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혼자 하는게 아니라, 함께 해낼 때 임팩트가 커진다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는 ‘많은 일을 혼자 해내는 것’이 곧 실력의 증명이라고 여겼다.
맡겨진 일을 빠짐없이 해내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최소화하면서도 여러 가지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하는가’가 아니라 ‘어디에 집중하는가’라는 사실이다.
시간과 에너지는 유한하기 때문에, 혼자 모든 걸 감당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성과를 제한한다.
지금은 한정된 리소스를 어디에 배분해야 조직 전체의 결과가 가장 크게 확장되는지를 가늠하는 판단력이 핵심 역량이라는 걸 체감한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썼는지를 넘어, 그 결과가 정말 의미 있는 임팩트로 이어졌는지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본질적인 기준이 된다. 그래서 매 순간 “이 시간은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데 쓰이고 있는가, 아니면 더 큰 결과를 만드는 데 쓰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방향을 점검하려 한다. 하반기에는 특히 나만 할 수 있는 일과, 다른 방식으로 대체 가능한 일을 더 선명하게 구분하는 것이 나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이 고민은 업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학습과 관찰의 태도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평소 마케팅 동의 체크를 잘 하지 않지만, 최근 일부러 Skool에서 지식 기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창업가들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이들이 어떻게 독자와 관계를 맺는지 전략을 관찰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도착하는 레터는 홍보성 메시지에서 인사이트가 담긴 글까지 다양한 톤과 형식을 오간다. 흥미로운 점은 그 모든 전략이 “알리지 않으면 잊힌다”는 전제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개인의 리소스 배분과 브랜드의 관계 전략은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내가 혼자 다 해내려는 태도를 내려놓고 선택과 집중을 배워야 했듯, 브랜드도 ‘한 번의 강렬한 성과’만으로 존재감을 증명하기보다는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빈도와 신뢰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같다.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가진 개인이나 조직이 ‘큰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양적인 빈도를 줄이는 대신 더 깊은 신뢰를 쌓아야 할까, 아니면 다소 가볍더라도 꾸준한 빈도로 관계를 이어가야 할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아마 정답은 하나가 아닐 것이다. 상황과 맥락에 따라 균형을 달리 잡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질문에 직접 부딪히고, 실험하며 답을 찾아가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