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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수동삵쾡이 May 03. 2019

이제 30대가 꺾인
직장인의 감성팔이

우울함 디스트리뷰터

브금이 없으면  

이글을 읽는 의미가 매우 미미해지니 

재생을 눌러줘 ㅠ   


BGM - Gregory Alan Isakov - If I Go, I'm Going

 https://www.youtube.com/watch?v=q3gnxO8bUxQ


추운 겨울도 이제 다 지나갔구나 싶으니까 

등에 땀이 난다 

봄도 금방 가는구나 


얼었던 동네 저수지가 녹아서 

저번주에는 지나가는데 낚시꾼들이 많더라고 

이제 봄인가 싶었는데.. 


등에 땀난다 

지금의 나는 한마리의 저글링 같은 존재야 

다들 내나이쯤 되면 결혼도 했고 애가 몇살이니 마누라가 어쩌니 그러고 있는데 

마지막 미혼 친구도 올해초에 결혼했고 

나는 아무것도 없는 쓸쓸한 저글링같은 인생을 살고있어 

"누구집 누구는 벌쳐랜다!! 마인을 두개나 깔았대!!" 

"누구집 누구는 울트라 공업했대~" 

"누구집은 질럿이었는데 이번에 발업을 했다는구나!" 

나는 시발 존나 열심히 살아서 풀업에 아드레날린 다해서 버티는게 지금 이정도고 

본바탕이 저글링이니까 남은것도 뭐 없는데 

이게 존나 바닥까지 힘내고 있는건데 

저글링은 럴커가 될수 없는데 

시발 나보고 자꾸 

"원거리 공격도 해봐라" 

"버로우상태로 공격도 해봐라" 

"날아다녀봐라" 

"다크스웜은 못하냐?" 

하려고 이것저것 해봤는데 나는 저글링이라 안되는걸 어떻게 하라고... 

개같은 인생... 

어릴땐 나도 연고대쯤은 가겠지 했지 

아이큐 143나오고 과학영재 그런거 뽑혀서 교육도 받고

(과학상자 아냐 그걸로 하루종일 켜놓으면 한바퀴만 도는 바퀴 그런거 만듬..시발 그걸 뭐에 쓴다고...)  

공간지각능력인가 그거 존나 좋다고 천재라고 막 그랬는데 아무짝에 쓸모없고

(군대에서 지도랑 나침반 보고 주변 둘러보고 사방 10미터로 좌표 찍은적있음

m16 통신학교에서 받자마자 분해조립 하고

통신장비 설명서 보고 vhf장비로 rx/tx데이터 통신하는법 맞췄음

군대 별명 대남공작원됨) 

시발 맨날 방에서 혼자 술이나 쳐먹고 안주로 부침개 해먹어야지 히히히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있네 염병 

며칠전에는 방으로 술사서 들어가다가 한강에 뛰어들어 뒤질라고 

동호대교 밑에 한강공원 가서 맥주 네캔하고 소주작은거 한병 쳐먹고 

으엉 시발 이건 아닌거같엉 ㅠㅠ 하면서 강변으로 기어 내려갔는데 

손 살짝 넣어보니까 존나 차더라 

순간 부르르 소름이 돋으면서 부랄이 바짝 조여붙는데 

이건 아닌거같다 뒤지려면 곱게 뒤져야겠다 하고 

방에와서 콜라에 위스키 타서 마시고 딸치고 잤어


내인생은 어디서 부터 뒤틀린걸까 

나같은 좆같은 새끼 말고 이쁜 딸을 낳았으면 엄마도 좋아했을텐데 

엄마 미안해 나는 지옥에 갈거같아


시발 그래봐야 개 쫄보새끼라 내일 아침에 샤워 하고 술깨면 

또 회사가서 매일 보는 인간들하고 똑같은 일을 하면서 

헤헤헤 일이 뭐 그렇죠 ㅎㅎ 하면서 지내겠지 

매일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 

시발  


잘 구운 삼겹살 한점 

상추에 마늘하고 파무침 쌈장 살짝 올려서 

소주 한잔 깊게 들이키고 먹고싶다 

옥수동은 혼자가면 고기집에서 입장 거부 당한다 알아둬라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 보면 

이렇게 많은 불빛들 사이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한명 없을까 

그러고 보니 나는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하긴 해봤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맥주 네캔 만원에 사들고 언덕길을 올라서 작은 방안에 몸을 눕힌다 

맥주는 하이네켄 

hi 4캔 

.....이러니까 이해를 못해주지 


가끔은 그냥 다 훌훌 털어버리고  

어디 외진 동네에 작은 땅 하나 사서  

오는 손님 한두팀만 받는 펜션 하면서 

낚시나 하러 다니고 그랬으면 싶어 

그것도 돈이있어야 되는거니 못하겠지만 

가끔은 아무 생각없던 어린때로 돌아갔으면 싶어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지금처럼 되다만듯한 인간으로 자라겠지만 

1인분의 삶을 유지하는데 전력투구 이상의 노력을 해야하는 나는 

사실 내일 하루만큼의 시간도 겁이 난다 

이 힘들다 싶은 시간은 언제쯤 지나나 싶고 

아마 이쯤와서 브금이 끝났으면 좋겠지만 안끝났으면 잠깐 기다려서 마저 듣고 

아래곡을 틀어주면 좋겠다  


BGM - john mayer - stop this train

https://www.youtube.com/watch?v=mS2o4q7vRFM


인생이 기차랑 비슷하긴 한거같아 

목적지까지는 안멈추잖아 

가끔 좆같은 일이 생기는게 아닌이상 



비오던날, 역에서 멍때리고 비오는걸 쳐다보고 있던 30살 무렵 

그때도 시간은 계속 가고 있었겠지 

하루하루 나이는 먹고 

부모님 건강도 예전같지 않으신데 

일을 언제까지 하셔야 하려나 

슬슬 일 쉬셔야 할텐데 그러기에는 내가 너무 모자란놈이라.. 



부모님도 연세가 있으신데 언젠가는 돌아가시겠지 

주변 친구들 부모님 부고 소식에 검은 넥타이를 메고 있다가도 마음이 덜컹덜컹해


나는 여태 이나이 먹도록 철도 안들고 

아니 나이 먹는것 자체도 익숙하지 않어 

그냥 어린채 있었으면 좋겠어 

시간은 진짜 안가는건가 했는데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가고 있어   

나도 누가 그런말 해주긴 하지만 와닿지가 않아 

"야 그런다고 가는 세월이 잡아지냐"  

"그냥 흐르는대로 흘러가면서 살아 원래 그런거야" 

"너도 나이 더 먹어봐라 원래 사는게 세월하고 사는거 사이에서 타협해가면서 버티는거야" 

"뭘 하려고 하지마 원래 사는게 그러니까" 

"나는 안그랬을거 같냐" 

가끔 친구 만나서 

"야 시발 인생 35면 이제 겨우 도입부지ㅋㅋㅋ" 

하고 술한잔 하면서 넘기지만.. 



언젠가 한번은 처음 보는 동네 지하철역에 내려서 

지나가는 사람이 없는 길거리를 걷고 있는데 

갑자기 어릴때 생각이 나더라고 

아직 우리집도 안망하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살아계셨고 

다들 별탈없이 행복했고  

아무일도 없이 평온하고 

그런 상태가 계속 유지 될것 같았는데 

하는 생각 

잠깐 걷고 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막 나더라 

괜히 집에가서 엄마 보고싶어서 빨리 집에 갔어.. 



지는 해를 잡을수 없는것처럼 

가는 세월도 잡을수 있는것도 아닌건 이제 나도 알지 

서른 다섯이나 쳐먹고 아이고 가는 세월이 아쉬워라 노래불러봐야 뭐하겠냐 

그냥 내일 하루도 살던대로 살아가야지 



☆우울함 쉐어링의 대가로 고양이 사진을 드립니다☆  



아무튼 그래 

그렇게 싫어했던 냄새나는 꼰대 아저씨가 결국 되어버렸고 

20살에 결혼해서 애가 결혼한다고 사람 데려올때

나는 40중반인 시나리오는


개소리 집어쳐


앞으로도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을것같고 

그냥 어차피 흘려보낼 인생 하고싶은거나 열심히 하면서 살기로 했어 

사진도 한동안 쉬었는데 찍고 

낚시도 다니고 

자전거도 타고 

남는시간엔 게임이나하고 

그렇게 그냥 지내다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결혼할수도 있겠지 

아니면 말고 

내일은 옷이나 한벌 사러 가야겠어 

좀 고상해보이는 취미라도 한가지 배우던지 

악기나 그런거 있잖아 

아무튼 반늙은 아저씨의 넋두리를 읽어줘서 감사하다요 

다들 잘자고 내일도 뭐빠지게 살아라 

내일 나 민방위라 가서 졸다가 오후늦게 엔드게임 볼거임 ㅗㅗㅗ   

잘자랑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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