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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곳니 Apr 01. 2022

주택 청약은 못해도 공모주 청약

6가지 요소

*모든 투자는 본인의 결정, 책임입니다.


2020, 2021년은 공모주의 해였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인기가 조금 시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모주 청약은 일반적인 주식 투자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이다.


공모주 청약을 처음 알게 된 건 주린이 of 주린이었던 20년 7월이었다. 그때 삼성전자와 리츠 그리고 미국 지수 추종 ETF 몇 개에 투자하던 나는 "SK바이오팜"파멸적 상승(=따따따상)을 보고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네이버 증권

그땐 아쉽게도 시드머니의 부족으로 참전하지는 못했었다. 그러는 사이 국시를 보고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지내다가 훈련소 입소 당일이었던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됐다. 이게 내 첫 공모주 투자였다. 공모가는 65,000원이었고 따상을 기록해서 169,000원(+160%)에 매도할 수 있었다. 초심자의 행운이었다.


이후 훈련소를 수료한 뒤인 5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시작으로 이번 달 초 "비씨엔씨"까지 약 1년간 14개의 종목에 청약을 넣었다. 그간의 성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수익률 그래프
수익률 요약 표

"일진하이솔루스"163.85%로 최고 수익률을 보였고 "HK이노엔"21.40%로 최저 수익률을 보였다. 평균 수익률은 106.89%이었다. 삼성, 미래에셋, 한국투자, KB, 키움, 하나, 신한, 그리고 NH까지 총 8개 증권사에서 14개 종목에 투자했다. 실제 종목들의 고가는 내 매도가보다 높았던 경우가 많아서 내가 고점에 팔 수 있는 능력자였다면 훨씬 좋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공모주 청약은 비교적 소액으로 할 수 있다. 보통 최소 청약 수량이 10주이기 때문이다. 청약을 하려면 내가 청약할 돈이 있다는 걸 증권사에 보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돈을 증거금이라고 한다. 보통 증거금률이 50%이기 때문에 ("청약 주식 수" x "공모가")의 절반을 청약 증거금으로 요구한다. 증거금을 납부해도 전부 공모주를 배정받는 데에 쓰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환불을 받게 된다.


"카카오뱅크"를 예시로 간단하게 수식으로 정리해보자.

-확정 공모가: 주당 39,000원

-최소 청약 수량: 10주

-최소 청약 증거금 = (39,000원 x 10주) / 2 = 195,000원

-배정 주식 수: 1주

-환불금 = 195,000원 - 39,000원 x 1주 = 156,000원


대부분의 주식은 증거금률 50%를 요구하지만 스팩주(SPAC) 같은 경우엔 100%를 요구한다. 각 주식에 맞춰서 최소 청약 증거금만 갖고 있다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일반 주식과는 다르게 공모주는 증거금 크기에 따라 배정이 된다. 다행히 돈을 적게 넣었다고 해서 못 받는 게 아니다. 균등배정이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의 배정은 균등배정비례배정으로 나뉜다. 보통 절반 정도를 균등, 나머지 반을 비례로 배정한다. 균등은 증거금 액수와 상관없이 모든 청약 참가자를 대상으로 배정되기 때문에 최소 청약 증거금만 있으면 된다. 비례는 증거금 액수에 비례해서 배정된다. 비례를 노리려면 계산을 잘해서 1주당 청약 증거금이 얼마여야 할지 당일 경쟁률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공모주 투자에서 유의미한 수익을 보려면 청약 증거금을 파킹 통장 같은 무위험 단기 예금에 예치했을 때의 수익과 비교해야 한다. 이때 경쟁률이 너무 높아 큰 증거금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몇 주 배정받지 못한다면 수익률이 무위험 수익률보다 안 좋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 추가로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을 사용하는 경우 이자도 고려해야 한다.


모든 투자는 잃지 않아야 하겠지만 공모주 투자에선 더더욱 잃지 않아야 한다. 


잃지 않는 공모주 투자를 위해 내가 보는 지표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1. 공모가 산정 방식 2. 확정 공모가 

3. 기관 수요 예측 4. 의무보유확약 

5. 청약 당일 경쟁률 6. 상장일 유통물량 



1. 공모가 산정 방식

아직 시장의 평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적정한 가격이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 예측한 것이다. 보통 유사한 기업의 PER, PSR, EV/EBITDA 등의 멀티플에 공모하는 기업의 주당순이익, 주당 매출액, EBITDA 등을 곱한 뒤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하고 여기에 신규 상장인 점을 감안하여 n% 할인한 금액의 구간을 희망 공모가액 밴드로 설정한다. 이때 유사한 기업의 선정이 제대로 되었는지, 주당순이익과 주당 매출액 등의 산출이 제대로 되었는지, 그리고 적당하게 할인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마켓컬리"의 공모가를 산정한다면 유사한 기업으로 "쿠팡"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켓컬리가 코스피에 상장된다면 코스피에 신규 상장되는 기업들의 평균적인 평가액 대비 할인율이 적용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2. 확정 공모가

기관 수요 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상단에 절대다수의 물량이 신청됐다면 공모가 밴드를 초과한 가격으로 최종 공모가가 결정될 수 있다. 이 경우 그 차이가 크다면 그 차이만큼 수익을 얻지 못함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인기 있는 공모주임을 알 수 있고 이는 잃을 확률이 적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수요 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하단 또는 하단 아래에 다수의 물량이 신청됐다면 기관이 해당 기업을 별로 좋게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경우 공모가가 공모가 밴드 하단 아래의 가격에서 결정될 수 있다. 기관의 예상과 다르게 시장이 반응한다면 추가적인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게는 좋지 않은 결과를 보인다.


3. 기관 수요 예측

최종 공모가가 나오기 전에 국내외 기관의 공모주 수요를 파악하는 단계이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다 확인할 수 있다. 국내외 기관이 몇 주를 신청했는지, 경쟁률은 몇인지, 얼마에 신청했는지를 알려준다. 이때 경쟁률이 지난해와 올해 공모한 주식들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공모가밴드 상단과 상단 초과에 기관들의 신청이 몰려 있는지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공모가밴드 하단에 많이 몰려있다면 해당 공모주로는 재미를 보기 어렵다.


4. 의무보유확약

기관들이 공모주를 배정받은 후 일정 기간 동안 이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당분간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적으므로 가격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 또 이 비율이 높을수록 기관이 해당 기업을 좋게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5. 청약 당일 경쟁률

보통 이틀에 걸쳐서 청약을 하게 된다. 경쟁률이 너무 높다면 투입하는 금액 대비 적은 수량을 배정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수익률 악화로 이어진다. 특히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 등 단기 대출을 일으켜서 진행하는 경우엔 이자도 못 건질 수 있으니 잘 계산해봐야 한다.


6. 상장일 유통물량

기관의 의무보유확약에도 불구하고 공모주 청약 전부터 주식을 가지고 있던 기존 주주들에게 유통 가능한 물량이 있을 수 있고, 개인투자자와 의무보유확약 미신청 물량들이 있기 때문에 상장 당일 유통물량이 전체 주식 수에 비해 너무 많지 않은 것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된다.


공모주 투자가 처음이라면 위 사항들의 수치가 어느 정도 나와야 하는지 감이 없을 것이다. 그럴 땐 보통 작년과 올해의 공모주들의 평균과 그 공모주들의 가격 흐름을 보면 감이 잡힐 것이다. 예를 몇 개 들어보겠다.


Ex. 잘 풀린 공모주

21.11.10 상장한 "디어유"

아이돌과 직접 소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알고 있다.

공모가는 26,000원이었고 최고가 99,100원으로 약 281%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22.03.31 종가 58,900원으로 아직까지 공모주 대비 약 132% 수익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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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모가 산정 방식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 가면 디어유의 투자 설명서를 찾을 수 있다. 공모가 산정 방식도 이 투자 설명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DART

평가방법으로 PER를 사용하기로 했다.

DART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JYP, 큐브엔터, 카카오, 그리고 와이지플러스를 유사회사로 선정했다.

DART

4개 회사의 평균 PER를 구해서 적용할 PER를 구했다.

DART

위에서 나온 PER에 디어유의 EPS(주당순이익)을 곱하면 27,332원이 나온다.


*참고) 주가=PER X EPS


2. 확정 공모가

DART

27,332원에서 34.1~12.2% 할인하여 희망공모가액 밴드를 두고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하여 26,0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수요예측에서 98.86%가 공모가 밴드 상단 이상, 그리고 92.88%가 26,000원 이상으로 나왔기 때문에 최종 공모가는 밴드 상단이었던 24,000원보다 8.33% 높은 26,000원으로 확정되었다. 8%의 수익률이 조금 아쉽지만 이 정도 경쟁률이라면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괜찮다.


3. 기관 수요 예측

기관 경쟁률 2,001.11:1로 2020 평균 경쟁률은 854.43:1, 2021년 평균 경쟁률 1,207.62:1을 훌쩍 넘겼다.

DART

수요예측 신청 가격에서 공모가 밴드 상단인 24,000원 이상에 98.86%이 위치하고 있다.

DART

4. 의무보유확약

DART

수요예측에서 의무보유확약이 37.46%였다.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DART

실제 배정에서 미확약 건수가 16.49%이었다. 역산하면 확약 건수가 83.51%이었다. 아주 좋은 결과였다.


5. 청약 당일 경쟁률

비례 경쟁률이 3196.30:1, 전체 경쟁률이 1598.15:1이 나왔다. 엄청난 흥행이었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 때문에 아쉽게도 균등배정이 0.66주였다. 이렇게 경쟁률이 높아서 균등배정이 0.xx 주로 나오는 경우 xx에 해당하는 숫자가 균등배정 1주를 받을 확률이다. 즉 "디어유"의 경우엔 66% 확률로 균등배정 1주를 받을 수 있었다. 또 비례배정을 받으려면 증거금을 많이 넣어야 하기 때문에 투입 대비 수익률이 조금 떨어진다.


6. 상장일 유통물량

상장일 유통가능 물량은 17.51%이었다. 역시 좋은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Ex.2 잘 안 풀린 공모주

220310에 상장한 "모아데이타"

사업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상장 당일 안 좋은 움직임을 보인 "모아데이타". 공모가는 20,000원이었는데 상장 첫날 고가가 18,000원이었다. 이후 내내 가격이 공모가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네이버 증권


1. 공모가 산정 방식

평가 방식으로는 "디어유"와 마찬가지로 PER가 사용되었다.

DART
DART

모바일리더, 시큐브, 위세아이텍, 비트컴퓨터, 케이사인, 엑셈이 비교기업으로 선정되었다.


DART

위 6개 회사의 평균 PER은 27.4였다.

DART

2024년 추정순이익을 구하여 연 할인율 15%를 적용해서 적용 당기순이익을 산출했다. 추정 순이익은 불확실성이 있고 할인율도 꼭 15%를 적용할 이유는 없으므로 리스크 요인이다.


2. 확정 공모가

DART

추정된 주당 평가가액에 할인율을 적용해서 공모가 밴드가 설정됐지만 좋지 않은 수요예측 결과로 인해 밴드 하단 아래인 20,000원이 확정 공모가액이 되었다.


3. 기관 수요 예측

DART

114.19:1의 경쟁률로 매우 안 좋은 결과였다.

DART

보통은 기관도 배정을 더 받으려고 희망공모가액 밴드의 상단 또는 초과에 신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단인 24,000원 미만에 신청한 비율이 43.81%로 매우 컸다. 공모주 청약임에도 불구하고 밴드 하단 미만 가격에 청약한다는 뜻은 기관이 해당 기업의 적정 가격을 공모희망가보다 낮게 본다는 뜻이다.


4. 의무보유확약


DART

수요예측상 의무보유확약이 딱 한 건, 수량으로 600,000주가 신청됐다. 전체 수량 대비 0.88% 밖에 되지 않았다.

실제 배정에서는 0.2%밖에 되지 않았다. 아주 안 좋은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5. 청약 당일 경쟁률

비례 46.78:1, 전체 23.89:1로 아주 좋지 않은 결과였다. 단, 한 가지 장점이 있었는데 경쟁률이 낮기 때문에 주식 배정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모아데이타"의 경우에 균등 배정이 12.58주였다. 이런 경우 약간의 상승만으로 수익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게는 약간의 상승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6. 상장일 유통물량

상장일 유통물량은 43.15%였다. 아주 좋지 않은 결과였다.


*공모주 투자에 도움 되는 사이트/유튜브/블로그


여유가 없는 개인투자자라면 위 내용을 다 DART에서 일일이 찾아볼 필요는 없다. 요즘은 워낙 정보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많기 때문이다. 추천하는 유튜브와 블로그 링크를 첨부한다.


1.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모주뿐만 아니라 주식 투자에 상당히 도움 되는 사이트이다. 나는 보통 사업보고서를 읽고 싶을 때 활용한다.

https://dart.fss.or.kr/main.do

공모주 투자를 위해서는 위 3개의 서류만 읽어보면 된다


2.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PHt56f4p6wVsPIDttxXZ2g


https://www.youtube.com/channel/UCcIkTkPN8QP3PzJuwACgxMg

https://www.youtube.com/channel/UCw8pcmyPWGSik7bjJpeINlA


3. 블로그

https://blog.naver.com/msql


*위에서 언급한 유튜버, 블로거 분들과는 아무 관계없습니다. 그저 한 명의 구독자일 뿐입니다. 관계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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