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Johnson - Cinnamon Sugar
오늘은 이 음악 어때요?
자야하는데, 꽤 오래전에 빠져 듣던 노래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급하게 브런치를 켰어요.
보통 이럴 땐, 인스타그램에 노래를 올리곤 하는데 아쉽게도 오늘 추천할 Johnson의 Cinnamon Sugar라는 노래는 인스타그램에 음원으로 등록되어 있지가 않아요.
저는 이런 노래를 참 좋아했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아티스트의 잘 모르는 노래들. 뭔가 나만 알고 싶은 음악들이랄까요? 모순적이고 또 앙큼하게도, 음악 추천 하는 것을 참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노래는 나만 알고 싶어! 이런 노래들이 있었지요.
제가 케이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케이팝은 이제 너무 인기가 많아졌고, 특히 공중파에서 인기를 끄는 노래들은 누구나 다 알고 즐기니 재미가 없게 느껴지더라구요. 또 여기저기서 반 강제로 계속해서 듣게 되다보니 더 빨리 질리는 것 같기도 하구요.
다시 돌아와서, 대표적으로 정말 좋아했던 밴드, 혁오밴드가 이러한 제 취향을 설명하기 딱인 것 같네요.
제가 처음 혁오를 알게 되었던 때는, 인디씬에서 아는 사람만 알던 때로 기억해요. 물론 인디 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아닌데! 그때도 인디씬에서는 유명했는데!' 라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일반인들은 혁오?오혁? 그게 뭔데? 라고 했던 것 같아요.
혁오의 ohio라는 음악을 접하고 나서, 와 진짜 이 밴드 내 스타일! 나만 알고 싶어! 생각하면서 정말 말 그대로 음악을 '아껴' 들었어요. 혼자 즐길만큼 즐기고, 슬슬 이제 추천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 쯤, 무한도전에 혁오가 출연하면서 정말 모두가 아는, 일명 슈스가 되어버렸죠. 모두가 혁오를 알게되니 관심이 전보다 덜해지는 듯한 이상한 느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 들었지요.
오늘 추천하는 노래인 Cinnamon Sugar는 혁오의 ohio라는 곡을 들었을 때와 거의 똑같은 기분을 느꼈던 곡이에요. 이전 포스팅에도 얘기했던 것 처럼, 한 소절을 듣자마자 바로 알았지요. 이건 내 노래야!
그래서 이 노래도, 혼자 꼭꼭 아껴 들었어요.
제목 그대로, 짙은 시나몬 향이 나는 것 같은 달달한 이 노래,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가 않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저음 보이스에서 가성까지, 저음일 땐 다니엘 시저 느낌이 나면서도 가성에서는 갤런트 느낌도 나고 그래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들의 좋은 부분만 합쳐놓은 것 같아요.
음악이 시작할 때 나오는 '나를 결승선까지 데려가' 이건 또 어떻구요.
검색해보니 말레이시아 아티스트 같은데, 같이 작업한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보면 참 오묘하게도 한국인의 성이 있는 것 같아요. 여씨라던가, 채씨라던가..너무 궁금해서 인스타그램으로 질문 한 무더기를 보냈는데, 답장이 올런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렇게 혼자 꼭꼭 숨어서 듣다가 이 새벽에, 출근을 앞두고 글을 쓰는 이유는 뭐냐면요.
갑자기 브런치의 제목 그대로 이 노래를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에요.
오늘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는 항상 힘든 일은 주변에 하소연 하듯이 잘 말하는데, 좋은 일은 별로 말을 안하는 것 같아요.
그냥 돌이켜보니 그렇더라구요. 좋을 땐 좋다고 말할걸, 행복할 땐 행복하다고 말할 걸 -
기왕이면 '나 힘들어' 보다는 '나 행복해' 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런 생각과 다짐을 하게 되었네요.
또 노래 추천에서 갑자기 다른 이야기로 샌 것 같지만, 좋은 노래가 있으면 같이 듣고, 너무 좋다-
행복하다 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갑자기 떠오른 음악을 이렇게 주절주절 추천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무엇보다..이 노래가 너무 안 유명해서 조금은 슬퍼졌어요ㅠㅠ 블로그 게시글 1개라니..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저 처럼 혼자만 아껴두고 있는 음악이 있다면 함께 나눠주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