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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6_0240

퍼플아티스트의 답문



  안녕하세요, 20210116_0240 님 :)

  오늘은 어떤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어요?




  최대한 고운 모습으로 맞이하고 싶은 마음.


  여행을 떠나고 싶으면서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평범했던 일상 그대로를 보내고 싶기도 한 마음.


  인생의 봄날을 살다가 떠나는 자신을 배웅해주러 온 이들에게 '잘 먹고 놀다 간다'는 느낌을 선물해주고픈 마음.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맞이하고 싶은 마음.


  최대한 많은 기록을 남겨두고 싶은 마음.




  언젠가 갑작스레 올 죽음을 생각하며 당신이 꺼내준 마음들을 하나씩 모았보았어요.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마음들이죠?


인터뷰 내내 당신은 죽음을 주제로 새로운 화두가 떠올랐을 때, 꼭 한 번씩 저의 생각을 궁금해하고 질문해주었어요. 그 세심한 관심, 애정이 무척이나 향긋해 기분이 퍽 좋았더랍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기꺼이 내어줄 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에게까지 따스한 관심을 보내준 당신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모르겠다'라는 상황을 싫어한다던 당신. 자신이 답답함을 느끼기에 다른 이들에게 그와 같은 상황을 만들어주고 싶지 않아서였을까요? 장례 방식, 장례식, 사후 제사와 관련된 모습들까지.. 하나 하나 본인답게, 구체적인 바람들을 이미 생각 중인 당신이었지요.


특히 다양한 주종(種)을 준비하고, 조문객이 선택하는 술에 맞추어 자신이 좋아하던 안주가 나오는 장례식 이야기는 듣는 내내 정말 즐거웠어요! 애주가(愛酒家)이기도 하고, 방탄소년단을 진심으로 애정하는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이자, 즐겁게 노는 순간들에 진심인 당신의 장례식은 말 그대로 당신의 살아생전 취향들로 채워진, '잘 먹고 잘 놀다 가는' 송별회의 모습으로 그려졌습니다.


솔직히 저는 '죽음'에서 시작되는 생각을 '삶', '자아', '가치'들로 이어갈 수 있는 힘이 생기면서부터 비로소 저를 발견해가기 시작했어요. 다른 여러가지 키워드로 생각할 때는 도무지 모르겠는 것들이 '죽음'에서 생각을 시작하니 실마리가 잡혀가기 시작한 거죠. 기발하고, 매력있는 당신의 생각들은  과연 어떤 시작점에서 뻗어나온 것인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사실 '삶'에서 시작되었든, '죽음'에서 시작되었든 결국 삶과 죽음이 서로 이어지게 되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그 둘(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이야기 하나 하나가 넘치고 부족함 없이 똑같은 무게로 중요한 것이겠지요. 이 세 가지(삶, 이야기, 죽음)가 분명하고도 다채로운 당신과의 인터뷰는 그래서 더더욱 재미있었고, 유쾌했고, 매력적이었다 생각합니다.




  나긋한 당신의 목소리, 배려 넘치는 질문들. 자꾸만 인터뷰하던 순간이 생각나 답문을 쓸 때에도 한없이 미소짓고 있는 저입니다.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좋아하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하고픈 느낌을 정성스럽고 분명하게 표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갑작스레 오는 죽음이겠지만 삶이 이토록 곱고 찬란한 분이기에 충분히, 여유롭게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다 맞이하시리라 믿습니다. 짧은 답문이지만 이 말을 마지막으로 이만 줄이도록 할께요.


함께 해주셔서 온 마음 다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도 살아내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죽음을 그리는, 퍼플아티스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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