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지속한 미술교육봉사의 시작
시작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였습니다.
우리는 그림이 즐겁다는 것을 알았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고,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다짐이 있었죠.
처음 찾아간 곳은 서울시의 한 아동양육시설, 가정이 없거나 또는 가정이 있어도 여러 사정으로 인해 시설에서 보호받아야하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즐거운 미술수업을 나누자는 생각으로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수업을 준비했고, 움직이는 손과 목소리를 관찰했습니다. 그리는 그림, 자르고 오리는 모양, 생전 처음보는 색 조합, 어떤 활동을 즐거워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우리 마음이 통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의 그림도 특별하지만 아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질문하고 더 많이 알려주고 더 많이 이야기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를 다시 만날 때마다 빛나는 눈빛, 자연스러운 포옹, 반가움으로 상기된 목소리는 지속적인 만남과 약속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1-2년의 시간이 흐른 후 아이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우리가 만나는 ‘시간'과 서로 나누는 ‘대화’라는 것을 알았고, 더욱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깊은 만남을 위해 ‘대화중심 미술교육'을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의 시작을 또 생각해보자면 그것은 모든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시작의 시작이란 결국 변하지 않는 중심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이드런에게 변하지 않는 가치는 모두가 아이들을 존중하는, 이 세상을 아이들과 함께 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으로 다양한 환경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먼저 찾아갔던 것이고, ‘예술과 디자인'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해보자는 시도가 에이드런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시작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였습니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넘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육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아이들에게, 우리가 전달하는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어른들에게 올바른 지혜와 감정을 전달해야 하니까요.
그동안 에이드런 교육봉사를 함께 해주신 493명의 강사,서포터즈,작가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도 에이드런은 따뜻한 선생님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3명의 미대생들이 모여 시작한 미술봉사팀이 같은 마음으로 모인 분들과 함께했듯이 시작의 크기와 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견하는 것과 지속할 수 있는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