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with 최관승 기사, 최영준 학생
개발자 분이 오셔서 발표를 했는데,
굉장히 구조가 복잡한 모빌리티를 개발해 시연하셔서
너무 놀랍고 멋있었던 기억이 나요.
우리 모두에게 가족보다 더 소중한 존재는 없다. 그래서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의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택시 기사의 자녀, 손자녀를 위한 성장 지원 프로그램인 주니어랩이다. 2023년 7월 처음 시행한 주니어랩은 모빌리티를 주제로 하는 코딩 실습과 함께 자율주행과 로봇, UAM을 연구하는 미래이동연구소에서의 생생한 현장 학습, 그리고 카카오모빌리티 개발자의 진로 멘토링 등 IT 개발자의 꿈을 가진 청소년에게 흥미와 자신감을 심어줄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 1기에는 23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올해는 주니어랩 2기가 3박 4일 캠프로 진행되었다. 카카오 모빌리티 주니어랩 1기였던 최영준 학생과 그의 할아버지 최관승 기사를 만났다. 중학생 손자는 할아버지 덕분에 한 뼘 더 자랐고,그 성장을 지원한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뿌듯한 미소가 가득했다.
기사님께서 카카오 택시를 운영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최관승 20년간 택시를 운영해왔어요. 콜 문화가 생기던 시기에 서울시 시각장애인 콜을 병행하면서 도우미 활동을 했어요. 그 후 개인콜 회사를 통해 콜택시를 운영하다가, 훨씬 손님들이 많이 이용하고 사용이 간편한 카카오로 이전한 것이죠.
카카오 택시 블루 기사로서 일을 하면서 보람이 있으시다면서요?
최관승 콜을 신청한 고객의 행선지가 기사들에게 전달되지 않기에, 승객을 가려받지 않게 되는 것이 블루의 특징인데요. 택시 기사들은 콜이 뜨면 행선지를 보고 손님이 아무리 바쁘든, 택시를 잡기 어려운 상황이든 관계없이 이득을 위해 손님을 고르게 된다는 말이죠. 그런데 그냥 행선지 생각 안 하고 현재 가까운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배차가 되면 그런 계산을 하지 않아 오히려 편할 때가 많지요. 그런데 손님들이 있잖아요, 의례적인 인사가 아니라 저한테 진짜로 고마워하는 게 느껴져요. ‘기사님 아니면 집에 못 갈 뻔 했다’고 하면서요. 뿌듯하죠.
카카오모빌리티에서 가족의 성장을 지원하는 ‘주니어랩’을 시행했어요. 어떻게 참여하시게 됐나요?
최관승 기사들에게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자손이 있으면 신청을 하라는 공지가 떴는데요. 작년에 우리 영준이가 중학교 1학년이었고요. 코딩이라는 게 뭔지 잘 몰랐지만, 막연하게 배우면 앞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겠구나 했죠.
영준 학생은 할아버지께서 주니어랩을 소개해줬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최영준 초등학교에서 이론이나 기본적인 코딩을 배우기는 했는데, 카카오에서 가르쳐주면 학교에서 배운 거랑 좀 다르지 않을까 해서 궁금했어요.
주니어랩 프로그램에서 어떤 것을 배웠나요?
최영준 총 네 번의 수업이 있었는데요. 코딩과 함께 미래의 직업이라는 주제로 교통수단에 대해 먼저 배웠고요, 마지막 수업 두번은 앞서 배운 것들을 직접 만들고 실행해보는 시간이었어요. 학교에서 배울 때는 커리큘럼에 맞춰 따라해보는 방식이었는데, 주니어랩에서는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만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몇 번의 수업만에 머릿속에 있는 것을 직접 만드는 게 어렵지는 않았나요?
최영준 제가 미래에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면 어떻게 구현할지를 선생님과 같이 이야기했고요. 또 블록으로 만들고 프로그램 짜서 실행시킬 때 모르는 게 있어서 질문하면 옆에서 선생님들이 차근차근 쉽게 가르쳐 주셨어요.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나중에 갈수록 잘 할 수 있게 됐죠.
마지막에 완성작을 발표했지요? 영준 학생은 어떤 걸 만들었어요?
최영준 택배가 가끔 늦게 올 때도 있다 보니 날아다니는 트럭이 있으면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프로펠러가 달려서 어디든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트럭을 만들었어요. 조금 더 디벨롭을 하지 못해서 실제로 날지는 못했는데 움직일 때마다 프로펠러가 작동하게 했지요.
기사님은 영준 학생이 만든 작품을 보셨어요?
최관승 그럼요, 대단했죠. 크기도 생각보다 크고 바퀴가 굴러갈 때마다 프로펠러도 움직이고. 원하는 데서 멈추게 하고 커브도 돌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중학생이 이런 걸 만들다니 너무 놀라웠지요.
영준 학생이 주니어랩 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은 무엇이었어요?
최영준 개발자 분이 오셔서 발표를 했는데, 굉장히 구조가 복잡한 모빌리티를 개발해 시연하셔서 너무 놀랍고 멋있었던 기억이 나요. 또 수업하는 교실 근처 연구실에서 자동차 실험하는 것들도 볼 수 있어서 정말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수업 갔다오면 이런 것도 봤다면서 친구들에게 많이 자랑했지요.
마지막으로, 기사님과 영준 학생 둘 다 주니어랩에 참여한 게 어떠한 기억으로 남았어요?
최영준 저는 집이 파주 문산이고, 할아버지는 서울 화곡동에 사세요. 주니어랩 수업은 영등포에 있는 네모개러지에서 했는데요. 수업 때마다 제가 경의선을 타고 가좌역에 도착하면 할아버지께서 저를 데리러 오셨어요. 수업까지 직접 바래다주시려고요. 할아버지랑 단 둘이 있는 게 처음이어서 어색하긴 했는데요, 한 달 동안 할아버지랑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최관승 제가 자식과 손주들에게 조금 엄한 편이긴 해서 처음에 영준이한테 제가 어려웠을 거예요. 가끔 통화하고, 가족끼리 모일 때 보기만 했지 손주랑 단둘이 있는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떨리면서도 설렜어요. 그러다 오가는 길에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에 대해 잘 몰랐던 걸 알게 되었고요. 저는 그게 참 대견했어요. 우리 영준이가 벌써 이렇게 많이 컸구나, 대화의 폭이 참 깊구나 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