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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네가족 Nov 06. 2019

남편이 그동안 지고 왔을 무게...

우리는 8년차 부부다.


우리는 8년 차 부부다.


부부란 무얼까?


한평생 다른 부모 다른 환경 다른 지인들 속에 살다가

어느 날 이상한 호르몬 영향에 의해

앞뒤 분간 못하고 결혼하게 돼서 서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을 겪으며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또 서로 위로하며

우리의 사랑을 확인하다가

또 여지없이 견고한 것 같은 우리의 관계가 산산조각 나기도 하고...


남편은 다복한 가정에서 자랐으니

나는 사랑받는 아내일 게야. 확신했건만...

남편은 가정 안에서는 그도 초짜인지라 어버버 대며 실수투성이에

말수도 없는 재미없는 남자.

사실 난 남편을 만만하고 얕잡아보는 나쁜 아내였을 수도 있겠다.


오늘은 계속되는 축농증에

또 생리통에

정말 정말이지.... 일하고 싶지 않은 하루였다.


그리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나의 일터이고

또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이렇게 하고 싶지 않을 수가...


아침부터 큰아이 학습지도 몇 분간 봐주다가

내팽개치고....

그런 상태로 억지로 억지로 할 일을 해내자 해내자 하다가

갑자기 남편이 떠올랐다.


그간 가족을 위해 혼자서 짊어지고 있었을 짐에 대해서.... 문득 깨닫게 되는 시간

물론 내가 가정의 경제를 아직은 책임질 만한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직접 일을 해보니 알 것 같은 남편의 무게

힘들고 괴로왔을 내 가장 가까운 사람.

내가 참 몰랐구나. 몰랐어.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어 괴로워할 때 나는 진정으로 마음을 함께 해주지 않았던 지난날들이

참 부끄럽고 미안스러웠다.


남편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을 텐데.

다 내려놓고 벗어나고 싶기도 했을 텐데...

자식을 세명이나 낳고선 거기 아내까지. 넉넉지 않은 월급으로 그동안 남편이 나에게

투덜 되었던 것은 사실상 투덜 된 것도 아니었다.

확실한 것은 남편은 나보다 큰 사람인 것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너무 힘든 하루였지만 그 사실이

나는 너무 행복하다.

열심히 벌어서 남편에게 꼭 멋진 시계 선물해주고 싶다.


사랑해 여보!

세젤멋 내 남편

.

.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남편이 지고 왔을 무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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