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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색담요 Aug 24. 2021

우리집 거실에서

가을비 내린 날



울창한 숲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절경을 집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남양주로 이사 왔던 15년 전에는, 아니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이 동네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불편한 교통편, 버스 정류장에서도 제법 걸어올라와야 하는 아파트 위치 등 단점만 눈에 띄었다. 그렇지만 뒷산의 나무들과 함께 나도 한뼘씩 자라고 있었던 것일까. 창을 열면 집안 가득 들어오는 상쾌한 공기, 사시사철 새로운 풍경으로 인사를 건네는 숲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요즘이다.


누군가는 궂은 날씨라고 투덜거리며 바라볼 빗줄기도 운치를 더해주는 빗방울로 기억되게 해주는 우리 집 거실 창. 빗방울이 창문을 힘차게 두드리던 오늘 오전, 나는 방충망까지 활짝 열고 젖은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가을장마 #풍경에세이 #비오는풍경 #재택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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