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사실 크게 진지한 뜻을 갖고 단 댓글이 아니긴 하겠지만.....ㅋㅋㅋ 이런 얘기하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많이 안타까워서 괜히 길게 댓글을 달아봅니다. 마침 수능도 D-100이 깨지기도 했고....ㅎㅎ 아무튼 여러분들 모두 화이팅이고 그 무엇도 확신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수학 유튜브 '림팔라의 기타n수학')
Q: 저런 기본적이고 쉬운 것도 못하면 애초에 이것 보고 다 외워도 그 실력으로 시험 잘 보기는 불가능입니다. 꿈 깨세요ㅋㅋㅋㅋㅋㅋㅋ
A: 제가 그래도 나름 30년 정도 수학이라는 학문을 파면서 살아봤는데, 그 시간들을 지나오면서도 생각보다 많은 것을 깨닫지는 못했지만, 하나 확신하게 된 것은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확신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라는 사실입니다.
의심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내가 잘 하고 있는걸까? 이대로 괜찮은걸까? 이게 정말 맞는걸까? 등등... 물론 이런 의심들이 다소 정신 건강을 갉아먹긴 하지만, 과하지만 않다면 이 모든 의심들은 확정성에서 비롯된 나태로부터 벗어나 더 나은 방향을 바라보도록 하는 이정표가 됩니다.
하지만 확신은 언제나 위험합니다. 모든 것을 멈춰서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지구는 멈춰있고 하늘이 돈다고 확신하던 그 옛날 사람들은 그 확신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과학 서적과 사람들을 불태웠습니다. 수의 세계가 완전하다고 믿었던 피타고라스는 무리수를 발견한 자신의 제자를 배에서 떠밀었구요. 무언가를 확신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 곳에 멈춰있기 위해 항상 무언가를 가로막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 모든 시도는 좌절됩니다. 지구는 돌고, 우리는 무리수를 배우며, 심지어 수학 체계가 완전무결하다는 확신조차 수학적인 증명에 의해 완벽히 좌절되었습니다.
무엇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내가 무리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인 것만 같은 어린 날의 확신들은 높은 확률로 3년 안에 여러 번 무너질 것이며, 그 어린 날의 확신이 오만과 나태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썩어가게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어쩔 수 없이 흘려보낸 일부의 시간들은 포기하고 잘라내야만 합니다.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은 더더욱 위험합니다. 오만한 확신은 그나마 가짜 원동력이라도 주는 반면, 확고한 자기 부정은 나의 모든 발전 가능성을 새싹부터 잘라버리기 때문이지요. 되도록 자신의 가능성에 관하여 긍정적인 의문을 품는 편이 이롭습니다. 나에 대해 의심하는 모든 말들에 맞서서 의심을 품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내가 못할 거라고? 어떻게 그걸 확신해?' 이런 식으로요.
노력이 얼마나 많은 걸 바꿀 수 있는지, 그것은 저도 아직 인생을 덜 살아봐서 잘은 모르겠습니다. 본인에게 주어진 여러 주변 상황, 운...기타 등등의 바꾸기 어려운 변수들에 의해 좌절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능력 차이' 는 생각보다 그렇게 어마어마하게 크지 않습니다. 유사한 상황과 환경 속에서라면, 유전 등에 의한 개인의 능력차 정도는, 특히 아직 20살도 되지 않은, 성장중이며 변동성이 큰 학생들의 점수 차이 정도는, 적당한 노력과 습관 정도로도 충분히 넘어설 만 합니다.
부디 공부를 어려워하는 수많은 학생들이 굳이 불필요하게 무책임한 남의 말들 때문에 그 가능성까지 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꿈 깨지말고 아직은 꿈 꾸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