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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석 May 07. 2018

전북 익산에 있는 식품클러스터 단지에 방문하다

월간농터뷰 [4월호] 취재 편





요즘 봄 날씨 왜 이러죠?


어제는 갑작스레 서울 곳곳에 우박이 내렸다. 나는 근무를 하던 중 우박이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처음에는 먹구름이 밀려오고 천둥 번개가 치기에 소나기가 내리겠지 싶었다. 잠시 후 도로를 보니 뭔가 쌓이는 게 보였다. 이내 '아, 설마 우박이 떨어지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눈앞에서 우박이 떨어지니, 그 광경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5월에 내리는 우박이라, 이게 웬 말인가. 혹시나 해서 경남에 사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봤다. 그랬더니, 우박은커녕 햇빛이 아주 쨍쨍한 화창한 날씨라고 했다.


  다음 날 우박이 떨어진 경위가 궁금해서 기사를 찾아봤다. 놀랍게도 서울에 우박이 떨어진 건 11년 만이라고 한다. 놀랍다,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내가 목격했다는 것이. 우박은 지표면의 뜨거운 공기와 하늘의 차가운 공기가 만나 대기가 불안정해져서 생긴 얼음 결정체가 떨어지는 현상이다. 같은 날 설악산엔 함박눈, 제주에는 태풍급 강풍이 불었는데, 이 모든 원인이 '불안정한 대기 탓' 때문이라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일요일에도 강풍을 동반한 심술궂은 날씨가 이어질 수 있다 하니 우리 모두 주의하자.


때아닌 5월의 우박이 내린 모습


  내가 읽은 기사 '경남 도농기원, 농작물 우박피해 주의 당부'에는 농작물이 우박에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기사 내용을 읽다 문득 최동녘 농부가 생각났다. 예전에 사과 우박피해를 심하게 보았다고 얘기해줬던 기억이 떠올라서였다. 곧바로 최동녘 농부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양구에는 특별히 피해는 없지요?' 다행히도 양구에는 우박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답장을 받았다. 천만다행이다. 이번 우박으로 아마 몇몇 농가들은 농작물에 피해를 보았을 터인데, 마음이 조금 쓰였다. 부디 농가들이 많은 피해를 보지 않았길 바란다.


작년 5월, 최동녘 농부가 키우는 사과밭의 우박 피해 모습


사진출처: https://blog.naver.com/genesis813/221105327623

사진은 최동녘 농부가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에 방문하다


월간농터뷰 [4월호] 취재를 위해 전북 익산에 도착했다. 4월호 주인공인 '김지용 농부' 만난 곳은 뜻밖에도 농장이 아닌 '국가 식품클러스터' 단지였다. 약속 시각을 12시로 정한 것은 김지용 농부였다. 인터뷰에 앞서 같이 점심을 먹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식당 밥이 아주 맛있다고 칭찬 일색이었다. 클러스터 단지 본관에 도착해서 김지용 농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김하석입니다. 클러스터 본관에 도착했어요."

김지용 농부: "아, 도착하셨어요?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그쪽으로 갈게요. 점심 같이 먹어요. 여기 식당 밥이 아주 맛있어요."(전라도 말투)


국가 식품클러스터 지원센터 앞에서 찍은 전경


  로비로 들어가니 곧 김지용 농부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인터뷰에 앞서 미리 기사를 찾아본 터라 얼굴은 익숙했다. 다만, 다부진 체격에 서글서글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우린 짧게 인사를 나눈 후 곧장 구내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으로 향하는 길에 김지용 농부는 보이는 사람마다 90도 인사를 드렸고, 근황 얘길 나누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그가 엄청나게 예의 바른 청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김지용 농부의 말처럼 식당 반찬은 한눈에 보아도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반찬을 다 받고 식탁에 착석하니 옆 테이블에 김지용 농부님의 아내분과 직원분이 앉았다. 식사를 시작하며 간단한 얘길 나눴다. 사실, 밥이 너무 맛있어서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단지, 여러 얘기가 오고 갔던 거로 기억한다.


국가 식품 클러스터 구내식당 밥과 반찬, 실제로 먹어보니 아주 맛있었다.




그린로드 사무실을 방문하다


식사를 마친 후엔 곧장 김지용 농부가 근무하는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그린로드'라는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내부로 들어가서 먼저 눈에 띈 건 김지용 농부의 사진과 '커피를 닮은 작두 콩알 차'라는 문구였다. 사전에 찾아본 기사에서 '작두콩으로 커피음료'를 개발했다는 내용을 확인했으나, 작두콩으로 커피 맛을 낸다는 건 생전 처음 듣는 얘기라 더욱 호기심이 갔다.


  앞선 월간농터뷰에서는 줄곧 농부들을 취재해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최동녘 농부는 농사도 짓지만, 사과즙도 가공했다. 아, 오창언 농부는 농방(농사 방송)도 같이 했다. 그러고 보면 '요즘 농부들은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쩌다 농사도 짓고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을까.


  사무실 소파에 앉아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도 역시 꾸깃꾸깃해진 질문지를 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간 김지용 농부가 걸어온 진솔한 이야기를, 오롯이 담을 수 있는 질문을 잘 준비했겠지?' 이 순간 오직 바랄 뿐이다. 독자들에게 유익함을 전달할 좋은 질문을 준비했기를.


그린로드 사무실 앞 모습과 사무실 내부로 들어서면서 제일 눈에 띈 김지용 농부의 사진



첫 질문은 자기소개로 시작


나: "우선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할게요"


저는 현재 작두콩으로 커피 대용품을 만들고 있는 그린로드 대표 김지용이라고 하고요.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으로 귀농한 지는 8년 정도 되었어요. 처음에는 작두콩 생산만 하려고 했는데, 대학 시절 우연히 나갔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하면서 농식품 가공 사업까지 오게 되었네요.


첫 질문을 던졌다. 정확히는 질문이라고 하기보단 김지용 농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소개를 부탁했다. 그중 '귀농 8년 차'라는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김지용 농부가 올해로 35살이니, 20대 후반부터 농촌에서 지냈다는 얘긴데 그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리라.


  '귀농' 얘기가 나왔으니 잠깐 짚고 넘어가자. 귀농은 쉽게 말해 농업을 주된 업으로 삼는 것을 의미하며 주거지 또한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귀농과 함께 늘 붙어 다니는 '귀촌'은 어떤 뜻일까? 귀촌은 주거지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옮기되 주된 업이 꼭 농업이 아니어도 됨을 의미한다. 더 쉽게 말하면, 본 주거지는 농촌에 있지만, 출퇴근은 도시로 할 수 도 있고 주말에만 농촌에서 텃밭을 가꾸는 것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려 한다. 4번째 인터뷰자인 김지용 농부가 들려줄 농사, 농업 이야기엔 어떤 재미가 담겨 있을지 솔찬히 기대된다.


귀농 8년 차 그린로드 대표 김지용 농부

다음화에서는 [4월호] 김지용 농부의 작두콩 농사 이야기가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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