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분살사
전부터 춤을 배우고 싶었다. 춤과 노래야 말로 인간이 자신의 몸 자체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돌아간다면 춤을 꼭 배우고 싶은 소망은 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커플댄스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불행히도 그분-전남편-은 심한 거부감이 있으셔서 나에게 춤은 먼 꿈이었다. 그렇다고 나 혼자 배우는 걸 허락해줄 분도 아니셨거니와... 그러다 요즘 스맨파를 보면서 다시 한번 춤에 대한 열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얼마 전 ㄷㄱ마켓의 우리 동네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살사 동호회 모집글을 보게 되었다. 내 머릿속에는 살사 하면 뭔가 화려한 옷을 입고 몸을 신나게 흔드는 그 춤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면서 어느새 내 손은 문의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초급반은 5주 과정인데 비용도 그리 비싸지 않았다. 3주는 이미 진행이 되었지만 그래도 상관없이 오라고 하셔서 드디어 나의 살사 수업이 시작되었다.
뭘 입고 가야 하나 엄청 고민했는데 편하게 입고 오라고 하셔서 정말 편하게 트레이닝 바지에 박스티를 입고 갔다. 거기에 빨간 단화... 상상만 해도 엄청 촌스러운 스타일로 당당하게 집을 나섰다. 어떤 느낌일까 살사는. 다들 멋지게 입고 -정작 자신은 추리하게 입고서는- 젊은 남녀가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있을까? 머리에는 온갖 상상의 나래를 피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연습실에 도착해 있었다. 들어가기 전에 엄청 떨리는 마음으로 큰 숨을 한번 쉬고 문을 열었다.
아앗?
어두컴컴하지만 나름 Bar분위기의 실내에서 두 명의 남자분과 선생님으로 보이는 여자 한 분이 보였다. 당황스럽고 민망해서 차마 문 앞에서 머뭇머뭇 거리며 서 있는데 선생님이 반기며 인사하셨다. 어서 들어오라고. 어정어정 들어가니 선생님이 인사를 시키신 후에 바로 기본 스텝을 알려주셨다.
원투쓰리, 화이브식스세븐.
스텝은 어렵지 않았는데 뭔가 선생님 같은 느낌이 아니다. 그 와중에 선생님은 빈말인지 진정인지 나보고 잘하신다고 칭찬에 칭찬을 하신다. 기분이 좋아진다. 역시 칭찬은 어른이고 아이고 기분이 좋다. 어리바리 따라 하다 보니 두 시간이 후딱 갔다.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는 것뿐인데 기분이 좋다. 바차타의 기본도 배웠다. 살사가 앞 뒤로 왔다 갔다 하는 거라면 바차타는 옆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게 기본 움직임이라고 하신다.
즐겁게 배우고 집에 오면서 다음엔 좀 더 이쁘게 하고 가야지... 괜한 맘을 먹어본다. 그리고 너튜브에서 바차타를 찾아본 나의 눈은.... 0.0;;;; 이렇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