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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작업소 Jan 19. 2024

re-비엔나15일

출국을 하루 앞두니 이런저런 할 일, 이런저런 아쉬움, 이런저런 걱정이 생겨난다. 귀국 후의 처리할 것들과 잔고 정리 걱정과 함께 하고 싶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중 하나를 실천해 보기로 하여 언니와 알트 도나우로 출발~

도나우강의 원조 격인 알트 도나우는 오 년 전 언니네가 도나우 강변의 아파트에 거주할 당시, 집안의 창문 밖 풍경의 주인공이었다. 훤히 내려다 보이는 알트 도나우는 새롭게 길을 낸 뉴도나우만큼 넓고 시원한 맛은 없지만 주변의 아기자기한 요트하우스와 부자들의 세컨드하우스가 줄 지어있는 참으로 동참하고픈 한적함이 있다. 그래서 한 번은 산책할 의향이 있었으나 지금까지 올 때마다 가보지 못한 곳이다. 숱하게 내려다보면서 이제야 가게 된 알트 도나우는 역시나 아담하고 조용했고, 마침 비 온 뒤끝이라 개운한 풀냄새가 풍기며 정화되는 마음이었다. 그 마음을 한 줄 글으로라도 남기고 싶어 벤치를 찾았으나 빗물에 젖어 있어서 아쉬웠다. 백 미터에 한 번씩 나타나는 벤치베드에 누워 언젠가는 일광욕을 하리라 마음먹고, 또다시 올 날을 러프하게 계획해 보이도 하며, 여유로운 삶에 대한 정의도 내려보고, 복잡하기도 게으르기도 한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하며 두 시간 남짓한 알트 도나우 산책을 마쳤다. 여행지에서 해보고 싶었던 일이나 해야 할 일을 리스트화하고 그것들을 하나씩 수행하고 지워나갈 때의 쾌감만큼이나 다음을 기약해야 할 일이 오히려 목록에 추가된다. 아마도 비엔나에서의 출국 하루 전일 오늘도 몇 가지가 더 추가될지도 모를 일이다.


*알트 도나우 -점심 (숙소) - musa museum - 반찬 만들기 -저녁 (ganko-엄청 비싼 가성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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