역학의 세계... 어렵지만 나름 많이 재밌다. 

최근에 읽고 있는 책은 김상욱 교수님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이다. 전형적으로 문과형 사고를 하는 내가 어떻게 이런 책을????? 나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다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이 우주에서도 아주 작은 지구에 살고 있고, 또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조차 우리가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이 우주의 신비다. 


하지만 과학을 알게 되면 우리가 이 우주에 대해서 다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동안 문명 사회를 이끌어온 인간들은, 인간만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이 우주의 운행 법칙에 대해 얼마나 오만했던가




우주는 시공간상에서 물질이 운동하며 만들어내는 거대한 연극이다. 물질의 운동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지구상 모든 물질이 운동하는 원인, 즉 에너지의 근원을 추적하면 태양에 다다른다. 태양은 원자핵의 융합에서 나오는 열로 불타오른다. 이렇게 우리는 별과 연결되고, 별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원자핵과 연결된다.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핵은 변하지 않는 물질의 토대가 되지만, 별의 원자핵은 쪼개지고 합쳐지며 우주를 움직이는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어떤 원자핵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에너지는 또 다른 원자핵으로 만들어진 물질들의 움직임을 추동한다. 이렇게 우주는 원자들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와 같다. 


김상욱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중에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이야기를 한 줄로 줄이면 우주의 모든 물질은 원자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원자들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합쳐지거나 흩어지면서 새로운 성질로 바뀐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전혀 다른 성질들이 만나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고, 때론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긍정이라던가, 부정이라는 말도 우리 인간들의 기준에서 나온 것일 뿐 우주적인 측면에서 보면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냥 우주의 현상에 불과하다. 


어찌 됐든 원자 그리고 원자핵 전자 이것이 중요하다. 태양계의 차원에서 볼 때는 원자핵의 개념이 엄청 중요하지만 다른 원자들의 차원에서 볼 때는 전자기력이 가장 중요하다. 전자기력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에너지이고 힘이다. 결국 삶에서 중요한 것은 힘이다. 


나는 과학을 읽으면서 양자역학을 읽으면서 자꾸 니체를 떠 올린다. 니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힘의 의지' 다. 여기에서의 '힘의 의지'는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뜻일 게다. 어떤 사람들은 이 '힘의 의지'를 권력의 의지로 잘못 해석한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 내가 이해한 니체의 '힘의 의지'는 스스로의 강함을 뜻하는 것 같다. 



원자들의 세계는 원자들의 결합 또는 서로 밀어내는 힘으로 정의된다. 결국 원자들의 세계도 다른 원자들과의 상호작용으로 설명된다. 신유물론에서도 결국 이 우주는 상호작용에 의해 운행되는 세계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 인간의 삶에서 힘이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상호작용일 것이다. 그 상호작용이 어떤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인가? 아니면 부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인가?는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는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끌려가기만 하는 관계에서는 힘을 잃는 것이고 그렇다고 무조건 내 쪽으로 끌어 당기는 것만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배고픔을 참아가며 식사를 거부하다가 다시 아침을 챙겨 먹기 시작했다. 내 몸에도 힘이 생기는 것 같다. 균형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로 인한 어느 정도의 체중 증가는 또 내가 감당해야 될 몫이다. 다양한 사유를 촉박시키는 우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방향성을 찾아주는 새로운 이정표다. 


작가의 이전글 <2쇄 찍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