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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ngFei May 03. 2024

첫번째 이야기

인생은 쓰다

물론 내 인생에 달콤한 날들이 쓴 날들보다 많다. 그런데 달콤한 일들보다 쓰디쓴 일들이 깊이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오래 머물다가 간다.


누구나의 인생이 좋기만이야 하겠냐만, 잘 모르는 누군가는 내 인생을 부러워하기도 할거다. 하지만 나는, 남들처럼 사는게 소원이다. 소원이'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과거형을 쓰기엔 내 마음이 아직 단단하지 못하다.


 짧게 내 인생을 축약해 보면, 겉만 번지르르 한 알맹이 없는 껍데기 같았달까…?


어찌보면 내 10대는, 남부러울것 없이 부족함 없이, 공부 외에는 걱정거리 없이 지냈다. 하지만 강남 8학군 고등학교에서 1등급을 받고도 스카이는 근처도 못간게 내 인생의 가장 쓴 스토리였다. 결혼 전까지는. 이게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였다는게. 나 참 곱게 자랐나보네. 남들 그렇게 재밌다는 대학교 신입생때 나는 메너리즘에 빠져 하루종일 침대에 무기력하게 누워 눈물을 흘리며 살았다. 인생의 첫 쓰디쓴 패배감을 느끼며. 다시 일어나 도전할 용기를 잃은 채. 긴 방황이었다.


20대에는 남들이 부러워 하는 외국계 금융회사를 다니고, 돈벌어 명품 휘감고, 친구들과 압구정 청담 이태원에 새로생긴 레스토랑 투어하며 '섹스앤더시티'를 모방한 '잘나가는 젊은 싱글 여성'의 삶을 살았다. 남들이 와~ 하는 금융회사에 다니지만 실제로는 빚좋은 개살구, 무수리, 겉만 번지르르하다는게 나를 괴롭혔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직장생활은 심지어 동료들과 사이도 좋지 않았다. 스스로 타인들로부터 멀어지려했고, 그들도 나를 멀리했고, 난 마음도 입도 닫았었다.


30대에는 홍콩 금융권에서 일하고 미드레벨에 살며 클러빙과 파티를 즐가며 흥청망청 살다가 월세를 낼 돈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외로웠고 허무했다. 남들 다 하는 결혼을 못한게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결혼을 결국 하긴했고 싱가폴로 왔으며 살벌한 신혼생활이 날 기다리고 있었고 선택하지 않은 아이없음으로 인한, 삶의 균형 자체가 오래도록 무너져있었고 나는 깊은 구렁텅이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으며 또다시 패배자의 삶을 살았다.


나는 몸도 마음도 많이 아팠다.


40대가 되면서, 아이없이 사는 삶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고 다시 삶이 달라졌다. 물론 그 마음이 쉽게 먹어지는건 아니지만 아이없음으로 인해 고통받는걸 그만하고 싶었고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고 싶었고 다시, 내 인생을 잘 살아보고 싶었다. 그 고통의 시간이 내 인생이 너무 아까워 미칠지경이었다. 그리고 7년만에 재취업에 성공하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지금부터 내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매우 감정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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