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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역 인재에게 고른 배움의 기회를

카카오 테크 캠퍼스 with 전남대 공과대학 백성준 학장&최광훈 부학장

수도권에 비해 학생들이 실무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현저히 적다는 점이 항상 안타까웠죠. 그런데 카카오 테크 캠퍼스의 방향은
저희가 평소 고민해 왔던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배우는 만큼 생각도 뻗어 나간다. 혁신적인 사고로 미래를 이끄는 인재 양성에 필요한 것은 다양한 학습 경험이다. 그런데 지역별 교육 격차는 날로 심화하고 있으며 IT 관련 실무 교육 기회 역시 지역대학 학생들에게는 많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 공감한 카카오는 지역 소외 현상을 극복하고 IT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 거점 대학교와의 협업을 결정했다.


올해 출범한 카카오 테크 캠퍼스는 지난 4월, 반짝이는 인재들과 탄탄한 교육 인프라를 갖춘 전남대학교와 부산대학교에서 첫 닻을 올렸다. 물리적 제약 없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며, 프로젝트 기반 실무 교육까지 진행해 현업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주니어 개발자로 길러내는 것이 목표다.


전남대 캠퍼스에서 만난 공과대학 백성준 학장과 최광훈 기획·연구 부학장은 카카오 테크 캠퍼스가 마중물이 되어 학내에 다양한 기회가 열리기를 고대했다. 카카오 테크 캠퍼스는 학생들에게 고른 ‘배움’의 경험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 새로운 ‘가르침’에 대한 가능성을 불어넣고 있었다.

(좌측) 최광훈 부학장 / (우측) 백성준 학장


카카오 테크 캠퍼스와 협력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백성준 학장) 지난해 여름 카카오에서 전남대 소프트웨어공학과를 방문해 논의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광주·전남 지역은 수도권에 비해 학생들이 SW부트캠프 등 실무 교육에 참여할 기회가 현저히 적다는 점이 항상 안타까웠죠. 그런데 카카오 테크 캠퍼스의 방향은 저희가 평소 고민해 왔던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최광훈 부학장) 기존에도 대기업 주관 프로그램은 있었지만, 교육이나 양성보다는 장학금을 주기 위한 단발성 프로그램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별히 지역대학과 협력하는 프로그램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사실 카카오와도 협의를 시작할 때, 기존 프로그램 정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었죠. 실제 진행해 보니 기대 이상입니다. 커리큘럼부터 카카오 현직 실무 개발자 참여까지 진정성이 느껴져요.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학생들 반응도 뜨거웠을 것 같아요.

(최광훈 부학장) 학생들은 카카오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이 개설됐다는 것 자체로 전남대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높아졌다고 이야기합니다. 190~200명이 지원했고, 원래 60명 모집에서 정원을 늘려 70명을 뽑았어요. 주전공이 문과 계열인 학생들도 소수이긴 하지만 합격해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테크 캠퍼스 1기는 3월 모집을 시작해 교육은 4월부터 11월까지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최광훈 부학장) 1기 웹 개발자 양성 과정은 FE(Front-End) 트랙과 BE(Back-End) 트랙으로 구분됩니다. 기술 스택 학습부터 직군별 클론 프로젝트와 실제 웹서비스 개발 프로젝트 등이 진행되죠. 카카오 내부 서비스를 클로닝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코드를 분석· 수정하는 실무 웹 프로그래밍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스스로 몰입해 프로그래밍하는 것만큼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경험이 없을 겁니다.


(백성준 학장) 1단계 때는 별도 학기 강의가 없었는데, 2학기에는 카카오 테크 캠퍼스 학생들만 들을 수 있는 ‘실무소프트웨어프로젝트 1·2’ 과목을 개설했어요. 학교는 강의에 개입하지 않고, 프로그램 결과만으로 교과목 담당 교수가 P/F 평가를 합니다. 지금까지 전남대에 이러한 과목은 없었기 때문에 교무부 심사를 거쳤습니다. 학교는 보수적인 면이 있는데, 카카오라는 이름 덕분에 빠르게 심사가 통과됐어요. 선례가 돼 새로운 유형 강의 개설이 보다 쉬워지겠죠.


시스템이나 강의 형식 등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움직임을 일으킬 수 있겠네요.

(백성준 학장) IT 소프트웨어 분야는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대학도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새로 출현하는 분야를 실시간으로 강의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연구 중심 대학과 변화의 최전방에 있는 IT 기업이 강점을 잘 살려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이상적인 교육이 가능하겠지요. 그런 면에서 카카오 테크 캠퍼스가 좋은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학령 인구 감소 등 여러 사회변화에 지역 대학의 위기감이 높습니다. 지역 대학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백성준 학장) 지역에 좋은 기업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 기업들이 지역에 있는 대학들의 우수한 졸업생을 채용할 것이고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지역 대학으로 좋은 학생들이 모이게 되겠죠. 광주·전남 지역에 특히 첨단 IT 기업이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은 인프라·교통 등 이점과 명분이 있는 곳에 위치하게 되죠. 인력 수급도 그중 하나고요.

(백성준 학장) 결국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죠. 균형 발전이라는 거대한 문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대학 홀로 해법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가능성을 찾기 위해 크게 보자면, 최근 기후 위기로 인한 탄소 중립 실현이 화두입니다. 지역 내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산업의 성장도 지켜봐야 하고요. 막대한 전력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의 지방 이전 이슈도 있습니다.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미래 시대에 대비해 학교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경쟁력 있게 키워야겠죠.

전남대 공대의 경쟁력 강화 노력도 궁금합니다.

(백성준학장) 학교 차원에서 각종 국책사업과 프로젝트를 열심히 유치해 현재 ‘AI혁신융합대학원지원사업’, ‘데이터사이언스인력양성사업’,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고려대·포항공대·카이스트와 함께 ‘국가 반도체 연구실’로 선정됐고, 최근 ‘권역별 반도체공동연구소 공모사업’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대형 국책사업에서는 훌륭한 성과가 있는 반면, 기업 협력사업은 수도권에 비해 기회를 얻기 어렵지요. 그래서 카카오 테크 캠퍼스가 더 뜻깊습니다. 카카오처럼 특별한 의지를 갖고 실행해야만 겨우 밸런스를 맞출 수 있어요.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생긴다면 학생들이 굳이 수도권까지 갈 필요 없겠죠. 수도권 중심 사고도 전환될 수 있고요.


카카오에 더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최광훈 부학장) 카카오 테크 캠퍼스로 ‘교육의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후속으로 인턴십 등 ‘경험의 기회’까지 생긴다면 더없이 이상적이겠죠. 꼭 카카오가 아니더라도 함께 협업하는 스타트업으로 연결되는 기회가 생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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