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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_2008

퍼플아티스트의 답문



  안녕하세요, 20210202_2008 님 :)

  오늘은 어떤 하루를 살아내고 있었어요?




  영화, 사진, 운동.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풀어낸 삶에서 당신의 열정은 이 세 가지를 향해있었어요. 10대에 시작된 '영화'에 대한 열정, 20대 후반 시작된 '사진'에 대한 열정. 그리고 지금 가장 애정 쏟고 있는 '운동'에 대한 열정까지. 숱한 위기와 좌절의 상황을 겪으면서도 한 번 열정을 품으면 '나에게 맞다' 느껴지는 모습을 찾을 때까지 그 분야 안에서 꾸준히 변모해 온 당신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특정 분야에 대한 애정'을 '성공에 대한 열정'으로 방향잡아 미친 듯이 성장해가던 중, '나는 3등으로 살아도 되겠구나. 1등 작가님에게 갔던 일 중에 (그 분이 맡지 않아서) 남은 일이 있으면 나는 그것만 하면서 살아야겠다' 욕심을 내려놓고, 운동을 시작하고.. '자기 자신으로서 바로 서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며 불안과 스트레스를 다스리게 된 당신의 이야기. 저는 문득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가쁘게 쉬어오던 숨을 크게 내뱉었습니다.


그동안 습관적으로 혹은 주입된 그대로.. 제가 품는 모든 애정을 '성공에 대한 열정'과 연결시켜왔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괜찮았을텐데..', '그러지 않았더라면 조금 더 즐기면서, 조금 더 많이 웃을 수 있었을텐데..' 여러 감상이 그제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후회보다는 이제 볼 수 있게 된 깨달음들을 차분하고 차근히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미친 듯이 경험하고 성장하려 안달하던 시간들. 품었던 모든 애정을 오직 '성공에 대한 열정'과 연결시켜 온 선택들.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리 선택하였기에 경험적으로, 정신적으로 넓고 깊어진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지만 '잘못을 깨우치고 뉘우치는' 후회와 '마음 끌리는 데가 남아있어 섭섭하게 느끼는' 아쉬움은 별개의 문제이지요. 아쉽습니다. 조금 천진하게 놀지 못한 날들, 웃을 알면서 마음껏 웃지 않았던 날들, 순간을 자유롭게 즐기지 못한 날들.


무엇이 그리도 급했냐고 질문한다면, 성공이 그렇게도 급했다 대답하겠지요.


앞으로도 그러고 싶은지 묻는다면, 때에 따라 선택해가고 싶다 대답하고 싶어요. 스스로 품은 애정을 '성공에 대한 열정'으로 연결시킬 때 얼마나 빠르게 성장해갈 수 있는지 아는 것 역시 값진 배움이기에.. 이 또한 존중하고, 활용하며 살고 싶거든요. 다만 앞으로 한참은 제가 품은 애정을 '즐거움에 대한 열정'으로 연결시키는 연습을 해보려 합니다.


당신은 자신이 가지는 의지가 좋은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나의 의지대로' 사는 삶, '내멋대로' 사는 삶을 살고 싶다 하셨죠. 저 역시 저의 타고난 성품과 능력을 믿고, 마음에 거슬림 없이 흐뭇하고 기쁜 상태로 살아가는.. 그런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모님의 입관(入棺)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화장 후 남은 유골과 철심을 보며.. '맨날 아프다 그랬는데 이제 더 이상 안 아파서 다행이다', '저거를 몸에 지니고 있었으니 얼마나 아팠을까', '찾아가서 이모 얼굴 보고했던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구나' 말해주셨을 때. 경험치처럼 쌓인 주변인의 죽음들에 관해 이야기해주셨을 때.


때마다 당신은 죽음이 드리우는 상황에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을 해 온 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죽음이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눈앞이 하얘지는 순간까지 다녀왔기에 진심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 죽음을 맞이한 누군가에게 '왜', '어떻게'를 질문해봤자 들을 수 없음을 거듭 느껴본 사람. 그런 사람이기에 내릴 수 있는 정의다워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애정하는 이야기, 도무지 애정할 수 없는 이야기까지. 저에게 그 모든 이야기를 기꺼이, 진솔히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스로 품은 애정을 '성공'과 연결시키는 것만이 유일한 방향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도록 숨길을 틔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통찰을 아낌없이 전달하여 다른 누군가에게 삶을 질문해볼 수 있도록 선한 영향력을 선물해주셔서, 그런 좋은 사람으로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죽음을 그리는, 퍼플아티스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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