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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샘 Nov 13. 2021

여자도 군대가라는 말(2)

여자도 군대 가는 사회가 되면 성평등 해 질까?

저자의 강연을 듣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다.


이런 의식의 흐름으로, 글을 써보려 한다.


1. 내가 경험한 군대에 대한 히스토리(나는 열띤 토론에 참여하기보다 듣는 편이다. 그리고 이렇게 내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하는 이 시간이 필요하다.)

2.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학생들과 '군대'에 대해 나눴던 이야기들...

3. 군대가 나올 때마다 억지로 끌려 나온 아이러니한 임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자 그리고 남자,

남자 그리고 여자


성대결 구도로 수업이 진행되면 진이 빠질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블랙홀 of 블랙홀은 '군대'이야기가 아닐까.


여학생들은 이렇게 물어본다.

 "선생님, 여자도 군대가라는 말에 어떻게 말해줘야 해요? 답답해요. 내가 군대 안간다고 했어요? 여자는 군대 안 가겠다고 말 한 적이 없잖아요."


남학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남자로 태어났다고 군대에 가야하는 건 억울해요. 모두가 가야하는거 아닌가요? 가서 시간 낭비만 하고, 보상은 거의 없고... 이건 착취에요. 착취!"




학창시절의 나를 비롯해서, 내가 만난 여학생들의 50% 이상은 군대에 갈 수 있다고 말한다.

아, 이건 어디까지나 일개 개인의 경험일 뿐이고!


그럼, 여러 다양한 조사기관의 설문결과를 살펴볼까?


질문) 여성의 군 의무복무


찬성: 48.8%

반대: 44.9%

잘 모름: 6.4%

(2021, 데이터리서치 국민여론조사,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찬성: 52.8%

반대: 35.4%

잘 모름: 11.8%

(2020,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전국 성인남녀 1012명)


찬성: 62.5%

반대: 37.5%

(2019,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별을 나눠서 좀 더 살펴볼까?


남성: 70%

여성 47.8%

(2018, 한국리서치, 20-30대 1002명)


남성: 70.8%

여성 53.7%

(2019,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내 경험이 얼추 비슷한 것 같다.


그럼 다시 억울함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누가 더 차별 받고 있지?

누가 더 희생하고 있지?


성대결을 넘어서 차별과 희생에 대한 억울함만 토로하다가 혐오까지 가고 있는 것 같다.(얘들아~ 제발...ㅠㅠ)


"야! 그럼 너네도 군대가"


그래서 지난 글에서는 여자도 군대에 갔을 때를 아주 일부분 이야기 해보았다. 

여군의 상품화, 실질적인 배치문제 등등...

별 다른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왜냐고? 

여자도 군대가라는 말을 여자와 남자간의 성대결로 번역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젠더간의 갈등으로 봐야할 게 아닌데 자꾸 비교만 하면서 진을 빼고 있는 것이다.


주로 군대 이슈를 들고 나오는 정치인들의 서사에 휘둘리는 사람들이 많다.

당장 내 학생, 내 아들, 내 친구, 그리고 나의 일이기에 나 몰라라 할 수가 없다.


그럼 어떻게 봐야하냐고?


군대를 더 깊게 들여다 봐야 한고 저자 김엘리 교수는 말한다.

역사를 통해 만들어진 군대의 구조적인 문제를 제대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역사적 내용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 내가 인상 깊었던 것은 아래 두가지 이다.


군필자


군대를 다녀와야만 남성은 경제적인 지위를 부여했다. 예를 들어 보면,  1970년 3월엔 공무원과 국영 기업에서 병역 미필자는 해직을 했다. 군 미필 남성을 고용한 것은 불법이었던 것이다. 


과잉 징집


공평하게 징집을 하기 위해 실제 필요한 군인들보다 과잉된 인원을 징집하게 되면서 병역 특례제나 대체복무제 등이 생겨났다. 이는 취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군대가 역할을 일부 했다고도 볼 수 있다.


군인에게도 실질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군인도 인간이다. 20대들의 대부분은 '노동을 착취' 당한다는 느낌으로 억울함을 호소한다.


군대 문화가 정말 많이 바뀌어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20대 현역 제대자의 19.9%가 군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자유없는 생활, 군대 문화, 개인 성격, 군대 내 인간관계)

- 출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병역담론을 위한 기초연구(2019) 


그럼 어떤 보상이 이뤄져야하는가? 이것이 또 다른 논란이 되었다. 

1961년 군가산점제가 도입된 이후 남성 장애인과 여성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했고,(1998 2회)

1999년 군가산점제가 폐지 된 이후에 '공정'하다는 성평등 개념이 혼돈에 빠진 듯 하다. 이후 도입된 여성채용목표제가 2003년 양성채용목표제로 바뀌었다. 군가산점제 부활 제언이 계속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입되는 데는 많은 논의가 더 필요해보인다.


김엘리 작가는 성평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남성과 여성 '사이'의 평등이 아니라 이 관계를 불평등하게 하는 사회적이고 권력적인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성평등이라고 말이다. 







모병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20대들이 지원을 할까?라는 고민을 한다.


여성징병제를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여자들도 군대에 가면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한다.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에서는 여군은 군인인 동시에 여성으로 보여진다.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그만큼 더 많이 개선되어야 할 것들이 많다.


저자는 말한다. 군대 문화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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