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텃세? 자격지심?

마음이 불편해

by Jude

오늘 살사를 가면 네 번째 시간이다. 그런데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왜일까?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일단 처음부터 시작이 좀 잘못된 것 같다.


첫 시간 너무나 추레하게 입고 간 나는 다음 시간 나름 출근룩 -블라우스에 정장 바지-를 입고 수업에 갔다. 지나치게 편안한 내 복장이 거울에 비친 춤추는 내 모습이 너무 안 예뻐서 나 스스로도 기분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생님이 호들갑을 떨면서 “어머!! 00님!! 오늘 어디 갔다 오셨어요? 옷차림이 어디 다녀오신 것 같아요!!”라는 게 아닌가. 난 “출근했다 바로 왔어요”라고 멋쩍게 대답했지만 뭔가 변명하는 느낌을 받았다. 꾸미고 신경 쓴 게 아니에요라고 애써 변명하는. 왠지 부끄럽고 민망스러웠다.


그래서 소심한 나는 다음 시간에는 또 편하게 입고 갔다. 전 예쁘게 보이려고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라고 보이려고.


약간의 텃세를 느끼는 부분도 있다. 일단 초급 단톡방에서 나는 투명인간 같은 느낌이다. 내가 말하면 아무도 대꾸를 안 하는? 나 누구랑 이야기하니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그런데 선생님이 한 마디 하시면 다들 댓글 줄줄이다. 외롭다.

화요일 정모 때도 느꼈던 그 느낌. 투명인간인 기분.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웃고 있어도 억지웃음일 뿐. 즐겁게 춤을 배우고 싶은데 지금 이 목적을 망치는 게 나의 자격지심과 소심함인지 은근한 텃세로 인한 실질적 벽을 느끼는 건지 확실히는 모르겠다.


내가 살사를 배운다고 하자 친구가 자기도 배우고 싶었는데 학원이 아닌 동호회 같은 곳은 그런 텃세가 있어서 가기 망설여진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뭔가 아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이 들었다. 그리고 왠지 여자끼리의 텃세가 더 심한 것 같다. 선생님도 날 잘 챙겨주시기는 하지만 뭔가 자꾸 의도치 않게 멕이는(?)느낌. 하하하. 다른 여자분들은 완전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상태.


그냥 재미있고 즐겁게 춤추는 걸 생각했는데 아무튼 지금까진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더 우스운 건 어제 분노의 쇼핑을 한 나다. 쉬폰원피스 세 개와 굽 있는 샌들은 두 개 샀다. 평소 굽 있는 신발을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플랫화만 신는 나에게 굽 있는 신발이 필요하다!!


이따가 가야 하는데 왠지 설렘과 즐거움보다 마음에 무거움이 느껴진다.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와야 하는데 무엇보다 나 진짜 즐기며 춤추고 싶은데 이 마음의 벽은 무엇일까. 조금 슬퍼진다. 오늘은 좀 더 신나게 다녀왔으면 좋겠다.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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