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국내 MCN 채널에 대해 알아보자
2019년은 바야흐로 '크리에이터 전성시대'이다. 단순이 개인이 영상을 제작하는 PD 역할을 넘어 스타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 그들의 성장 방식은 그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이러한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을 관리해주며 함께 디지털 영상 업계를 선도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 업체들, 2019년 Z세대와 시니어 세대까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디지털 스타를 관리하는 회사에 대해 알아보자. 크리에이터보다 제작 중심인 메이크어스(딩고), 블랭크코어퍼레이션, 72초TV, 쉐어하우스 등은 제외했다.
CJ E&M의 MCN 사업 브랜드인 다이아TV. 2013년부터 크리에이터들을 규합했고 2015년 ‘Digital Influencer&Artist TV’로 이름을 정한 뒤, 국내 최대 MCN 업체로 자리 잡았다. 2015년 당시 오진세 팀장(현 국장)을 만났을 때, 아직까지 명확한 수익모델이 없어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젠 생존을 넘어 MCN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심에 서 있다.
자체 크리에이터 외 외부 업체와 제휴를 통해 약 1,400개 이상의 파트너 채널을 보유하는 등 가장 많은 크리에이트를 확보하고 있다. 메인 플랫폼은 역시 유튜브이며, 중국의 유쿠(Youku), 프랑스의 데일리모션(Daily motion), 중국의 ‘웨이보(WEIBO) 등에도 영상을 릴리즈하고 있다. 2017년부터 케이블에 MCN 전문 채널인 DIA TV 채널 운영 중이고 메인 스튜디오는 홍대에 있으며, CGV 명동에 다이아TV 전용관이 있다.
규모가 다른 MCN업체들보다 큰 만큼 '다이아 페스티벌'이라는 대규모 행사도 진행한다. CJ E&M과 DIA TV가 주최 및 주관하며 DIA TV 소속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모여서 진행한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3회 차이고, 고척 스타디움에서 진행한다고 한다. 대표 BJ로는 대도서관, 밴쯔, 윰댕, 이설, 대정령, 감스트, 머독, 꽃빈, 꽃님, 노잼봇, 눈쟁이, 느낌적인느낌, 발업는새, 박막례, 보겸, 더빙레이디, 데이브, 강민석, 류스펜나, 슈기님, 안재억, 임요환, 회사원A, 헤이지니, 허팝 등이 있다.
국내 1인 방송 플랫폼의 시초인 아프리카TV. 1996년에 윈스테크놀러지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후, 실시간 양방향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를 론칭. 시청자가 방송 진행자에게 선물하는 별풍선 수수료가 주요 매출원이다.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발굴을 위해 관련 계열사 설립 중이라고 한다. 웹드라마와 웹무비·웹 예능 등을 제작하는 자회사 프리콩을 비롯해 교육·시사·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를 발굴하는 팟캐스트 업체 프릭엔, BJ의 생방송 영상을 VOD로 제작해주는 프리컷을 순차적으로 설립했다.
2018년 11월부터는 SBS와 손잡고 합작법인인 SBS-아프리카TV를 세웠으며, 지난 2015년 100% 자회사로 설립한 '프릭'을 SBS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하는 합작법인 형태로 전환했다. 합작사를 통해 요즘 젊은 층에서 많이 보는 e스포츠 콘텐츠를 만들어 지상파 및 케이블TV로 송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프리카tv는 BJ들을 소속하는 개념보다 주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BJ들에게 '파트너 BJ'라는 호칭을 주어 활동하게 한다. 현재 약 84명의 파트너 BJ가 있으며, 감스트, 김택용, 남순, 대정령, 도복순, 로이조, 망치부인, 세야, 송병구, 왕쥬, 이영호, 이윤열, 임다, 최군, 철구, 최고다윽박 등이 있다. 2011년부터 '아프리카TV 방송대상' 으로 시작해 2018년 현재 '아프리카TV BJ대상'을 진행 중이다. 수상자는 대도서관, 양띵, 최군, 감스트 등 거의 현재 유명한 모든 BJ들이 한 번쯤 상을 받았는데.. 매년 해프닝이 생기는 재밌는 행사이다.
다이아TV를 공동 기획한 송재룡 대표가 양띵(양지영), 악어(진동민), 김이브(김소진)등 유명 크리에이터와 협력해 창업. SKT, DSC인베스트먼트로부터 90억 원, 그 외 67억 원의 투자를 받아 총 157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서울과 수원에 스튜디오를 두고 있으며 2018년 초에 뷰티 엔터테인먼트 MCN 업체인 '레페리'를 인수했다. 대표 BJ로는 영국남자, 양띵, 김이브, 악어, 가브리엘, 오씨아줌마, 천재이승국, 빨간도깨비, 영화배우 백봉기 등 140여 명이 있다고 한다(하지만 확실한 스타플레이어가 상대적으로 부족해보이기는 한..)
2014년 11월, 유튜브에서 ‘도티TV’ 채널을 운영하던 크리에이터 도티(나희선)와 구글 코리아 출신 이필성이 공동으로 창업. 당시 구성원들이 주로 플레이했던 샌드박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처럼 크리에이터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바라며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메인 크리에이터 대다수는 게임 위주 방송을 진행하나, 웹툰, 개그 등으로 확장 중이다. 교육 전문 MCN 유니브(YOUNIV) 지분 인수, 게임 LOL 프로게임단 ‘배틀코믹스’를 인수하는 등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 대표 BJ로는 도티, 장삐쭈, 이주용, 김재원, 개그맨 김준호 등 220여 명이 있다. 참고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BJ들이 이 곳에 제일 많이 소속되어있다.
2014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서경종 선수가 홍진호, 이두희와 함께 설립. 전직 프로게이머들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한 '게이머 에이전시'(gamer agency)이다. 기존 콩두컴퍼니 이름의 유래는 홍진호의 별명인 콩과 이두희의 두를 따서 '콩두컴퍼니'였는데 홍진호와 이두희가 창립 후 1년도 안되어 회사를 떠나게 되고 서경종이 혼자서 회사를 운영하는 중이다. 2018년 9월 콩두컴퍼니에서 스틸에잇으로 사명 변경했다. 바뀐 사명인 스틸에잇은 스틸(STILL)의 ‘계속해서’라는 의미와 8의 ‘무한대(∞)’라는 의미를 합쳐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무한한 성장을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한다고 한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리그 오브 레전드, 카트라이더 등 E-sports 영상 콘텐츠가 메인이다. 대표 BJ로는 김택용, 이제동, 도재욱, 김정우, 이재호, 구성훈, 김명운, 염보성, 박성균, 진영화, 임성춘, 정인호, 장민철, 김정민, 메도우이헌터, 개소주(이성덕) 등이 있다. 대부분의 스틸에잇 소속 스타크래프트 전 선수들은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위 언급한 5개의 MCN 업체 외에도 고퇴경, 안재억, 햄튜브(최승현), 공대생(변승주) 등 유머, 뷰티, 키즈,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비디오빌리지, 조선일보 출신 박창신-권원숙 부부가 대표 및 이사를 맡고 있는, '캐리 언니'로 유명한 캐리소프트 등도 이 시장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MCN 업체들은 현재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크리에이터 풀을 유지한다. 유명해진 개별 크리에이터들과 계약 및 파트너십 채결하거나, 자체적으로 내부에서 양성시키거나, 정부 부처 등과 협업해 생태계 및 크리에이터 육성한 후, 계약하거나(ex. 다이아-한국콘텐츠진흥원, 트래져헌터-경기콘텐츠진흥원, 제주영상위, 한국전파진흥협회 등). 이 중 내부 양성 프로그램으로는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SBA가 주목할만 하다. SBA는 SANDBOX AUDITION의 약자로, Sandbox Network가 2016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샌드박스네트워크 SBA
- SBA 1기: 2016년 04월 13일부터 2016년 04월 26일까지 모집. 신청자들은 파일럿 영상 제작, 자기소개 영상 제작, 자신이 한 달간 할 10가지 영상의 주제와 내용, 그리고 개인정보를 작성해야 함. 합격자들은 멘토링을 받고 1:1 피드백 및 평가를 받는데, 이때 Sandbox Network 측에서는 이들 중 우수 수료 참가자를 선정하여 SBA 등급을 우선적으로 부여하고 Sandbox Network 소속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샌드박스 네트워크의 공식 SNS를 통해 백단청, 록커, 왕군, 빽채, 앤듀, 토이치킨, 이트, 새한, 이지, 로빈, 잉붕, 우타, ARtemiS, 맘모, 양마키, 못난이하율이 선정.
- SBA 2기: 2017년 2월 27일부터 2017년 3월 5일까지 모집 만 16세 이상만 참여 가능하며, 홈페이지에서 지원사항을 작성한 다음 4분 이상의 자기소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야 하며, 얼굴을 공개해야 참여가 가능. 합격자들은 샌드박스만의 오리지널 채널 출연과 새로운 채널 개설 기회를 받으며 매니지먼트 및 교육을 받게 되고 최종 선발된 참가자는 1기와 마찬가지로 샌드박스 semi 크리에이터 계약 진행.
현재까지의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덧) 레거시 언론사에서도 사실 이런 영상 크리에이터를 양성하기 위한 시도는 끊임없이 많았다. KBS의 예띠 스튜디오, MBC의 코코넛, JTBC의 짱티비씨, TV조선의 잼스터, 채널A의 에이요 등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수많은 시도가 '와썹맨'의 박준형, '마이린TV', '14F'의 강다솜 아나운서 등을 만들었다. 미래 독자를 향한 방송사, 종편의 다양한 시도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콘텐츠와 크리에이터의 핵심은 '매력'이다. 이 콘텐츠와 스피커가 얼마나 매력적인가. 레거시 미디어에서 전혀 다른 문법이 존재하는 디지털 세계에서 그런 매력을 가진 사람이 언론사에 얼마나 더 있을지, 어떻게 그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낼지, 그리고 그런 매력적인 사람이 현재 자신이 가진 모두를 내려놓고 열중할 환경을 만들수 있을지. 레거시 미디어의 '사축'이 되어버린 내가 지금에도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