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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절 Oct 22. 2020

쓸모 있음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은 이들을 위하여

좌우명이 있냐고 하면 입 밖으로 꺼내긴 겸연쩍지만 글로 쓸 때 좋아하는 문장이 있다. ‘일단 하고는 볼 테요, 후회는 하여도 미련은 없을 테니’. 대뜸 이 문장이 내게로 와서는 원동력이 되어 이것저것 도전하게끔 만들었다. 심지어 옛 블로그에 저 문장으로 나를 소개했다. 오글거리는 문장 덕분에 20대 초중반을 흥미진진하게 보내왔다.

오랫동안 펼쳐 보지 않던 책을 꺼내듯 얼마 전 이 문장을 새삼 다시 꺼냈다. 문장을 보고는 없던 숫기가 생기더니 조곤조곤 옆에서 힘이 되어주었다. 불안함과 걱정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와도 이 문장이 의연하게 내 곁을 지켜주는 기분이었다. 이 문장이 나를 얼마나 살렸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배두나의 연기 철학을 좋아한다. 연기를 왜 좋아하냐는 질문에 그는 ‘연기가 어려워서 더 재밌다’고 했다. 보통 어려우면 피하고 싶기 마련인데 어려워서 더 재밌다는 아이러니한 지점이 요즘은 퍽 많이 공감된다.  나는 이 말을 믿는 편이다. ‘힘들다고 느껴질 때 성장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에도 불구하고 계속 시도와 도전을 이어가야 하나라는 회의적인 물음을 말끔히 해결해준 말이었다.

저마다 다른 삶을 살고 있으니 가치관 또한 다양할 것. 그중에 ‘안정과 성장’이 일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가치관일 것이다. 둘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성장을 택할 것이다. 성장엔 안락은 사치다. 너무 치기 어리고 패기 넘치는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이왕 사는 거 나의 철학과 가치 그리고 고민들 끝에 생산된 결과물로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싶다. 그렇기에 내가 말한 일들은 보통 쉽지 않을 것이다.

배두나의 연기 철학을 ‘일’로 치환해도 아마 같을 것이다. 일이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재밌다고. 쉬운 일을 폄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안다. 다만, 일로 인해 무료함을 느끼기보단 너무 치열해서,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쓸모 있음. 묘하게 불쾌하면서도 이상하게 기분 좋은 단어다. 일하면서 쓸모 있고 싶고, 내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쓸모 있었음 하고, 쓸모 있음들이 모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내길 바란다.

그래서 오늘 나의 쓸모와 가치관을 잘 전하고 오자는 이야기였다.

위 사진은 재수 작가님의 그림이다. ‘재수의 연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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