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뉴어리와 유연한 시작
매년 1월이면 우리는 저마다의 결심으로 다이어리 첫 장을 채웁니다. 운동, 금연, 외국어 공부...
그 수많은 다짐 사이에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겁게 떠오른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비건(Vegan)'과 '1월(January)'을 합친 **비거뉴어리(Veganuary)**입니다.
딱 한 달만, 지구를 위해 먹어보기
2014년 영국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아주 명쾌한 제안을 던집니다. "새해의 시작인 1월 한 달간만 채식을 경험해 보자"는 것이죠. 평생 채식주의자로 살라는 비장한 선언이 아니라, '한 달간의 모험'으로 채식을 제안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매년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이 캠페인에 참여하며 자신의 식탁을 초록색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비거뉴어리가 '유연한 채식'과 만날 때
저는 이 비거뉴어리 정신이 제가 지향하는 '유연한 채식'과 참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비거뉴어리의 핵심은 '완벽'이 아니라 '경험'에 있기 때문입니다.
한 달 동안 고기를 아예 안 먹는 데 성공했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채소 요리가 맛있네?", "고기 없이도 내 몸이 이렇게 가벼울 수 있구나"라는 발견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1월 15일에 삼겹살 회식을 했다고 해도 실패가 아닙니다. 16일 아침에 다시 다정한 채소 식단으로 돌아오면 그만이죠. 비거뉴어리는 채식을 '시험'이 아닌 '축제'로 만들어주었습니다.
1월이 지나도 남는 것들
비거뉴어리에 참여한 사람들의 상당수는 1월이 지난 후에도 채식 지향적인 삶을 유지한다고 합니다. 한 달간의 유연한 연습이 근육이 되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고기를 덜어내는 습관으로 자리 잡은 것이죠.
결심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올해는 꼭 비건이 되겠어!"라는 무거운 다짐 대신, "이번 1월은 조금 더 유연하고 다정하게 먹어보겠어"라는 비거뉴어리의 마음가짐이면 충분합니다.
당신의 1월은 어떤 색인가요?
꼭 1월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내가 결심한 오늘이 바로 나의 '비거뉴어리'가 될 수 있으니까요. 달력의 첫 칸을 초록색으로 칠하는 마음으로, 오늘 한 끼를 식물성 식단으로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그 유연한 시작이 모여 우리의 1년이, 그리고 지구의 내일이 조금 더 맑아질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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