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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nghwi Shin Feb 05. 2021

대한민국에서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2017년 대한민국 정부에서 R&D로 투자한 예산은 19조 4,615억원이라고 한다.

(통계는 "2017년 정부 R&D 사업 들여다보기"에서 확인)



19,461,500,000,000 참으로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만원짜리 100장의 두께가 약 1cm이라고 하니 이를 기반으로 계산하면 19,461,500,000,000 / 1,000,000 * 1cm = 19,461,500cm = 약19km!


정부에서는 이렇게 어마어마한 금액을 들여서 R&D를 추진하고(물론 정부지원금 비율이 있으니까 아마 전체가 이 금액이 아닐수도 있으려나?) 이를 기반으로 원천기술 확보와 산업화를 추진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름 여기저기 국가 R&D 그리고 지원과제 등등 국가 예산으로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일이 간혹 있는데, 그 결과를 보면 "프로젝트 결과 = 실패"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실패가 아니면 반드시 성공"이라는 문장이 성립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국내 R&D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대부분 "성공" 또는 "우수"라는 평가 결과를 받는 것을 볼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R&D 프로젝트 결과는 "성공" 또는 "우수"?
이는 평가를 위한 정성/정량적 지표에 도달했다는 의미이고 R&D 프로젝트 결과에 충분히 그 의미가 있었음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평가지표를 보면 국내수준 대비 또는 국제수준 대비라는 지표들도 간혹 찾아볼 수 있는데, 국내/국제수준에 비추어봐도 전혀 뒤지지 않는 결과를 낸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결과를 냈으므로 차년도 또는 발전된 다른 과제를 수행한다고 하면서 기간이 늘어나기도 예산이 늘어나기도 한다.

여기서 의구심이 드는 것이 하나 있다.
성공했거나 그 결과가 우수하다면...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세계시장에 출시하거나 국내 시장에 출시하여 나름 뜨거운 반응이 있어야하는 것 아닐까?
물론 시장이 기술력만 가지고 평가하는 곳은 아니고 가격이라는 지표도 있고 마케팅, 영업 등 많은 지표들이 있으니 불타오를 만큼의 뜨거움이 없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어느정도 열기는 느낄 수 있어야하는데 아닌것 같다.

보다 객관적인 지표가 있는지 "R&D 과제 성공률 또는 실패율”이라는 통계가 있는지 검색을 해보면 아래과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검색중 일부를 보면 성공률이라는 지표를 찾아볼 수 있는데, 링크를 클릭해볼 필요도 없이 “높은 성공률 + 낮은 기술 사업화 비율”이 주요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우선 검색 결과에서 볼 수 있는 몇몇 글들을 읽어보면 이유와 대안을 언급하고 있지만 대안은 관심없어 거론되는 원인을 보면 다음과 같다.

1. 안전하게(?)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연구 주제 선정
2. 참여 중소기업의 사업화(판로 확보 및 상용화) 실패
3. 연구비 사용에 대한 과도한 통제

언급한 원인들은 그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것들이다. 물론 근거가 있기 때문에 기사에도 실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과연 이러한 원인들 밖에 없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원인! 순서를 바꾸어 생각을 해보자.
지금까지는 "과제 기획 - 예산 수립 - 제안서 평가 - 과제수행 - 과제 평가 - 성공 또는 우수"와 유사한 형태의 의식 흐름으로 그 내용을 파악하고 생각했다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만약 "어떤 과제는 실패했고 과제를 위해 예산은 모두 소진했다."라고 가정해보자.
앞서 나열된 순서의 마지막부터 차근차근 따라간다면 경우의 수가 많겠지만 하나의 예시로 다음과 같이 생각해볼 수도 있다.

"과제 실패/예산 소진 - 과제 평가 - 과제 수행 부적절 또는 허술 - 제안서 평가 결과 부실 - 예산 산정 오류 - 불필요한 과제 기획"

이렇게 된다면 다음으로 어떤 논의를 해야할지 가정해보자.

과제 실패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낭비 또는 소진된 예산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제안서 평가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과제 수행간 관리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데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누군가 결과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어야 한다?
인간의 본성에 따라 생각한다면 과연 각 단계의 담당자 또는 담당자들이 이와 같은 책임질 상황을 보기만 하고 있을꺼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면 "A가 아니면 B라도" 또는 "있어 보이는 것 처럼"...

주장하고자 하는 논리를 흔들 수 있는 부분이므로 명시적으로 언급하자면 이건 담당자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다.

이것은 과제 실패에 따른 담당자를 비롯한 담당자 보고 체계에 위치한 분들에게 닥칠지 불편/귀찬음 그리고 책임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가 예산이 투입된 과제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으며 실패해서도 안된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실패하면 안되는것인가?"라는 질문에 "실패해도 되지" 또는 "실패할 수 있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들은 그런 불편한 일은 만들고 싶지 않은 것이다.

신문 기사에서도 "XXX 억원 R&D 자급 투입"이라는 제목과 문장을 볼 수 있다.
투입?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이것은 "투자"라고 생각하고 표현을 투자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투자"는 손실의 가능성을 항상 동반하는데, R&D는 너무나 당연히 실패할 수 있으므로 투자라는 것이다.

투자와 손실... 지금의 R&D,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년 일정 금액 이상 매수하고 연말에 매도하는데 손실이 없는 상황과 동일한 것 아닐까?
국민연금공단이 투자해야할 상품이 아닐까 싶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문장은 지금의 초등학생이면 의미는 인지할꺼 같고 교육 현장에서는 이 문장의 가르침을 따르도록 교육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100%에 육박하는 R&D 과제 성공률을 자랑하는 현 상태는 대한민국에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교육하는 것은 다소 거리가 있어보인다.

R&D에 자금을 투자했고 결과도 좋다는데 왜 이럴까?라는 질문이 적용되지 않는 과제/분야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 질문을 적용할 수 있고 지금까지 많은 기사들도 있고 국정감사에서 거론도 된거 같은데 "왜' 변화가 없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면 지금까지의 논의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본성과 관성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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