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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Jin Mar 20. 2018

[뉴욕의 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은 파리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독립 기념일이기도 한 1866년 7월 4일, 이듬해 개최될 만국 박람회를 준비하기 위해 파리에 모인 정부 대표단, 사업가들의 식사 모임에서 저명한 법률가인 존 제이(John Jan)가 ‘미국의 박물관' 창설을 제안했는데, 이 계획이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메트로폴리탄이 태동하게 된다. 


존 제이는 뉴욕으로 돌아와  뜻있는 예술가, 사업가, 증권가들을 모아 이 계획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 불과 3년여 만인 1870년 4월, 메트로폴리탄(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으로 정식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아직 전시품 하나 없는 서류상의 박물관이었다. 이후 미국 문화와 예술 교육의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마음이 모여들었다. 각지에서 기부가 이어졌고, 어떤 이들은 유물을 기증하기도 했다. 1870년 11월 21일 기증된 로마시대 대리석 석관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1호 소장품이 되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을 바탕으로 유럽의 보불전쟁 중 경매에 나온 유럽 회화 174점을 구비하고는 1872년 뉴욕 맨해튼 5번가의 옛 무용학교 건물에서 드디어 ‘메트로폴리탄’의 문을 열었다. 

초창기의 메트로폴리탄은 보잘것없는 박물관이었다. 오랜 기간 동안 왕이나 제후의 후원으로 구축된 유럽의 박물관과 달리 시민의 손으로 이제 막 시작한 박물관은 전시품이 소박할 수밖에 없었다. 예산의 부족으로 수준 높은 진품보다는 인쇄 복제품이나 석고 모형을 구입해서 전시하는 일도 허다했다. 게다가 박물관의 개관시간도 휴일을 제외한 평일 낮 시간, 즉 근로자의 업무 시간에 한정되어 대중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의 내로라하는 거부들의 기부와 기증이 축적되면서 메트로폴리탄은 기하급수적으로 유물을 늘려나갔고 그만큼 관람객도 증가해 갔다. 늘어난 전시품에 맞춰 전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웨스트 14번가를 잠시 거친 메트로폴리탄은 1880년에는 센트럴 파크에 접한 지금의 위치에 자리 잡게 되었고, 이후 휴일에도 개관하게 되면서 박물관 다운 면모를 갖춰나갔다. 소장품 한 점 없이 서류상의 박물관으로 시작한 메트로폴리탄은 한걸음 한걸음씩 꾸준히 내디뎌 가며 15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2백만 점 이상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연간 6백2십만 명(회계연도 2014년 기준)의 방문객이 찾는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성장했다. 

* 1880년대의 메트로폴리탄

메트로폴리탄은 기원전 8천 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화권과 그 시대를 망라하는 예술 작품을 집대성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이 블로그에서는 앞으로 대표적인 회화 작품에 대해서만 소개할 예정이지만 이집트관, 로마관 및 중세 유럽의 무구 전시관 등도 관람객들에게 인기 있는 전시관이니만큼 가능하면 시간을 내어 돌아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센트럴 파크를 면하여 전체 경사진 유리창을 낸 새클러 윙의 이집트 덴두어 신전은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이시스 여신의 신전이었던 이곳은 아스완 댐 공사로 수몰될 위기에 처했을 때 미국의 지원으로 지켜질 수 있었다. 1965년 감사의 의미로 이집트 정부에서 미국에 기증하여 벽돌 하나하나 뜯어 옮겨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내에서 재조립 되었다.                                                    


메트로폴리탄의 아시아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메트로폴리탄은 서구 사회 박물관 중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수준의 아시아 문화를 소개하고 있어 박물관의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아시아 관에서 특히 인기 있는 곳은 중국 쑤저우(蘇州)의 정원을 모델로 삼은 애스터 코트(The Astor Court)로, 제작 당시 중국인 기술자들을 위해 중식 전용 식당이며, 그들의 여가를 위한 탁구대까지 마련하는 등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의 문화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14~19세기 유행한 우키요에(채색 목판화) 컬렉션은 미국에서도 최고로 꼽힌다. 고흐, 드가 등 유럽의 후기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우키요에가 궁금하면 일본관을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이외에도 인도,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의 불교문화와 힌두문화도 빠짐없이 구비하고 있다.                                                     

아시아관의 한 켠, 233번 전시실에는 한국관도 자리하고 있다. 1998년 한국국제교류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으로 개별 전시실이 조성되기는 했으나 다른 아시아관의 규모에 비하면 안타깝게도 다소 초라한 모습이다.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이 궁금한 분들은 한번 들러보고 더불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 좀 더 현실감 있는 설명을 나눔으로써 부족한 전시를 대신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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