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로시 Mar 08. 2023

"엄마. 나는 엄마가 그렇게 화내면 속상해."

엄마보다 이성적인 아이


 몸놀이 하다가 버럭 해버린 엄마


아이가 어렸을 적부터 나는 아이와 몸놀이도 꽤 즐기는 엄마였다. 두 살 터울 오빠와 함께 자랐기에 몸싸움, 몸놀이와 같은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 두려운 건 '장난'과 '위험'을 분간하지 못하는 아이의 천연덕스러움이다.


아이는 몸으로 놀며 때론 위험한 행동을 요구하곤 했는데,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칭얼거리기 일쑤였다. 아이의 칭얼거림에 유독 약한 내가 화를 버럭 내면 아이는 울먹이는 소리로, 그러나 눈물은 흐르지 않도록 애써 참으며 말했다.


"엄마. 나는 엄마가 그렇게 화내면 속상해."



 배운 걸 써먹는 아이


아이의 저 말은 작년에 어린이집에서 배워온 '나 대화법'을 활용한 것이었다. '나 대화법'은 “나는 OO하면(사실) OO해(감정)”라고 이야기하며 타인을 탓하지 않고 내 기분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배운 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나와는 달리, 아이는 본인이 배운 내용을 필요한 순간에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성을 잃을 뻔한 순간, 아이가 또다시 나를 살렸다. 내가 이성을 잃지 않는 엄마가 되도록 이 아이가 나보다 먼저 정신을 차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수가 항상 옳은 건 아니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