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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Lee Oct 22. 2019

2019 Tasmania 여행기록

응급환자들의 심폐소생 여행 일정

한 번씩 숨이 막혔다.

왜인지 알지도 못한 채 무기력하고 눈물이 자주 흘렀다.

모든 상황이 다 정리되어 있는 미래의 어느 시점으로 

훌쩍 도착해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나아갈 힘이 없었다.


알뜰살뜰 모아놓았던 콴타스 항공 마일리지 포인트로 호바트행 티켓 2장을 발권하였다.

다시 숨쉬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여행이었다.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골드코스트에서 비행기로 2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호바트

한반도 밑 제주 섬처럼 호주에는 메인랜드 밑에 타즈매니아가 자리 잡고 있다. 

면적은 남한의 2/3에 달하며, 섬의 1/3이 국립공원 및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호바트 IN-호바트 OUT을 기본으로,

캠핑카로 4박 5일 동안 hobart 시티 - 남쪽 lime Bay, white beach, port arthur, richmond - 동부 해안 bicheno, coles bay, st mary - 내륙 launceston, winery, 다시 hobart city, rosny hill을 돌았던 일정이었다.  호바트에 도착하여 캠핑카를 받고 Anne 언니를 만나는 것 외에는 정해진 것이 없었다. 발길 닿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자는 게 이번 여행의 목표였다.



이번 캠핑의 하이라이트. 4박 5일 동안 우리의 집과 발이 되어준 캠핑카. 

차량 내부에 키친, 샤워가 달린 작은 화장실, 침대칸으로 변경할 수 있는 seats가 있다. 

각종 기능을 익히는데만 하루는 걸린 것 같다. 모든 게 새롭고 흥미로웠다.


발길 닿는 곳으로 가고자 했기에 캠핑사이트를 따로 예약하지는 않았다. 

다행히 물을 채우고 변기를 비울 수 있는 덤프 사이트가 타즈매니아 곳곳에 있어서

화장실, 키친에서 필요한 물 공급, grey water 배출이 아주 쉬웠고

우리는 요리를 간단히 해 먹었기에 전기도 그다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래서 하루는 자연 내 허용된 캠핑구역에 정차하여 저녁과 밤을 보냈고

그다음 날은 일정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캠핑장을 찾아 체크인을 했다.

(전기 충전이 필요했기 때문에)


차량을 사진으로만 봤을 땐 나도 운전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직접 보니 생각보다 너무 커서 모든 일정 내내 남편이 운전을 도맡아 했다. 차량이 크고 좌석이 높아서 2층 버스를 타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Anne 언니를 만나러 호바트 시티에 가는 길.

호바트 시티는 언덕 경사가 많은 소담스럽고 예쁜 동네였다.

서울에서부터 귀한 인연으로 이어진 Anne 언니를 만나 함께 차를 마셨다.

뜨개질 아티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언니는 타즈매니아의 그 유명한 연어와 함께 뜨개질 바구니 안에 앙증맞은 초콜릿 선물을 준비해오셨다. 정말 너무 감사했다. 


언니와의 짧고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우리는 매주 토요일 마다 열린다는 살라만카 마켓을 둘러보았다. 한적한 풍경 속 여유가득한 사람들이 주는 따뜻함이 베인 곳이었다. 길지 않은 시간을 이 곳에서 보내고 우리는 서둘러 시티를 빠져나와 본격 캠핑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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