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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치킨 Aug 20. 2018

할머니가 손녀에게

2018.08.20.

나도 처음부터 엄마가 꿈은 아니었어

엄마는 언젠가 될 거라고 생각은 했지

언제 어떻게 되고 싶다 꿈꾸진 않았거든  

   


네 엄마도 그저 꿈 많던 철부지였단다

TV 속에 배우가 나오면 쪼르르 달려와

배우가 꿈이라고 했다가 

학교에서 좋아하는 선생님이 생기면

같은 선생님이 되는 꿈을 꾸는

그런 평범한 아이     



그 꿈 많던 아이가 어느새 커서 직장을 다니고

얼마 있지 않아 네 아빠를 데려 왔을 때

할아버지. 3일을 말없이 담배만 피웠지

타지에 있는 네 엄마한테 내색하진 않았지만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우리 품안에 있기를

바랬던 거지     



그 꿈 많던 아이가 어느새 철이 들어서

더 이상 꿈에 울지 않고 주변의 행복을 챙기기 시작했을 때

네 할아버지와 나는 안심했어

이제 우리라는 그늘막이 없어도

내 딸이 슬퍼할 일 하나는 줄었소

네 할아버지는 그렇게 말했지     



아이야

꿈이란 건 그런 거란다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언제든 포기할 수 있단다

꿈을 좇되 힘들면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 있다는 걸 잊지 마라

네 엄마와 아빠는

나와 네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네가 언제든지 와서

품에 안겨 울 수 있게 

여기서 기다리고 있단다     



나도 처음부터 엄마가 꿈이 아니었고

네 엄마도 아니었지만

어느새 네 엄마의 행복이 내 꿈이 되고

너의 행복이 네 엄마의 행복이 되었듯이

언젠가 네가 꿈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네 엄마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안심할 수 있겠지     



그러니 아이야

꿈을 좇되 힘들면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 있다는 걸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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