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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대표는 최대리 Mar 06. 2020

무제

아무렇지 않게,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지도 않은 생각 10가지.

1. 

코로나19 때문에 난리다. 환절기가 약점인 나로서는 곤란하기가 이를 데 없다. 코를 훌쩍이고, 잔기침을 하면 눈치를 보게 된다. 열이 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숨을 잘 못 쉬니 기운이 나지 않는다. 3월과 11월은 나에겐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2.

코로나 여파로 업무가 마비되면서 기존에 생각했던 개인적인 프로젝트 두 개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잘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 결과는 어떻게 될까. 두 프로젝트 모두 5월 즈음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미뤄질 수도 있고. 주변에 도움받을 사람이 많다는 것이 정말 행운이다.


3.

작년 12월부터 친구와 디제잉을 배우고 있다. 최근에 디제잉 선생님이 코로나 여파로 행사가 다 취소가 되어서 입금을 빨리 해달라고 간절히 말하더라. 사실 나도 간절히 돈이 없는데. 아무튼 5월 경 파티도 기획 중이다. 몇 년 전까지 주변 지인들과 '롤링 피플(Rolling people)'이라는 파티를 두어 번 진행했다. 오랜만이다. 우리의 네트워크를 더 단단히 만들어 줄 자리. 


4.

오버워치를 끊고 싶다. 벌써 아이디 두 개를 정지당했다. 솔직히 못하는 걸 못한다고 이야기했을 뿐인데 영구 정지라니. 그럼에도 재밌어서 동생 아이디로 또 하고 있다. 딜러는 플레티넘, 탱커는 골드, 힐러는 실버다. 뭔가 분하다. 내 3년의 세월. 게임에도 재능이 없는 것 같다.


5.

나는 사실 멍청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짜 똑똑한 사람들은 '돈' 냄새를 잘 맡고 이를 잡는 사람들. 내 여러 능력 중에 이 같은 능력은 '제로'다. 부동산, 주식 그 어떤 쪽도 나에게 웃어주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운이 나빴다라고 치부하기에는 사실 나의 멍청함에서 비롯된 것. 언제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6. 

어쩌다 보니 '100년'이 된 조직에 소속된 적이 벌써 3번 째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그리고 현 직장. 현재의 내 조직은 안팎으로 많은 논란이 있다. 사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다. 그 어떤 조직도 나의 자부심이 된 적은 없기에.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7.

그래도 회사에선 100주년을 기념해 월봉의 100%를 롯데백화점 상품권으로 주었다. 정규직 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서무 등 계약직까지 다 주었다. 아직 낭만이 남아있다. 원래는 복지포인트나 현금 지급도 고려했다고는 하는데. 어쨌든 압도적 감사! 


8.

회사에서는 혁신을 위해, 해외 문물을 들여온다. 사실 혁신이라는 말을 우리 조직에 쓰기엔 어불성설이다. '근대화'를 시킨다는 말이 더 적합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근대화. 낭만적이지 않은가.


9. 

최근 전시 총 담당하시는 차장께서 입사 30주년을 맞으셨다. 실제 직장생활을 하신지는 32년이 넘으셨다. 나와 함께 마라톤 업무를 하시는 차장님 역시 31년 차이시다. 배울 점이 많다. 그분들 외에도 지금 부서에 25년 차 이상되신 분들이 현재 일곱 분. 근속 년수조차 낭만적인 회사다. 


10.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잘 지내시죠? 오랜만입니다. 다음에 한 번 또 봬요. 감사합니다. 사람이 만나고 헤어짐은 이리도 쉽다. 나는 질척대는 타입이다. 아쉬움과 미련, 그리움을 견디지 못한다. 인연을 잡아두고 싶다. 그 관계의 결말이 어떻든 간에. 술이 한 잔 하고 싶다. 감기가 나으면 APT나 232에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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