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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음이 누나 Apr 14. 2020

게으른 기록

기억에서 기록


잘 다녀왔다.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대략 50여 일에 가까운 시간이었나 보다. 언제나 그랬듯 출발은 이번에도 즉흥적이었다. 준비도 부족했다. 게다가 내 옆에는 엄마가 있었다. 그래서일까 예상과 달리 길 위의 날들이 여유가 많지는 않았다.


어떤 이들은 일기를 쓰고 영상도 만들고 길 위의 시간을 소중히 정리하고 기록했다. 그들의 기록이 부러웠다면 적확한 표현일까. 하지만 이내 곧 '저마다 길 위에서 처한 환경이 다르지 않겠냐'는 나만의 논리는 기록을 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아주 쉽게! 벗어나게 해 주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지금, 미뤄둔 기록이란 것을 통해 기억을 좀 더 해내 보고 싶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억은 스멀스멀 사라질 것이고, 어쩌면 미화되고 퇴색되기도 할 게 분명하므로. 물론 지독한 게으름과 망설임이 이 공간을 채우는 데 가장 큰 방해물일 것도 분명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이(위) 글을 써두고 3년이 지났다...


미화도... 퇴색도 돼버린 시간들을

이제라도 기억해보려고 하지만

이번엔 가능... 할까


아 지독한 게으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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