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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로콜리 May 13. 2020

30대 중반, 새 친구 사귀기 도전해보겠습니다.

@a. k.a 꼰대 저리 가 

해외생활이 10년 차에 접어들면서 나이에 대한 개념이 무너진지는 꽤 되었다. 

매년 내 나이를 상기시키는 1월 1일의 큰 연초 행사도 없을뿐더러 내 나이 자체를 물어보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진심 코 해가 넘어가면서 "나이가 더 들었네"라는 뭉뚝한 생각뿐이다.  올해 나는 35살이네, 내년은 36살이겠네 하는 구체적인 숫자는 존댓말을 웬만해서 안 쓰는 언어적 특성 때문인지 내 나이는 더 이상 세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게 이기적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내 모국어가 한국어여서 그런가 이상하게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반말을 잘하면서 마음이 맞으면 친하게 친구처럼 지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나보다 나이가 어리면 마음이 맞아도 친구로 지내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았다. 기본적으로 마음속엔 '내가 어른이니까'라는 무언가에 사로잡혔다. 때론 나보다 어린 사람이 상대방이 정신적으로 나보다 성숙한 게 객관적으로 증명이 되었다 하여도 말이다. 내용을 토대로 보면 나는 꼰대가 아닌 척하려고 발버둥치는 오리지널 꼰대 그룹 소속이다. 


사업 관리, 자기 개발서 이런 책을 돌려 읽다 보면, 꼭 이런 말이 나온다.

여러 사람이 어울려서 하는 단체 활동에서 지켜할 할 것들, 다양한 사람들과 전반적으로 원만하게 지내기 위한 방법 마지막으로 기존 인간관계에서 한층 나아가 더 폭넓게 하기 위한 방법 등등이다.  정답으로는 외모 가꾸기, 상대방 말 경청하기 등등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과도 친구 만들기' 항목이 나는 꽤나 어렵다. 30대 중반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나보다 나이가 5살 이상 차이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고 그중엔 내가 배울 점이 있는 젊은 친구들도 상당하지만 뭔 놈의 똥고집인지 오랫동안 나는 그놈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기 꽤나 어려웠었다. 

@ 23살, 그리고 27살의 두 친구를 데리고 리기산에 갔다. 

그러다가 올해 나는 다시 독일어를 공부하기 위해 어학원에 등록을 하면서, 나와 정신적 교감이 가능한 23살의 한 친구를 알게 되었다. 처음엔 한국인이 아닌지라 외모로 나이를 가늠하기가 어려웠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그녀의 의견이나 생각들을 계속 듣다 보니 드디어 "나이 장벽"이 깨지며 그냥 한 명의 좋은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그 순간을 처음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 순간에 도달한 것에 대해 정말 기뻤다. 그리고 나보다 10살이나 어린 이 친구에게 꼰대로 보이지 않기 위해 항상 어른인척을 안 하려고도 노력했다만 인위적으로 또 보일까 조심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전엔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못해 용기 내어 이 친구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는데 결과는 너무나도 좋았다. 이 희열을 표현하자면 마치 컴맹인 우리 엄마를 꽤 오랫동안 실무위주로 가르쳤는데, 어느 순간 엄마가 재미를 붙이고 남들에게 자극을 받아 이후 컴퓨터 자격증을 땄었을 때 정도 랄까. 




꼭 해외에 살지 않아도, 이런 인관관계에 대한 고민들은 누구나 할 것이라 여겨진다. 이 걱정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며, 가족보다 친구가 좋을 때 그러니까 내 편이 되어주는 누군가가 날 행복하게 만든다고 자각을 할 때부터 시작된다. 이후 내가 소속되어있는 그룹을 형성하며, 고등학교 때 무르익기 시작하고 20대 중반에는 제법 성숙하게 위아래 2~3살까지 완만하게 굴곡을 타지만, 결혼 혹은 출산 기준으로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사이클 같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가끔씩 마음 편하게 통화할 있는 관계로 발전될 있는 친구  가끔 마음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말할까 말까'고민하지 않고 이야기할 있는 친구 우리는 이런 있는 관계를 만들고 싶어 하고 항상 그리워한다. 앞으로 나는 나이 상관하지 않고 좋은 인간관계를 서로 만들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부지런히 내 시간을 아낌없이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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