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아름다움 일지
스스로에게 실망했을 때 다들 어떻게 하시나요?
제목이 무섭고 진지하지만 지극히 원론적이고 개인적인 물음에서 나온 질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극복을 하는지 궁금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 요가동작을 할 때 내 몸이 스스로 무거운 것을 느낄 때, 집중력과 열정이 부족할 때, 움직이기 귀찮을 때, 글쓰기가 무서울 때 - 이런 식으로 사소하게부터 내 기준에 못 미칠 때 실망할 때가 많다.
어릴 때는 주변에서 뭐라 해도 근거 없는 자신감과 추진력으로 밀고 나갔으면 이젠 고집이라는 껍데기만 남아있을 뿐 나 스스로를 믿지 못한다.
내가 나의 구원자이어야 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기대어서 그 사람이 나의 구원자이길 바란다. 아니, 나의 비빌 언덕이 되어주길 바라본다.
내가 나를 너무 특별하게만 생각하는 걸까? 그러면 안 되는 거야? 시간이 지나가면서 잠식되어 가는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가?라는 오만한 생각도 든다.
어렸던 나는 참, 내가 특별한 어른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아직도 그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쓰러울 때 있다.
이런 고민을 하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해답을 알려준다.
- A
'너 자신을 알라' : 그런 생각을 하는 나마저도 나 자신임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인간은 불완전하다. 나도 인간이다. 그리고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선 죽을 때까지 조금씩이라도 노력해야 한다.
- B
'사람은 누구나 다 똑같다' : 흔하디 흔한 평범을 받아들여라.
또 어떻게 생각하면 특별함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것이 제일 행복하고 그게 행운이자 축복일 때도 있다.
예전에는 땅에 기생하는 답답한 미물인 내가 고작 올려다볼 수 있는 것은 하늘뿐이라 하늘의 구름사진을 많이도 찍었다. 요즘은 내가 좋아하고 소중한 사람 그리고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을 위해 그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찰나를 포착하기 위해 사진으로 기록하려고 한다. 눈으로 기억하기 위해 나 혼자 이를 '아름다움 일지'라고 이름 붙였다.
유퀴즈에 김희애 배우님이 나와서 하신 말이 있는데 공감이 간다.
하기 싫은데 하기 싫고 힘든 걸 해야 행복이 온다는 말, 힘든 부분을 반드시 지나가야 되고 힘들었던 만큼 그 깊이만큼 성취감이 있고 행복이 온다는 말.
나 스스로에게 실망을 하더라도 실망하는 순간조차 사랑하라 - 라는 말도 안 되는 말보다는 예쁘고 아름다운 마음들만 눈에 담고 기억하자라는 주의로 점점 변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