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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돌이빵 Nov 19. 2021

리메이크 노래가 좋은 이유

익숙한 것의 반복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Sweety, 제주도의 푸른 밤, 나였으면, 3! 4!,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누구보다 너를 사랑해, 이별 공식, 칵테일 사랑, 좋을 텐데, PERHAPS LOVE,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아름다운 구속, Loney night..


나의 플레이리스트에는 리메이크 곡들이 많이 들어있다. 아이돌들의 신곡이 정신없고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 된다면 늙은 거라는데. 지금 내가 딱 그 모양이다. X론 Top 100을 더 이상 듣지 않는다. 좋아하는 가수인 아이유가 신곡을 낼 때면 차트를 장악하기에 가끔 들어보는 정도다.


새로운 노래는 도전하기가 싫다면서 꾸역꾸역 플레이를 해보기도 하는데 10초도 들어보지 않고 넘겨버린다. 새로움을 받아들일 자세가 안 되어 있다. 그럴 때 플레이리스트에서 리메이크 파트를 꺼내는 것이다. 아는 노래여서 도입부도 듣기가 좋고, 옛날 생각도 나고.. 아 옛날 생각이 난다는 건 취소다. 난 과거를 곱씹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지나간 일을 추억이라고 좋았다고 얘기하는 것도 별로다. 살아온 인생이 늘 잘한 것 같지 않아, 반성하기 싫다는 졸렬한 마음의 결과다.


익숙한 노래가 나와서 머릿속이 편안해지고 듣기가 좋은데 새로운 가수의 새로운 목소리로 들으면 신선함도 느낄 수 있고 원곡과 다른 부분이 어떤지 찾는 재미도 있다. 후렴에서 키를 더 높인다든지 박자를 더 리듬감 있게 쪼갠다던지 반주를 더 세련되게 편집한다던지 말이다.


예전 노래를 찾고 오래된 가수를 만나보는 프로그램들도 성행했던 것을 보면, 엄마 아빠가 7080 노래를 찾아 미사리를 다니던 일을 돌이켜보면 전 세대는 젊을 적의 추억을 즐기나 보다. BTS의 노래를 와 진짜 옛날 노래다 하며 리메이크하는 시대도 곧 오겠지.


지난날을 그리는 것이 싫다고 하는 내가 리메이크 노래를 점점 많이 듣는 것을 보니 조금은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시시각각 변해가겠지. 과거의 나도, 지금의 나도, 내일의 나도 다 다른 것이 인생의 매력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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