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동안 결심만 한 트럭은 했을거다
자기관리는 평생의 숙제였죠. 학창 시절에는 시험 공부 미리하기, 계획표대로 실천해 보기가 꿈이었습니다. 늘 꽝이었죠. 취직을 하고도 매일 30분 운동하기, 10분 일찍 출근하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웠어요.
지금도 체중 5kg 감량, 자기 전에 10분 명상하기... 그게 뭐라고 그렇게 어려운지.... 남사스럽습니다. 나의 행동과 삶이 바뀌지 않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저는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많은 문제를 명상으로 해결했죠. 이번에도 저를 돌아보고 저의 삶을 바꾸어가려 합니다. 자기관리의 문제를 안고있는 다른 분께도 저의 고민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관리의 핵심은 학습자 자신의 행동을 관리하고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는 것이다.
<교육심리학용어사전> 한국교육심리학회, 학지사, 2000
작품 출처 : http://www.artnet.com/artists/hans-scherfig
그리스 로마 신화에 사이렌이라는 바다의 요정들이 있었습니다. 배가 지나가면 사이렌이 고혹적인 노래를 부릅니다. 그 소리에 홀려 선원들은 바다로 뛰어들고 배는 난파하죠. 그런데 사이렌의 유혹을 이긴 사람이 딱 2명 있습니다. 오디세우스와 오르페우스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았습니다. 자신의 몸은 기둥에 묶고 어떤 경우에도 풀지 말 것을 명령했습니다. 사이렌의 노래가 들리자 오디세우스는 바다에 뛰어들려고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나 선원들은 그의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무사히 섬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또 한 사람, 오르페우스는 사이렌보다 더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습니다. 선원들은 사이렌의 노래를 듣지 않았고 배는 무사히 섬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렌이 사는 카프리 섬에는 부서진 배와 뼈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합니다. 두 사람만 항해에 성공한 이유가 뭘까요? 첫째, 사이렌을 무시하거나 만만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둘째,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잘 알고 자기 능력에 맞는 대비를 했습니다.
죽은 선원과 저는 '결심과 각오'만 무지하게 했습니다. 누구라도 결심은 하죠. 문제 해결 방법은 구하지 않았습니다.
- 4차 혁명, 그리고 코로나 19 팬데믹의 영향-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경험하며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 평생 직장의 개념은 이제 없다. 둘째, IMF시대에도 성공과 몰락은 있었다. 세째, 승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변화에 적응하는 자기관리 능력이다.' 입니다. 그리고 지금,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자기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4차 혁명의 특징은 속도와 파급력입니다. 혁신적 신기술의 속도가 엄청나고, 인간의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칩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의 꿈의 직장조차도 1~ 2년, 혹은 몇 개월 만에 퇴사를 결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자기 발전을 위해서 스스로 다른 길을 모색하는 속도가 빨라진 까닭입니다.
특히, 코로나 19 팬데믹은 이런 경향을 앞당기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가 동시에 재택근무를 경험하게 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일을 하고 화상회의를 했으며, 학교는 화상수업을 했죠. 심지어 명상도 온라인으로 했답니다. 앱 하나로 전 국민이 연결되었습니다. 4차 혁명과는 무관할 것 같았던 저도 온라인으로 연결된 구체적인 삶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몰고올 변화는 누구도 짐작하지 못합니다. 전례없는 새로운 시대에 자기 관리 능력은 재산이 되었습니다. 누구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시간과 능력과 건강관리, 삶의 설계까지 개인이 책임지는 시대입니다.
58년생인 저는 평생직장이라는 관념을 가진 세대입니다. 참을까? 때려치울까? 사이의 고민은 저희 세대에도 분명히 있었죠. 그러나 항상 참고 넘어갔습니다. 저희 세대의 자기 관리란 참고 인내하는 것이었죠.
요즘 젊은이들은 저희 세대처럼 참고 인내하며 살지 않습니다. 자아실현이 안되고 자기만족이 안되면 더 나은 삶을 위해 과감히 자퇴도 하고 퇴사도 결정합니다. 퇴직금으로 세계 배낭여행을 하는 신혼부부도 있고, 자기실현을 위해 창업, 혹은 백수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회사를 위해 헌신하며 가정을 희생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보람따위는 됐으니까 수당이나 달라는 책은 공감 백퍼였습니다.
참고 사는 시대도 아니고 경쟁적으로 스펙을 쌓는 고역의 시대도 아닙니다. 남에게 인정받는 것보다는 나의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을 각성한 시대입니다. 워라밸을 추구하는 시대죠.
작품 : 양경수님 그림. 교보문고 책소개에서 캡쳐했습니다. http://www.kyobobook.co.kr
시대가 그러다 보니 마음에 관한 책, 자기 관리에 관한 책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옥석을 가려 읽기도 힘들지만, 읽는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연수를 받습니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말이죠. 저희 직장에서도 1년에 몇 차례 컨설팅 회사를 섭외해서 교육을 받습니다.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발표하고 야단이지만 지나고 나면 그뿐이었습니다. 솔직히 기억도 안 납니다. 어쩌다 귀에 박히는 말도 있긴 하지만 습관이 바뀌기는 힘들더군요. 맞는 말이다 하면서도 행동에 옮기지는 못하는 이유가 뭘까 돌아봤습니다.
1) 초심으로 돌아가 자기 돌아보기
매일 출근해서 일이라도 하고 있으니까 이만하면 잘 사는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안해서 그렇지 하면 한다라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하면서 언제까지라도 버티는 것이죠.
사람이 급하면 지푸라기만 잡아도 살 수가 있습니다. 필요성을 못느끼니까 눈앞에 동앗줄이 있어도 잡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는겁니다. 배짱이 좋은 걸까요? 아뇨. 무지하고 무모한 것이죠.
저는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첫째, 왜 사나?
이것은 골백번도 더 했던 질문입니다. 내 삶의 목표를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항상 문제였습니다. 알고만 있고 실행하지 않는 것은 모른다는 말입니다. 그냥 관념으로 안다안다 하는 것이죠. 돈, 명예, 사랑, 가족... 이것이 채워지면 정말 행복할 지 하나하나 짚어보았습니다. 이게 아니라면 나는 어떻게 행복하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둘째, 그 행복을 정말 원하는지 물어봤습니다. 정말 원하면 사람은 바뀝니다. 없어도 그만이고 잊고 살아도 살만하니까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던져 놓았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렇게 삽니다. 그래서 죽을 날이 가까워져도 철이 들지않고, 젊을 때보다 더 고약한 성질머리로 그 나물에 그 밥인 삶을 사는 것입니다.
세째, 원하는 삶을 살지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물었습니다. 이것은 나의 약점을 묻고 인정하는 단계입니다.
오디세우스처럼 저도 유혹에 약한 사람입니다. "오늘은 꼭 5시30분에 운동해야지" 결심하지만 5시가 되면 "하던 일 마저하고... "그러다 해가 집니다. 미루고 게으르고 의지력도 약합니다.
저는 마음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약한 나의 모습을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약한 모습을 숨기는 마음을 버렸습니다. 자존심과 아닌척, 잘 살고 있는 척하는 마음을 버렸습니다. 자신을 포장하고 있으면 벽이 있어서 마음이 갑갑했습니다.
자기 약점 앞에 솔직해 지니까 내 모습이 인정이 되었습니다. 나를 숨기는데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돕는데 힘을 쓸 준비가 된 것입니다. 마음이 홀가분해졌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약점을 인정했는데 오히려 마음이 당당하고 떳떳했습니다. 자신감도 생겼고요. 솔직함의 힘이죠.
자존심도 부질없음을 알게되면 버려 집니다. 자기성찰의 성과죠. 나를 보호하고 지키는 마음을 버리고 나니 나의 약점을 보완할 마음이 생겼습니다. 혼자 힘으로 못하면 도움을 요청하는겁니다.
2) 실행에 옮기기
저는 수준 비슷한 사람들과 같은 시간대에 운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함께 하니 하기 싫어도 그냥 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을 성실하게 하는 사람들은 못하는 사람 도와주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오늘도 운동을 했는지 챙겨주고 땀흘리고 오면 잘했다 격려해줬습니다. 그런 것들이 다 힘이 되고 같이 즐거웠습니다. 운동 이상의 행복이 만들어 졌습니다.
운동을 하는 이유는 오래 살고 싶고 오래 일하고 싶어서 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고 허무하고 우울했을 때는 내 몸을 스스로 망가뜨렸죠. 병이 들든지 말든지, 죽든지 말든지 귀찮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목적이 분명하지 못하면 습관적으로 몸에 끌려 다닙니다. 몸이 하자는대로 하면 망하기 딱 좋습니다. 몸은 그저 편한것 좋아하고 움직이기 싫어하고 눕는 것 좋아합니다. 예쁘다 잘났다 칭찬하면 좋아하고 못났다 하면 슬퍼하고 그러다 죽는거죠. 후회하면서 아주 기분 나쁘게.
목적이 분명하고 진심이면 몸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사랑에 불이 붙었을 때는 귀찮은 것도 없고 힘든 것도 없었던 것처럼요. 그리고 몸에 붙은 습관은 새로운 습관이 들 때까지 반복해야 바뀝니다. 목적을 상실하고 나태해지면 또 돌아봐야죠. 너, 왜 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