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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정 Jan 22. 2020

서두르지 마, 그래도 괜찮아

나의 사랑하는 외할머니에게서

서두르지 마, 그래도 괜찮아.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할 거란 나에게 외할머니는 저렇게 얘기하셨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오히려 서두르다 보면 잔 실수가 많아진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요즘은 외할머니의 그 말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돌이켜보면, 나는 언제나 서둘렀다. 특히 공부와 다이어트 면에서. 공부를 잘하고 싶었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서둘러 남들이 하는 만큼 따라가기에 급급했었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다이어트엔 굶는 게 최고니까. 굶어가며, 예민해져 가며. 서두르다 보니 제대로 된 건 하나도 없었다.


나는 왜 서둘렀을까?

남들보다 뒤처지기 싫었고, 남들보다 빨리 변화하길 바랐다. 그 성장은 아주 아팠다. 서둘러서, 나는 아픈 성장만 해왔다.


그래서 나는 서두르지 않게 살기로 한다.

남들보다 조금 느려도 내가 꾸려가는 리듬에 맞추어 가면서. 남들보다 조금 못해도 성실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잘하겠지, 하는 조금의 건강한 욕심을 부리면서. 더 잘하고 싶은 분야에서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며, 원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닭가슴살과 계란과 고구마를 주식으로 먹으면서. 그렇게 서두르지 않게, 나의 리듬으로 서두르지 않게 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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