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당신의 세상은 아름답나요?
일반적으로 상담 현장에 찾아오는 내담자는 "이 세상이 눈부시게 아름다워요"라고 고백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불만을 느끼고 심리적 고통감을 호소한다. 상담자의 도움을 기대하며 찾아왔지만, 나의 부족, 아픔, 상처를 내어놓자면 수치스럽고 민망한 마음도 들게 마련이다. 상담자 앞에서는 스스로 약자가 된 듯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상담자들은
그렇지만 내담자들은 알고 있을까? 아니, 과연 믿을까? 상담자는 자신이 만나는 내담자에 대한 존경을 고백할 때가 많다는 것을. 내담자가 지금까지 견뎌온 삶의 흔적, 현재 땀 흘리며 고군분투하는 삶의 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놓지 않고 가꾸려는 의지(이미 상담자를 찾아왔기에)는 실로 대단하다. 때로는 내담자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나면 더 이상 어떤 말을 보태야 할지 찾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마음의 먹먹한 울림만 간직한채 그저 침묵으로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한다.
상담자는 궁금해진다. '이 사람을 여기까지 견뎌오게 한 것은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어떻게 견뎌오셨어요"라는 질문에 돌아오는 내담자의 대답을 들으면, 그/그녀가 가진 마음의 힘(strength)과 자원(source)이 희미하게 반짝이기 시작한다. 아직 꺼지지 않은 작은 불빛처럼. 지금의 그/그녀가 있기까지 사람의 힘으로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면, 그 사람의 삶 속에 심겨 있었던 상황 또는 함께 하는 사람으로 인해 삶이 '이끌어져 왔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견뎌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담자에게는 '발견하려는' 의지와 희망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은 마치 꺼져가는 등불에 바람을 일으키는 일과 같다. 아무리 상한 갈대라 해도 바람에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의 눈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무리 내세울 것 없는 인생이라도 견뎌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음을 보게 된다. 아픔과 상처뿐인 삶이었다 할지라도 한 줄기 빛이 비치었던 순간이 없지 않았음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