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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그리드 Jan 13. 2024

모두가 애니메이션을 봤다 - 애니메이션 전성시대

콘텐츠 카트 10 

해당 글은 뉴스레터 '콘텐츠 카트' 로 발행한 글입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읽으시려면, 여기서 구독 가능해요.



오늘은 이 질문으로 시작해보려고해요. 


“작년 한 해 동안 어떤 애니메이션을 봤나요?”

분명 한편은 있을 거예요.  2023년은 가히 애니메이션 전성기라고 부를 수 있었죠.

(또!) 재개봉을 하고 하루에 수천 명을 모으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480만, 1/10 기준)부터,

<엘리멘탈>(720만), <스즈메의 문단속>(557만),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239만),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0만)까지 한국 박스오피스 TOP 15 중 5개가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디즈니 1편, 유니버설 1편, 3편은 일본 애니메이션이었죠.


2021년 코로나로 한국 극장 시장이 바닥을 쳤을 때, 200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면서 당해연도 흥행 TOP 7위에 안착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편> 이후로 2년 만입니다.


극장뿐 아닙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는 애니메이션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창구가 되었습니다. YOASOBI의 ‘IDOL’로 유명한 <최애의 아이>부터, <주술 회전>과 <스파이 패밀리>, <체인소맨>, <장송의 프리렌> <나의 결혼이야기> 등등.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에 자주 오르내리던 작품들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이제 소수의 마니아들이 즐기던 하위 장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많은 사람이 즐기고 있지요. 자신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눈을 흘기거나 편견을 갖고 반응하는 사람들이 올드하다는 취급을 받고 있기도 하고요. 

오늘의 카트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필두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하여 


전세계 애니메이션 산업

세계에서 가장 큰 애니메이션 시장은 미국입니다. 콘텐츠 소비력이 큰 데다 디즈니나 일루미네이션과 같은 대형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있는 세계적인 강국이니까 당연한 결과겠죠. 디즈니는 전체 애니메이션 콘텐츠 소비의 2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애니메이션 하면 떠오르는 나라는 일본이죠. 일본의 경우는 180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아시아 애니메이션 시장의 40% 이상, 전 세계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1년 기준으로는 2조 7422억 달러에 달합니다. 팬데믹기간 2배 이상 성장을 하기도 했죠. (아래)



보통 애니메이션을 2D, 3D, 스톱모션 등 표현 방식으로 나눌 수도 있겠지만, 저는 주로 이렇게 나누게 되더라고요. 미국의 대형 애니메이션 제작사(디즈니, 픽사, 드림웍스, 니켈로디언, 블루스카이)가 만든 애니메이션과 일본 애니메이션으로요.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지브리 스튜디오, 신카이 마코토(<스즈메의 행방불명>, <너의 이름은.>)  호소다 마모루(<시간을 달리는 소녀>) 감독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그 외에 수많은 만화(망가), 소설(라이트노벨) 혹은 오리지널 기반의 TVA, OVA 시리즈물 등이 있겠습니다.



OTT 이후의 일본 애니메이션

현재 공식적인 통로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방식은 극장과 OTT 2가지로 양분된 것 같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각 OTT에는 오리지널을 비롯해 독점적으로 공급되는 애니메이션과 애니박스(대원방송), 애니플러스 같은 국내 케이블 채널이 판권을 획득하고 비독점으로 공급하는 애니메이션들로 나눠지고요.


라프텔과 같이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OTT 채널도 있으나, 넷플릭스, 티빙, 왓챠에서도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죠. 특히 넷플릭스 같은 경우는 일본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시스템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작위원회와 달리 작품의 전개 방향이나 스토리, 결말에 대해 간섭하지도 않고 제작사에게 2차 창작물 활용 권한도 주었다고 해요. 한국에 진출 당시, 넷플릭스가 제작사들에게 하던 방식과 유사하죠.


여기서 ‘제작위원회’ 방식은 무엇인지 살짝 짚고 넘어가 볼까요?

일본 애니메이션은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제작위원회’가 비용을 분담해 제작하며, 저작권 역시 제작위원회에 귀속되는데요. 유명 애니메이션 IP들은 OTT 오리지널이 아닌 제작위원회 형태로 제작되어 작품 흥행에 따른 수익을 OTT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이 나눠 갖는다고 해요. (보면 인기 IP의 경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나 독점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죠) 출판사(슈에이샤), 굿즈/게임 회사(반다이남코), 애니메이션 제작사(토에이애니, 아이지포트) 같은 회사들이죠.

원래 제작위원회 시스템이 만들어진 취지는 리스크 분담이라고 해요. 여러 투자회사가 참여하면 판권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영화사·방송사 등을 끼고 하면 홍보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의 영화 투자 펀딩 시스템과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보통 한국 상업영화의 경우는 투자책임을 지는 투자배급사(보통 투자책임, 배급, 마케팅 등을 담당함)가 있고 다양한 회사, 펀드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리스크를 헷징 하는 형태입니다. 그렇다고 펀딩에 참여한 회사들이 작품의 내용이나 마케팅 등에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제작사와 투자배급사 고유의 영역인 것이죠. 그러나, 일본 애니메이션의 제작 위원회 방식은 다릅니다. 일방적으로 작가를 해고하기도 하고 원작자 같은 크리에이터들이 수익을 제대로 분배받지 못하기도 하죠.


이후로 넷플릭스는 인기 IP를 바탕으로 한 <리락쿠마와 가오루 씨> <포켓몬 컨시어지> <플루토>(아톰 원작) <공각기동대: SAC 2045><원피스><유유백서> 실사화 시리즈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팬덤을 사로잡고 시장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인 것이죠.  얼마 전엔 <원피스>의 리메이크 애니메이션을 넷플릭스가 독점 공급할 것이라는 기사도 났죠.  아직 끝나지도 않은 시리즈의 리메이크 시리즈가 나오는 겁니다. ‘원피스’라는 슈퍼 IP를 어떻게든 ‘뽕을 뽑겠다’는 기세가 느껴지죠.


2020년부터 지브리 애니메이션 21편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게 된 것도 엄청난 소식이었죠. 일본과 미국 넷플릭스(미국 판권은 HBO 맥스가 선수를 쳤고, 일본은 애초부터 딜에서 빠진 듯합니다)에서는 빠진 데다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불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넷플릭스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각인시킨 딜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기대하던 대로, 애니메이션은 넷플릭스의 꽤 짭짭할 수입원이 되었습니다. 광고요금제라든지 계정공유금지 등으로 정체된 구독자수를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지요.


아래 일본 애니메이션의 매출 비중을 보면, 2015년 이후 해외 비중이 급격하게 커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진출 시점과도 일치하네요) 21년 기준으로는 내수 시장과 거의 차이가 나지 않죠. 미국, 캐나다, 중국, 대만, 한국 순으로 라이선스 계약이 활발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2년 기준으로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수는 전체 구독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에서는 90% 이상의 구독자들이 애니메이션을 보았다고 해요.


충성도 높은 애니메이션 팬들을 구독자로 확보하면서 해지를 방어하고, 새로운 독점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유입을 확보하는 전략이 통한 것이죠.

애니메이션 팬 입장에서, 굳이 애니메이션 전문 OTT를 가지 않아도 넷플릭스를 통해서 한 번에 볼 수 있다면 가장 편리한 것이니까요.





왜 애니메이션은 대세가 됐는가?


어쩌다가 애니메이션은 대세가 되었을까요? 몇가지를 뽑아볼게요. 


2030 여성들, 움직이다(feat. 4세대 여성 아이돌의 부상)

애니메이션의 주 소비층이 바뀌었습니다. 2030 여성층은 여전히 어느 시장에서든 가장 빠르게 반응하고, 구매력 높은 세대로 통합니다. 4세대 여성 아이돌의 대중화, 시장 확장에 기여한 것이 ‘2030 여성 팬덤(여덕)’의 부상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는데요.  르세라핌, 뉴진스, 아이브, 에스파로 대표되는 4세대 여성 아이돌은 음반/음원 판매량, 공연 및 해외 차트 등에서 큰 성과를 이뤘죠. 이처럼, 애니메이션 시장 또한 타깃이 확장되면서 전체 파이가 커진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극장 애니메이션 TOP3인 <엘리멘탈><스즈메의 문단속><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여성 관객의 비중이 높습니다. 기존 극장용 일본 애니메이션은 1020 남성 위주의 시장이었다고 해요. 연령대에서도  20~30대 관람 비중이 높습니다. 보통 흥행영화들의 관객 분포는 2030 여성이라는 점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대중적’인 작품이었다는 뜻도 됩니다.


왜 이들이 반응한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 친숙하기 때문일 겁니다. 2030 세대는 1998년 일본 문화 개방 이후 어릴 때부터 공중파와 케이블채널(투니버스, 챔프 등)을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세대인데요.

<세일러문><천사소녀 네티><괴도 쟌느><달빛 천사><이누야사><원피스>까지… 이제는 리메이크가 되기도 하고 추억의 애니메이션으로 불리고 있는 작품지만, 각자 하나쯤은 품고 있는 인생 애니 하나는 있는 세대기도 하죠. <달빛 천사 OST 펀딩 프로젝트>는 역대 최다 금액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어렸을 때 즐겨보고, 어른이 돼서는 잊고 살았던 애니메이션들을 이제는 극장에서, OTT에서 클릭 한 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진입장벽은 떨어지고, 접근성은 높아졌죠.



더 쉽고 직관적인(feat. 숏폼의 부상) 

일단 애니메이션은 직관적입니다. 실사 영화나 드라마보다 스토리 구조가 어렵지 않고, 표현도 과장되어 있습니다. 내레이션도 빈번한 편이고요. (<약사의 혼잣말>은 내내 혼잣말=내레이션을 합니다) 게다가 짧습니다.

단순 비교해서 1시간짜리 10부작이 넘는 드라마보다 20분짜리 10부작 짜리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부담이 적고 단순합니다.


지루한 것을 못 견뎌하고, 짧은 숏폼을 선호하는 경향성이 커지는 와중에 재생 버튼을 누르기에 더 적합한 콘텐츠입니다. 유튜브 영상 하나를 트는 정도로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밥친구’ 로서 소비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 않는 ‘가성비 소비’에 맞다고 할 수 있죠.


책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에는 최근 콘텐츠 소비의 트렌드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것이 환영받는다” 고 언급하고 있는데요. 어렵고 긴 호흡의 콘텐츠보다 더 짧고 구체적이고 친절한 묘사의 라이트노벨이 각광받고 있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라이트노벨→만화→애니메이션 순서로 제작되는 사례가 많고요. <귀멸의 칼날> 은 원작 만화가 먼저고 소설화, 애니화가 동시에 진행된 사례인데요. 애니메이션의 경우 원작 만화의 설명을 그대로 살려서 만들어졌다고 해요. 그러니까 애니메이션 자체에도 설명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죠.


최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와 같은 맥락과 설명이 없는 애니메이션도 있었으나, 이건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네임밸류가 있기에 가능한 작품이었죠.


적극적이고 자발적인(feat. 덕후들의 부상)

애니메이션은 덕질하기 좋은 콘텐츠입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최근 1-2년 사이 트렌드가 되었던 ‘낭만’의 대명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죠. 이 영화의 흥행에는 20대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개봉 초기에는 <슬램덩크> 시리즈를 향유했던 30~40대 남성들이 관람을 이끌었으나, 2030대 여성 관객들이 점차 주도하게 되었는데요.  과거 <슬램덩크> 시리즈를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닌 새로운 층이 유입이 된 것이죠.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매주 증정 굿즈를 달리한다던지, 응원 상영회 등으로 N차 관람이 많았는데요. CGV에 따르면, 23년 기준 1년간 N차 관람 전체 작품 중 재패니메이션 콘텐츠 비중은 11.9%로 2019년 대비 6.1% p 늘었다고 합니다. 그중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N차 관람률이 28.6%로 가장 높았고, 명탐정 코난(21.2%)과 스즈메의 문단속(17.9%)이 그 뒤를 이었다고 해요.  과거에 N차 관람은 천만영화일 경우가 많았는데요. 최근엔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확대됐다고 합니다.


2030 여성들의 적극적이며 자발적인 팬덤 활동(덕질)이 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진 것인데요. 씨네 21은 이 현상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선정하면(덕통사고) 그것에 몰입하고(과몰입), 그들이 내 옆에 있는 듯한 물성들을 직접 만들어나가는(2차 창작물) 덕질의 문화적 유전자는 세대를 거쳐 고유하게 보존 돼왔다… 애니메이션의 허들이 낮아지면서 각 분야에서 모여든 팬덤이 다양한 방식으로 융화되며 계속해 즐길 거리(일명 떡밥)를 생산하는 것이다. 아이돌을 좋아하던 이가 애니메이션 장르에 들어와 기존 방식대로 생일 카페를 열고, 게임을 하던 것처럼 애니메이션을 분석하면서 팬들은 자연스레 장르에 정착할 이유를 갖게 된다.”




결론


애니메이션에 목숨 건 소니 

애니메이션은 돈이 되는 분야입니다.


21년도에 소니 픽처스는 발 빠르게 11억 7,500만 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애니 스트리밍 서비스 AT&T 자회사 ‘크런치롤’을 인수했습니다. 소니는 산하에 퍼니메이션이라는 배급사이자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합병하면서 애니메이션 스트리밍으로서는 1위가 되었습니다.


현재 1억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크런치롤은 2025년까지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8억 명의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소니는 왜 크런치롤을 인수했을까요? 자사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소니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콘텐츠 분야를 배급, 유통하고 있는데요. 한때 경영위기를 겪던 소니가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구조 조정과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환골탈태한 덕분’이지요. 이미 플레이어가 많은 주류 스트리밍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자사 영화들(<스파이더맨> 시리즈 등)을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홀드백을 두고 공급하고 있죠.  


그러나 애니메이션 장르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크런치롤은 북미 지역 애니메이션 배급도 하고 있는데요, <스즈메의 행방불명>의 북미 배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북미 지역 역대 최고 수익을 올린 상위 20개 타이틀 중 10개를 크런치롤이 담당했다니 어마어마하죠.  소니와 같은 일본 기업들이 내수 비중이 크던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은 어떨까요?

한국은 기본적으로 아동용 애니메이션(핑크퐁과 뽀로로의 나라니까요)이 중심인 시장이었는데요. 최근엔 한국 애니메이션의 장르와 수요층이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어요.

수많은 웹툰 IP를 보유한 네이버, 카카오가 웹툰의 애니메이션화를 이끌고 있는 게 주요한 요인이고요.


애초에 두 빅테크가 미래 먹거리로 ‘IP’를 선정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웹소설 플랫폼 등을 인수했는데요. 탄탄한 팬덤이 있는 검증된 IP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변주하며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노리는 것이지요. 애니메이션은 하나의 파이프라인이 되지 않을까요.


전문가들은 웹툰이라는 매체가 해외에 익숙하지 않은 매체인만큼, 글로벌 팬덤을 키우기 위해서는 애니메이션화 되는 게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최근 <나 혼자만 레벨업>이라는 일본에서도 인기 있던 슈퍼 IP 가 일본 제작사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어요. 현재 OTT를 통해서 비독점으로 서비스되고 있고요. 카카오 페이지에 연재되었던 키다리스튜디오의 <외과의사 엘리제> 또한 웹소설, 웹툰, 애니메이션화된 케이스입니다.


넷플릭스는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김태리 배우가 목소리를 담당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확정하기도 했는데요. 한국이 만든 애니메이션 혹은 한국의 IP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궁금해지네요.

물론 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되고, 경기침체 앞에서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고 있는 와중에, 콘텐츠 업계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넷플릭스는 작년 10월 애니메이션 부서를 구조조정하기도 했는데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비용을 줄이고, 외부에 맡기거나 비독점 애니메이션을 가져오는 것으로 방향키를 돌린 것으로 보이네요. 그리고 ‘키즈’ 섹션의 애니메이션보다는 ‘성인’ 구독자를 주타깃으로 하는 것으로 보여요.


올해도 작년에 이어, 애니메이션 붐이 이어질까요?

겨울 방학이 시작되고 극장가의 애니메이션은 가족 관객과 애니메이션 팬덤을 동시에 노리는 모습인데요. 미국에서 흥행에 실패한 <위시>는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고, 짱구의 첫 번째 3D 극장판 <신차원! 짱구는 못 말려 더 무비 초능력 대결전 ~날아라 수제김밥~>는 78만(1/12 기준)을 넘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신세계 에반게리온> 시리즈도 5번이 동시에 개봉하고, <스즈메의 문단속: 다녀왔어>라는 이름의 개봉 1주년 기념 버전이 재개봉합니다.

올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대되고 있는 디즈니의 <인사이드 아웃 2>는 6월, 제 기준 최고 기대작 <스파이 패밀리> 극장판도 3월에 개봉하고요.

앞으로를 주목해봐야겠습니다.




*뉴스레터 '콘텐츠 카트' 로 발행한 글입니다.

콘텐츠 카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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