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와 함께한 '나훈아 청춘어게인 ' 후기
2019 나훈아 창원 콘서트 후기
*** 좌석 때문에 돌발 상황이 생겨서 인증샷도 제대로 못찍었네요.
인터넷 줍짤로 대신합니다.
아부지, 어머니 좋은 시간 보내시라고 취켓팅 열일해서 플로어석 앞자리로 잡아드렸건만..
아버지의 갑작스런 변심과 그 대신 운전기사 역할을 하시겠다 자청하시기에..
저는 지난주 아이유 부산콘에 이어 2주 연속 콘서트 직관을 하게 되었습니다.
(콘서트계의 알짜배기 2개 직관 성공ㅋㅋ)
공연은 결국 어머니와 제가 보는 것으로 정리.
도착해서 문제가 생긴 것이.
제가 휠체어를 타는데 1층 일반석 플로어임에도 불구하고, 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하더군요..
원래 아버지 드리려던 표를 가지고 제가 대신 가는 것이라.
2층에서 꽤 많은 수의 계단을 통해서만 1층 플로어에 접근 가능하다고, 헉.....
1층인데 휠체어가 못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사실 이런 것도 공연장 자주 다니시는 휠체어 장애인분들은 기본적으로 체크하시는 부분이긴 한데.
저는 공연장을 자주 다니지 않았던 데다 가더라도 주로 휠체어석만 이용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까지는 미처 생각을 못했네요.
혹 글을 보고 계시는 휠체어 사용자가 있으시면 꼭 사전에 확인 바랍니다.
아버지 보여드릴 거라고 앞자리 새로고침 수없이 해가면서 얻은 자리인데, 흐윽.
결국 당초 예매했던 플로어석은 비워 둔 채.
다행히 휠체어석에 안 온 분이 있어서, 2층 휠체어석에서 안내를 받아 관람할 수 있었네요.
다음엔 꼭 일반석 접근 가능한지 사전문의를 하리라.. 다짐을 하고 공연 시작.
공연은 한마디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동화책 읽는답시고 카세트를 끼고 살았던지라 라디오도 워낙 많이 들어서
대부분 귀에 익은 노래들의 연속이었네요.
처음 갈 때는 반 정도 아는 노래겠지 생각했는데, 운이 좋았던지 한 두곡 정도 빼놓고는 익숙한 노래라 즐기기 좋았네요..30대 중반만 되셨어도 즐기기 충분하셨을 겁니다.
관객 연령대는 넷상에서 보기에는 젊은 분들도 많다고 들었는데,
지방이라 그런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네요. 50대로 보이는 분들도 잘 안보이던.
입장할 때 보니까 밤공 티켓 예매하신 분인데 잘못 알고 낮공 찾아오시는 분들이 꽤 되더라구요.
부모님께서 연로하신 분들은 확실히 당부드리길 바랍니다.
남녀 비율은 2:8 정도였고 어머님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공연을 보는 내내 느낀 건 좋은 노래는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명곡 퍼레이드. 콘서트 장인이네요. 장인.
노래 사이사이 쉴세없이 이어지는 입담은 물론이고 또 그나이에 '난닝구핏' 은 그리도 좋은지.
장담컨대 우리나라 70대 어르신 중 손꼽히는 '난닝구핏'이 분명합니다.
찢청- 난닝구 조합이 그리 잘 어울리는 70대는 세상에 처음봤네요.
마음 같아선 수십장 찍어오고 싶었으나,
공연장 내 촬영금지라 사진 한 장도 남기지 못하고 기억 속에만 남겨둬야 하는게 아쉬울 뿐.
잊어버리지 않도록 틈틈이 떠올려 봐야겠네요.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건
'공'의 띠리~ 파트 하실때 그 파트 하나 가지고
요리조리 끊어 가면서 장난을 어찌나 치시던지.
웃다가 눈물나 죽을뻔 했네요. 평생 안 잊어버릴 듯 합니다. 띠리~ㅋ
예매에 성공한 후 줄곧 비싼 티켓값을 이유로 티켓 취소와 타인 양도를 종용(?)하시던 어머니는
돌아오는 차 안에 타자마자 다음번 공연 일정을 물으시네요. 고집피운 보람이 있습니다. ㅎㅎ
효도 완벽 성공한 거 같습니다. ㅋㅋ 다음번엔 여러분도 효자되기에 도전 한번 해보심이.
** 이거슨 이 세상 70대의 난닝구핏이 아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