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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로콜리 Jul 11. 2020

스위스에서 지켜야 하는 무언의 5가지 불편한 규칙

문화 에티켓에 대하여 

문화와 언어가 다른 외국인이 한 나라에 정 붙이며 살아가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거나 너무 엇나가게 나가지만 안으면 반절은 성공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내 홈그라운드(한국)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려면 이 정도는 감수하면서 살아야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쭈그리처럼 내 목소리 찍 ~ 내고 살지도 못하냐라는 말이 아니라 적어도 한국에서만 하던 그 튀느 행동은 자제하며 사는 게 외국살이에 조금 더 도움이 된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겠다. 


스위스에서 살기 시작한 지 첫 1년은 나에게 무언의 규칙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것에 부딪히고 그게 원래 그런 건지, 나만 그런 건지 구분도 못할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다른 스위스 사람들을 만나고 스위스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만나며 나는 자연스럽게 그 이 스위스라는 문화에 대해 때론 긍정적으로 혹은 불같이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시점에까지 이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내가 나열할 그 무언의 5가지 규칙은 개인적이 경험에 바탕하여 적는 것이지만 정보의 객관성을 더하고자 다른 외국인들이 스위스에서 느끼는 그 불편한 규칙들을 추가로 더 검색하여 내 경험에 객관성을 더한 것도 있다는 것을 참고해줬으면 좋겠다. 


@ 7월의 제네바 




1. 처음 보는 사람과는 눈을 마주치며 손에 적당한 힘을 주며 악수를 한다. 


서구권 문화에서 악수를 힘을 얼마나 줘야 하니 말아야 하니라는 건 사실 내가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그저 누군가 인사를 하면 적당한 손아귀 힘으로 반가움을 표시하는 정도면 되는 거라 자연스럽게 행동했던 것인데, 이후 누군가 나에게 매우 흐물흐물한 악수를 청했던 경험을 몇 번 겪고 난 뒤 힘 있는 악수가 스위스에서 일반적이고 꽤 긴 아이 컨텍트 (+통 성명과 함께)가 따라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 처음 만났지만 당신의 이름은 꼭 외워야 해!


생각보다 많은 매체에서 스위스에선 [이름 기억]에 대해 강박관념처럼 꼭 외워야 한다 인사할 때 이름을 말하다 보니 처음 보는 사이라도 이걸 해야 한다라고 하지만 난 이게 젊은 층/노년층 좀 다른 것 같다 느껴진다. 확실히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하고 헤어질 때 한번 더 이름을 말하면 친밀도는 높아지나 단체 그룹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나눈 사람들을 만나는 건 정말 도전 아닌 도전이다. 게다가 남편 회사에 가족 연말 파티를 5년 때 연달아 가고 있지만 거기서 매번 만나는 그 부인의 이름은 미안한데 아직도 모르겠다. 


3. 급 만남은 초 민폐다 


난 급만남을 참 좋아한다. 갑자기 주어진 보너스 선물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가정이 있고, 자녀가 있고 20대처럼의 급만남은 아니지만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와 급만남 커피는 생각만 해도 삶의 활력소 같은 거라 여기고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한데 여기서는 급만남이 연령대를 떠나 거의 잘 안된다. 아무리 빨리 연락해도 하루 전인데 내 또래 친구들(특히 스위스애들)과도 거의 몇 주전에 저녁 약속을 잡고 만나고, 스위스 사는 외국인 친구들이라도 해도 3~4일 전에는 메시지 주고받으며 커피 약속을 잡는다. 참고로 남편은 1년에 1번씩 고교 동창들이랑 근교 여행을 떠나는데 아무리 늦어도 6개월 전에 숙소 예약을 끝내버린다. (뭐 성수기의 영향도 있지만...)


4. 너 얼마 버니? 돈 이야기는 절대 하지 마!


중산층이 고르게 퍼져있는 스위스 내가 보는 스위스는 적어도 주변국에 비해서 중산층이 균등하게 퍼져있다고 본다. 한국에선 결혼과 동시에 경제력에 변화가 생기는 반면 스위스에서는 결혼을 하면 오히려 더 경제력이 좋아지지 더 악화되는 케이스는 애 없는 상태로 급 이혼하지 않는 이상 본 적이 없다. 아무튼간에 이 사람들 절대 돈 이야기, 돈 자랑 안 한다. 그리고 종교 및 성에 대해서도 암묵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난 종종 한국에서 친한 친구에 한해서 혹은 특이한 직업군에서 일하는 친구들에게 "너 얼마 버냐?" 묻고 내 월급에 대해서 말하는 것에 자유롭게 말하는 편인데 여기서는 정말!! 돈 이야기는 안 한다. 우리 시어머니도 남편한테 "며느리는 벌이가 얼마나 되나~" 안 물어보지만 우리 친정아버지는 우리 남편이 얼마 버는지 매우 궁금해하신다. 


5. 내가 스스로 하는 것(선택)은 괜찮지만, 남이 (억지로)시키면 죽어도 안 해!!


이건 정말 가장 스위스스러운 것이다. 아무도 반박 못할 베스트 스위스! 이번 코로나 같은 경우에도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스스로 쓸 때까지 아주~오래 기다린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안 하면 벌금 때리고 강제로 그것도 충분한 시간을 주지도 않고 단시간에 (알림 없이) 하라고 통보한다는 것은 스위스 사람들을 갑자기 북한으로 보내는 거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농담조로 말하느것이니 알아서...) 어쨌든 간에 이미 정해진 규칙들은 오래전부터 있었기에 순응하며 살지만, 그걸 뒤집거나 더 좋은 것을 가져다줘도 타인이 어떠한 권력으로 밀어붙이면 스위스 사람들은 절대 안 한다. 이건 분명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들은 선택권이 있고 그중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하는 성향이라 누가 강제로 (설사 그게 회사라도) 꼭 하십시오! 해야 합니다.라고 하면 진짜 알레르기 반응 일어나듯이 정말 안 한다. 이건 바로 옆 나라 독일 사람들과 완전 반대인 신기한 스위스 문화/사람들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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